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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힐링캠프 최민식이 밝힌 배우의 자세. 후배들이 귀담아야할 감동적인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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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설경구, 김윤석을 거론하며 훌륭한 후배들이 많다고 한시도 안심을 놓을 수 없는 충무로라고 너스레를 떨곤 하지만, 확실히 최민식만큼 이름만 들어도 기대되는 배우들은 흔치 않은 것 같아요.


이번 그가 주연으로 참여한 <범죄와의 전쟁>도 예상했던대로 크나큰 흥행 몰이를 하고 있지만, 생각해보니 최민식이 나온 작품은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아요. 스코어적(상업적)으로 흥행을 했나 여부를 떠나 모두다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인정받았으니까요.

워낙 훌륭한 작품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지만, 그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최민식의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파이란'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도 최민식 대표작에 가장 인상깊은 연기하면 파이란을 언급하는 분들이 너무나도 많으니까요. 오히려 <올드보이> 성공 이후 지나치게 잔인한 캐릭터로만 굳히는게 아닐까 우려를 보내는 시선도 있구요. 

그럼에도 배우 최민식의 캐릭터 고착화가 딱히 걱정되지 않는 것은 최민식은 어떤 역할을 맡아도 완벽히 소화해낼 수 있다는 강한 믿음감을 주는 배우라는 것이죠. 앞서 말한대로 최민식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된다는 것은, 그가 나오는 작품은 비록 연출이나 스토리 면에서는 실망스러울지언정 적어도 그의 연기에 대한 몰입도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는 경험에서 우려된 찬사죠. 역시나 이번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건달도 아니고 일반인도 아닌 '반달'이란 충무로에 길이 남을 새로운 캐릭터 창조에 성공하면서 "살아있네?" 하는 소리들었던 배우 아닌가요.

역시나 충무로를 주름잡는 명배우는 그냥 나오지 않았습니다. 말그대로 타고난 끼도 있겠죠. 또래들은 나라에서 보라는 명랑 청순 영화를 보는 사이에, 몰래 허름한 극장 들어가 질펀한(?) 영화를 보고 자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인생도 오늘날 최민식을 만든 자양분이 될 수도 있구요. 

그러나 오늘날 최민식을 만든 것은 바로 동국대 연영과 시절 단련된 기본기와 엄격한 자기 수양이었어요. 워낙 술을 좋아해 술때문에 사고도 많이 쳤다고(?) 하나, 영화 촬영이 시작되면 스키장도 가지 않는 등 철저한 몸관리에 들어가는 것도 그 때 진심으로 존경했던 안민수 교수님에게 혹독하게 배웠던 자기 관리의 습관이 몸에 배었기 때문이죠. 


 



작품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캐릭터 분석. 그렇게 학교에서 착실히 배우로서 면모를 갖춘 최민식은 확실히 시작부터 남달랐습니다. 제 아무리 당시 최고의 히트작이라고 하나, 자신은 도무지 이 작품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감히 우러러보기도 힘든 톱배우들과 작가 앞에서 "아는 바가 없다. 시간 좀 달라."는 당찬 신인이 될 수 있었고, 긴박하게 진행되어 쉴틈도 없지만 몫돈을 쥘 수 있는 드라마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맘껏 연기할 수 있는 연극과 영화를 선택하였던 거죠. 


배우 자신이 만족할 수 있어야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다는 최민식. 그렇게 외길 인생을 고집하며, 남들은 다 인정해도 정작 본인은 매번 부족함을 느끼며, 자신이 만족하는 최고의 연기를 펼치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고민하는 그의 모습은 웬만한 배우들은 다 가지고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일지도 몰라요. 최민식이 무섭다고 극찬을 내리는 하정우는 물론 작년 연이어 안방 극장 시청자들을 감탄시킨 한석규와 신하균도 비슷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 것이구요. 

안방 극장에 돌아온 충무로 표 정석 연기를 구사하는 배우들에게 열광하는 추세. 어쩌면 최민식이 조심스럽게 우려한대로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연기보다 외적으로 보여지는 요소가 더 강하게 어필하는 시대에 질려버린 시청자들의 강한 절규와 외침일지도 몰라요.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연기조차 갖추지 못하고 오로지 화려한 외모와 인지도만으로 단숨에 주연배우로 올라서는 스타들에게 더 엄격하고도 가혹한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게 되구요. 

물론 과거 최민식이나 한석규과 연기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와는 달리, 신인 배우들이 제대로 연기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더 악화되었긴 해요. 예나 지금이나 기본적인 캐릭터 분석조차 어려울 정도로 쪽대본으로 의존하는 참담한 드라마 촬영 환경. 과거처럼 연극 무대가 활성화되지 않고, 방송국에서 매년 뽑았던 공채 탤런트가 완전히 몰락해버린 것은 기본,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아이돌 출신들과 얼짱들이 주연을 꿰차면서 정작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연기의 기본을 익혀나가던 배우들이 점점 설 곳을 잃어가고 있으니까요. 

배우란 무릇 연기로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감동을 줘야합니다. 단순히 얼굴만 예쁘고, 엄청난 인기로 주연자리 꿰차고 수억원의 개런티를 받고 호의적인 여론몰이를 위한 빵빵한 언론플레이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한 여배우를 둘러싼 끊임없는 연기력 논란으로 진통을 겪는 동안,  아직까지도 스승님이 가르쳐준대로 (연기하지 못해) 부끄럽다는 이 시대 최고 배우 최민식의 뜨거운 눈물이 보여주는 극명한 대조. 



"관객을 속이지 않는 최선을 다한 연기." "절박함에서 우려난 진심." 아마 제2의 최민식은 고사하고 일단 지금 퍼붓는 연기력 논란부터 피해보고자하는 스타들이 가져야할 자세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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