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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청룡영화상. 한공주 천우희의 뭉클했던 여우주연상 수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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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이 선택한 올해의 영화는 양우석 감독,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이었다. 그리고 대종상에는 없었던 독립 영화들이 여우주연상, 신인감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다. 





지난 17일 열린 35회 청룡영화상에서 <변호인>은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송강호), 여우조연상(김영애), 임시완(인기스타상)을 수상하며, 총 4관왕에 올랐다. 


특히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변호인> 속 명대사를 빌려, “권력이든 뭐든 모든 것은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나오듯 배우 송강호라는 존재 자체도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나온다는 것 잊지 않겠다”는 명 수상소감을 전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 11월 21일 열린 51회 대종상영화제(이하 대종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올해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에서 <변호인>과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었던 <명량>은 감독상(김한민), 한국영화최다관객상을 수상하였다. 


한편 대종상에 이어 배우 김영애가 <변호인>으로 여우조연상을, <해무>의 박유천이 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 대종상에 이어, 청룡영화상에도 신인남우상을 수상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올해 열린 35회 청룡영화상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저예산, 독립영화에 대한 적절한 안배를 꼽을 수 있다. 주요 수상 내역 어디에도 독립영화가 수상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냈던 51회 대종상과 달리, 여우주연상, 신인감독상에 <한공주>의 천우희와 이수진 감독, 신인여우상에 <도희야> 김새론을 시상하며, 한국 독립 영화를 조금이나마 껴안는 모습을 보인 것. 


비록 수많은 독립 영화 중에 <한공주>, <도희야> 단 두 작품만 수상 명단에 포함되었지만, 대종상과 더불어 한국의 주류 영화제로 꼽히는 청룡영화상이 신인감독상, 신인여우상 뿐만 아니라 여우주연상까지 대중적인 흥행을 기록한 상업 영화가 아닌 독립 영화에서 선정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지난 4월 개봉 이전에 이미 18회 부산국제영화제, 43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평단 및 관객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극중에서 인상깊은 열연을 한 천우희는 지난 34회 영평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천우희의 이번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은 다소 이변이라는 반응. 2009년 30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여우상에 <똥파리> 양익준, 김꽃비, 작년 34회 청룡영화상에서는 <마이 라띠마>의 박지수를 신인여우상에 선정하는 등 대종상과 달리 독립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낸 재능있는 신인 배우들에게 종종 상을 안겨주긴 했지만, 여우주연상과 같은 대표적인 수상부문에 독립영화가 포함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예년부터 독립 영화를 조금씩 껴안는 모습을 보였던 청룡영화상이지만, 올 청룡영화상이 이례적으로 독립영화의 여주인공에게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긴 건,  대형 블록버스터의 물량 공세 속에서도 꾸준히 힘을 발휘하는 한국 독립 영화의 약진에 대한 영화계의 일종의 제스처로 해석할 수 있다. 





<인터스텔라>,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등 할리우드 유명 감독, 배우들이 총출동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치고 관객수 1위를 기록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가 저예산, 독립 영화도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모범 사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상황과 더불어. 뛰어난 작품성과 완성도를 가지고 있지만 독립 영화라는 한계점으로 인해 일반 관객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영화들이 많은 2014년 한국의 영화 시장에서 올 한해 한국 독립 영화를 대표하는 <한공주>, <도희야> 두 수작이 청룡영화상 주요 수상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됨과 동시에 전혀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표정으로 단상에 올라선 천우희는 펑펑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았다는 것에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한공주>처럼 작지만 큰 힘을 가진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이 더 열리길 바란다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작은 영화도 잘 만들었으면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고, 큰 상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열린 지금.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한공주>가 보여준 저력이 ‘기적’ 혹은 ‘이변’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그 어느 때보다 독립 영화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천우희의 수상 소감이 단순히 그녀의 개인적인 바람으로 그치지 않길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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