본문 바로가기

연예계전망대

신성일 사랑을 빙자한 비겁한 회고록. 엄앵란 고 김영애 두 여자를 동시에 울리다.

반응형




21c에 장동건과 원빈이 있다면 1960,70년대는 단연 신성일입니다. 1964년 법적 부인 엄앵란과 함께 열연한 <맨발의 청춘>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후 60~70년대 한국 영화계는 그의 천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한국 영화 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그것만으로도 사회적으로 큰 존경을 받아 마땅한 분이지요. 

하지만 한 때 대한민국을 풍미했고, 여전히 조각과 같은 수려한 외모를 간직한 이 노장배우는 나이가 들어서도 대중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노신사로 기억되지는 못할 듯 합니다. 아니 차라리 대중들로부터 돌이나 맞지 않으면 천만 다행인 상황이지요. 

유명 배우로 선망받던 그의 인생은 그의 본격적인 정치입문 시기부터 슬슬 꼬여갑니다. 영화배우로서 쌓은 인기를 발판으로 압도적인 지지율로 국회에 입성하긴 하였지만 곧 비자금 수수 혐의로 체포된 이후 신성일의 인생을 줄곧 그를 사랑하는 대중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가장 괴로울 때, 신성일이 다시 바깥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부인 엄앵란이었습니다.

 


작품으로 이어진 인연이 부부로 결실을 맺은 이후, 신성일 못지않게 당대 최고 인기 여배우였던 엄앵란은 신성일과 결혼을 위해 연예 활동을 중단하고, 남편 내조에 전념을 다 했습니다. 신성일이 영화배우로서의 명성에 만족하지 못하고 정치판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도, 그 누구보다도 남편 뒷바라지에 힘쓴 엄앵란입니다. 어떻게든 남편의 꿈을 이루게 하는 과정에서 빚쟁이에 쫓긴 참담한 아픔을 경험하면서도, 신성일과 사이에서 품은 자식들을 누구보다 잘 키워내고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좋은 아내이자, 어머니입니다. 

최고 여배우이지만, 남편의 내조를 위해 헌신적인 삶을 엄앵란을 신성일은 여전히 부인으로서 사랑한답니다. 그동안 정치한답시고 수많은 가산을 탕진하였지만, 아내덕분에 지금까지 최고 배우로서 품위있게 살아온 그인터라 부인에게 매일 수백번의 절을 해도 시원찮을 판입니다. 그래서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주기 위해 따로 살면서, 돈독한 부부의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고 호언장단합니다. 

그러면서도,자신은 엄앵란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고 김영애도 사랑했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70대의 신성일입니다. 아니 고 김영애야말로 생애 최고로 사랑했던 여인이라고 고백해 수많은 대중들을 패닉상태로 몰아갑니다.  심지어는 부인 엄앵란 몰래 한 때 고 김영애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적도 있고, 신성일도 모르게 몰래 낙태를 했다는 충격고백까지 서스럼없이 털어놓기도 하였습니다. 거기에다가 이제는 고인이 된 고 김영애의 비키니 사진까지 자신의 회고록 <청춘은 맨발이다>에 수록했다면서 넌지시 언급하기도 하였습니다. 



신성일 본인은 엄앵란과 고 김영애를 동시에 사랑했으며, 부인에 대한 사랑과 애인에 대한 사랑은 다르다면서 독특하고도 남다른 사랑관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지금도 애인이 있고, 그럼에도 자신은 여전히 엄앵란을 사랑한다고 하였습니다. 엄앵란은 사랑하는 부부이기 이전에 삶의 동지이고, 아내 몰래 불륜을 벌인 상대의 비키니 사진까지 실린 책의 맨 뒤에 엄앵란이 쓴 글이 있으니 엄앵란도 이렇게 자유럽게 사랑하는 본인을 이해해줄 것이라고 굳게 자신하는 듯 하였습니다. 

굳이 1985년 비운의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고 김영애와의 밀애를 공개한 이유로 그는 고 김영애가 죽었기 때문에 그녀와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언급할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녀와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살벌하게 돌아가는 세상에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상대에 대한 배려나 여유를 가질 수 없다면서 사랑 이야기가 하고 싶었고, 곧 발간하는 <청춘은 맨발이다> 책의 중심이라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의 책이나 김영애와의 사랑이야기를 알게될 사람들에게 상대에 대한 배려나 여유를 가지게하기 위해서, 정작 자신과 사랑으로 얽힌 상대에 대한 배려를 보이지 못한 무책임한 사랑타령일 뿐입니다.

 


그렇게 자신 때문에 영화배우로서의 인기를 뒤로하고 신성일 부인으로 만족해야했던 엄앵란의 사랑을 뒤로하고,한 여성에게 안겼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꼭 드러내야했을까요. 늘 자기 편한대로 살아왔던 신성일에게는 그동안 사랑을 빙자하여 무책임하게 살아온 나날들을 고백하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자신의 치부를 드러냈다고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는 여전히 버젓이 부인이 살아있음에도 애인이 있고 부인과 별거하는 자유분방한 삶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만천하에 알려진 부인이 있어도, 또다른 여자를 사랑했고, 그 여자를 낙태까지 시켰지만 신성일의 남다른 사랑관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나는 엄앵란과 고 김영애를 동시에 진심으로 사랑했다 한마디로 모든 것을 용서받고자하는 그입니다. 사생활만큼은 가히 할리우드 최고 이슈 메이커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다고해도 다름이 없네요. 

세상에 사랑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싶은 당대 최고 로맨티스트라고 자부하는 이 노배우는 정작 자신의 자유를 빙자하여 사랑했다는 여자들의 가슴에 셀 수도 없는 수많은 대못을 박고야 말았습니다. 고 김영애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한 남자를 사랑했던 죄로 겪은 아픔을,  그것도 그 여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당사자가 자신의 회고록을 위해서 들추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설령 그 여자는 죽었다고 하지만 그녀의 남은 유가족들과 지금까지도 유명 방송인이었던 그녀를 추억하는 대중들에게는 이 무슨 날벼락같은 소리인가요. 고인에게는 살아 남은 자의 자유와 이익을 위해 고인의 남은 명예까지 끝까지 지켜줄 수는 없는가봅니다. 또한 자신이 아닌 또 다른 여자를 진실로 사랑했고 낙태까지 시켰다는 뻔뻔한 남편의 외도 고백과 부인 몰래 숨겨둔 옛 애인 비키니 사진까지 봐야하는 부인 엄앵란과 자식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요. 정말 그들을 사랑했다면, 이제 연세도 있으신만큼 그 비밀이 공개됨으로써죽은 자는 물론 아직까지 살아있는 당사자들이 겪게될 고통을 조금이라도 생각했어야하는게 아닐까요? 


자신의 회고록을 위해서, 자신의 아이를 낙태하고, 젊은 나이에 사고사로 죽은 비운의 여인의 운명까지 자기 마음대로 들추어버린 당대 최고 톱스타 신성일은 자신은 여전히 엄앵란을 사랑하고, 또 고 김영애도 사랑했답니다. 하지만 김영애야말로 생애 최고로 사랑한 여인이라고 합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랍니다. 그리고 지금 애인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바람둥이가 아니라고 단호히 이야기합니다.  

그들과 아무런 관계없는 사람들도 어이없고 황당한 신성일의 남다른 사랑입니다. 사랑이라고하나, 결론은 신성일을 제외한 당사자에게는 상처만 남은 한 남자의 불륜이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저 이 믿기지 않는 한편의 막장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수십년동안 겪어내면서도 그 남자를 묵묵히 지켜보면서 그를 위해 모든 것을 감당하고 이겨내야했고, 앞으로도 그런 삶을 사셔야하는 엄앵란이 존경스러우면서도, 그 분의 처지가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은 다르다는 자기 위안으로 동시에 두 여자에게 상처준 것에 모자라,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자신의 자서전을 위해, 해서는 안 될 사랑을 한 여자의 처참한 비극과 조강지처의 남은 자존심과 명예까지 아무렇지 않게 짓밟아 버리는 그야말로 이 시대 최고의 바람둥이라는 칭호를 헌정하고 싶네요. 아니 회고록을 위해서 부인에게는 말못할 응어리이자 이미 고인이 된 여인의 처절한 한까지 들춰내는 예의없는 그 노배우에게는 바람둥이라는 말도 실로 아까운 것 같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