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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나무 교활한 세종? 정기준에 한 수 가르쳐준 정석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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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혁권 분)과 무휼(조진웅 분)은 밀본 3대 수장 정기준(윤제문 분)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이신적(안석환 분)과 손을 잡으려는 세종 이도(한석규 분)을 도통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신적은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입니다. 정치인으로서 대의보다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그 때 그 때 힘있는 자에게 붙는 철새이죠. 허나 세종은 이런 이신적을 우의정으로까지 등용했고, 그가 밀본인 줄 알면서도 그와 손을 잡고 정기준을 제거하고자 합니다. 

비록 늙은 여우처럼 교활하기 짝이 없는 이신적이지만, 그래도 세종이 심종수(한상진 분)보다 이신적을 높게 평가한 것은 다름아닌 다른 사람을 자기 편으로 이끄는 능력이 가장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밑에서 우의정이라는 높은 관료까지 지냈음에도, 더 큰 권력을 향해 밀본에 가담한 이신적이라 할 지라도 지금 현재로서는 이신적이 필요하다는 것이 세종 이도의 생각입니다. 

<뿌리깊은 나무> 몇 회 전에 이신적은 심종수에게 이런 말은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같은 사람이 필요할걸세" 이신적 스스로도 자기가 기회주의자이고, 탐욕이 많은 속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심종수처럼 사대부가 뿌리가 되어야한다는 신념에 충실하지도 않고, 그저 절대 무술 고수 카르페를 앞세운 정기준의 힘이 강하다보니 그의 편이 된 것 뿐입니다. 

정기준이 세종의 새 글 반포만 막는데 집착한 나머지 밀본이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이신적과 심종수는 정기준에 회의감을 느낍니다. 둘다 정기준을 끌어 내고 싶은 마음은 같지만, 동상이몽입니다. 심종수는 밀본 그 자체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함이고, 이신적은 오직 자신의 안위가 첫째이지요. 그래서 원칙주의자 심종수는 이신적을 경멸하고 그와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독단적으로 나서 정기준을 협박하고 자기에게 밀본 수장을 달라고 제안합니다.

허나 세종은 같은 편 심종수마저 거리를 두는 이신적을 이용하고자 합니다. 분명 조정 내 덕망을 고려하자면 심종수와 거래를 하려 하겠지요. 하지만 세종은 사대부의 '대의'에만 치중한 나머지 자신의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되는 이신적도 내치는 심종수의 정치적 감각 부족을 훤히 꿰뚫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종은 해례를 찾는다고 중국 명나라 세력까지 끌어들이는 간신배 성향이 농후한 이신적을 중용하고자합니다.

대신들의 성향을 알면서도 왜 굳이 기회주의자 이신적같은 이를 조정에 두셨나고 묻자,  세종은 이렇게 답변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다 내치면 조정에 남을 사람이 없다. 임금이 할 일은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이들을 제어해 그들의 능력을 백성에 이롭게 쓰는 것이다."

세종 이도는 이신적이 정기준보다 더 미울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신적이 저지른 죄보다, 자신이 아끼는 학사를 4명이나 죽인데 모자라, 사랑하는 광평대군까지 살해하고 이제는 한글을 아는 모든 이들을 다 죽이겠다는 정기준을 잡는게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신적이 자신하는대로 지금 이도에게는 현재 밀본을 따르는 젊은 유생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이신적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정기준을 제거하고, 한글 반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때 이신적을 내칠 지는 몰라도, 자신의 가장 큰 목표를 위해서 정적까지 손을 잡을 수 있는 이도입니다.

반면 오매불망 이도의 새 글을 막는데 혈안이 된 정기준은 이성을 잃은 나머지, 오랫동안 친딸처럼 귀여워하고, 자신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르페가 가장 아끼는 연두(정다빈 분)까지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다행히 소이(신세경 분)을 구출하려온 강채윤(장혁 분)에 의해서 처참하게 죽으려고하는 연두의 목숨은 구했습니다. 허나 정기준이 연두를 죽이려고 했던 정황은 카르페의 귀에 들어가는 것은 곧 시간문제이겠지요. 게다가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카르페 또한 한글을 잘 알고 있고, 그렇게치면 카르페도 죽여아 마땅한 사림입니다. 

만약 정기준 식대로 오직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죽이고 내친다면 정기준 주위에는 그와 밀본을 위해 일할 충신이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신적과 심종수가 슬슬 정기준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가장 충성스러운 도담댁과 한가놈마저 정기준에게 한글을 포기하고 밀본을 지키라고 충언을 고할 정도입니다. 정기준은 도통 말을 듣고 한글을 아는 사람들을 죽이는데 광기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과 약속입니다. 보다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들과 약속한 것은 꼭 지켜야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대의를 위해서라면 때로는 다른 길로 방향을 틀거나, 심지어 정적하고도 소통하는 감각을 보여줘야합니다.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이 훌륭한 정치인으로 보여지는 것은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신과 어긋난다 싶으면 무조건 베어버리기보다, 대화로서 설득하고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조절력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것도 있지만, 아버지와는 다른 조선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가 수십년 동안 남의 말을 잘 듣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자신의 정적마저 설득시키는 올바른 논리를 펼쳐나가는 힘의 원천이 되었던 것이지요. 

반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태종 이방원의 독재 슬하에서 사대부와 백성의 말에 귀담아 들어야한다고 자신있게 자신의 소력을 피력한 정기준은 정작 자신이 애초부터 가지고 있는 정치 감각에서 몇 단계 퇴보한 듯 합니다. 나라와 백성을 위한다는 대의보다도, 오직 사대부의 기득권에만 집착한 나머지 이제는 밀본까지 와해시킬 태세입니다. 결국 다른 이와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옹고집만 부리다가 정작 자신의 품은 큰 뜻을 놓쳐버리고 자신이 아끼는 부하들에게 뒷통수까지 맞을 위기입니다. 

무휼은 이도를 두고 아바마마인 태종 이방원보다 더 교활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도는 백성들과 조선을 위해서 자신의 마음을 지옥에 맡겼다고 합니다. 어떻게든 한글을 반포시키고 정기준을 잡기 위한 두마리의 토끼 모두 잡기 위해 자신의 일정 부분을 포기한 이도입니다. 비록 현재는 자신과 대치되어있다고 하더라도, 그 누구라도 옳은 쪽으로 설득시켜 자기 편으로 만들고 나라를 방해하는 요물을 내칠 수 있는 이도같은 지도자가 우리에게는 가장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싶네요.이렇게 나라와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참 지도자 석규 세종과 이별해야한다니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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