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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돌아온 경찰청 사람들 2015. 훈남 경찰만 남았던 아쉬움 가득한 첫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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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큰 인기를 모았던 MBC <경찰청 사람들>이 <경찰청 사람들 2015>로 새롭게 재단장하여 돌아왔다. 20여년전 <경찰청 사람들>은 실제 형사들이 사건 재연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면, 지난 30일 첫 방영한 <경찰청 사람들 2015>의 경찰들은 스튜디오에서 MC 이경규와 함께 제작진에 의해 재구성된 사건을 추리한다. 







<경찰청 사람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실제 일어난 사건 재연과 검거 당시 상황을 몸소 보여주는 형사들이었다. 전문 연기자가 아니기에 형사들의 리액션은 당연히 어색하고 잔뜩 굳어있었다. 그러나 재가공된 가상의 현실에 모습을 드러낸 실제 형사들의 존재감은 시청자들 눈 앞에 펼쳐지는 상황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일어났던 끔찍했던 사건이었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재연’의 방식을 취하고 있긴 하지만, 그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실제 일어난 상황을 다룬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경찰청 사람들>이 인기를 끌던 90년대와 20년이 지난 지금의 방송 환경은 너무도 다르다. 90년대 중반 <경찰청 사람들>이 방영하기 이전에도 MBC <수사반장>이라는 형사물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긴 하였으나, 그 때만해도 범죄 수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은 <경찰청 사람들>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2015년 대한민국 TV에는 <경찰청 사람들 2015> 외에도 실제 범죄 사례를 재구성한 수사물, 추리물이 프로그램이 차고 넘친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JTBC <크라임씬 시즌2>(이하 <크라임씬2>)만 보아도 보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 정도로 극적인 짜임새가 좋고, 완성도도 높다. 


90년대와 달리,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국내외 잘 만든 추리, 수사물을 손쉽게 볼 수 있는 시청 환경에서, 20여년만에 다시 출사표를 던진 <경찰청 사람들 2015>는 과거 <경찰청 사람들>의 사건 재연은 살리되, 추리 요소를 배가시키는 전략을 내세운다. 경찰 6명이 이경규와 함께 몇 가지 단서만 주어진 사건의 범인을 맞추는 과정은 흡사 <크라임씬2>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단순 20여년전처럼 사건 재연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몇 가지 단서를 주고 출연한 경찰들, 시청자들에게 스스로 사건을 꿰맞추게 하는 과정은 제법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첫 회에서 다룬 2가지 사건 모두 고난도의 두뇌를 가동하지 않아도, 사건의 단서가 쉽게 풀려버리고, 극적 긴장감이 부족한 사건 재연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자아낸다. 


지난 30일 방영분에서 등장한 2개의 사건은 친족 간의 범죄를 다룬 공통점이 있다. 금전 혹은 상속 문제로 가족과 사이가 틀어진 사건의 가해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가족을 상대로 범죄를 일으킨다. 요즘들어 친족 간의 사건, 사고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 에피소드 구성이다. 





프로그램이 리뉴얼되면서, <경찰청 사람들 2015>는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경찰청 사람들> 리메이크를 통해 2015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사회상을 조명하고자 한다. 현직 경찰관들의 입을 빌려, 시청자들에게 범죄 예방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 있어서 공익 예능의 새로운 가능성까지 보여주고자 한다. 


하지만 <경찰청 사람들 2015>의 야심찬 포부와 달리, 지난 30일 방영한 첫 회에는 과거 <경찰청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강력 범죄에 대한 경각심도, 그렇다고 시청자들의 두뇌를 즐겁게 하는 날카로운 추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눈에 띄는 건, 연예인 빰치게 잘생기고 몸 좋은 훈남 경찰들의 늠름한 자태다. 







과거 <경찰청 사람들>의 영광을 재현하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멀어보이는 <경찰청 사람들 2015>. 범죄를 통해 현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들여다봄과 동시에 추리의 즐거움까지 선사한다는 공익 예능을 표방하고 있지만, 현실은 경찰들의 토크만 남은 이 프로그램이 하루빨리 기획의도에 걸맞는 정체성을 찾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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