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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님과 함께2' 송은이-김영철을 둘러싼 우려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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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결혼 프로그램의 원조 MBC <우리 결혼했어요>는 폐지되었지만, <우리 결혼했어요>를 나름의 방식으로 변형하는데 성공한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은 살아남았다. 원래 <님과 함께2>는 이혼, 사별 등으로 현재 배우자가 없는 중년 연예인들의 가상 재혼을 다루며, <우리 결혼했어요>와 차별화를 이루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서 이제는 재혼이 아닌 만혼을 주제로 방송을 이어나가고 있다. 




방송 시작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던 <님과 함께2>이었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화제의 커플은 '윤정수-김숙'이다. 예전만큼의 관심과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님과 함께2> 내에서 윤정수-김숙은 여전히 건재하고, <님과 함께2>라는 프로그램과 떼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윤정수-김숙이 굉장히 인기를 끌다보니, <님과 함께2>는 어느새 다른 커플들도 개그맨들로 채우는 분위기다. 허경환-오나미가 그랬고, 지난 30일 하차한 유민상-이수지도 개그맨 이었는데, 지난 23일 새롭게 합류한 송은이-김영철도 개그맨이다. 


그래도 허경환-오나미, 유민상-이수지 커플이 웃음에 주안점을 두는 대신, 비교적 진지하게 프로그램에 임했던 것 같은데 송은이와 김영철은 아예 대놓고 웃음을 목적으로 출연한 커플 같다. 윤정수-김숙도 시작부터 재미있는 커플이었지만, 나름의 긴장감과 오묘한 기운이 돌았다. "우리는 철저히 방송을 위한 쇼윈도 부부."라고 그들 스스로가 선을 긋기는 했지만, 비즈니스와 썸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윤정수-김숙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이 그들을 장수 가상 커플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시작부터 동료 개그맨들의 축하(?) 속에서 가상 결혼식을 치룬 송은이-김영철은 시작부터 해프닝의 연속이다. 가상 결혼식을  끝낸 김영철은 혼인 신고를 하기 위해 구청을 찾아 갔고, 이를 난감하게 받아들인 송은이는 설득 끝에 김영철의 혼인 신고서 제출을 만류하기에 이른다. 


<님과 함께2>에 임하는 김영철의 자세는 엄청 진지해 보인다. 혼인신고서 작성을 강행 하려다가 송은이의 설득에 잠잠해진 김영철은 이후 송은이에게 자신의 집키를 선물하여 눈길을 끌기도 하였다. 하지만 김영철의 의욕이 너무 앞서다보니 불편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특히 아무리 방송의 재미를 위함이라고 하더라도, 송은이의 의사를 묻지 않고, 혼인신고를 강행하려고 한 설정은 아쉬움만 가득하다. 


그러나 송은이-김영철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신비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님과 함께2>에 출연한 윤정수와 김숙은 <님과 함께2>에 등장한 첫 개그맨 커플이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했고, 은밀히 썸을 타는 쇼윈도 부부 설정으로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윤정수-김숙 성공 이후 개그맨 커플로 채워진 <님과 함께2>에 또다시 등장한 개그맨 커플은 시청자들에게 또 '개그맨'이나는 식상함과 피로감을 안겨 준다. 




<님과 함께2> 제작진도 이를 모르는 바 아니겠지만, 그들의 선택은 송은이와 김영철이고 이왕 이렇게 된 것, 윤정수-김숙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어야 한다. 과연 <님과 함께2>는 가상 부부가 아니라 코미디 프로그램에 부부를 연기하는 개그맨들을 보는 것 같은 송은이-김영철에 대한 우려를 딛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을까. 여러모로 이제 프로그램에 발을 디딘 송은이와 김영철이 짊어지고 가야하는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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