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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전망대

미수다 여대생편 서울대생. 그녀는 평범한 여대생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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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미녀들의 수다 '미녀. 여대생을 만나다'편은 대학을 이미 졸업을 하고 남을 나이지만, 청년백수가 되기 싫어서 장기휴학을 한 덕분에 아직도 여대생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진지한 자기반성(?)과 과연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대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20대들이 대학교에 진학을 하기 때문에 대학생이란 지위가 특별하다고 볼 수는 없으나 80년대까지만해도 선택받은 소수만 얻을 수 있었던 대학생은 민주화 투쟁에 가장 활발하게 앞장선 그 당시 선구자였고, 명실상부 지식인이였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지성인이다 이시대 최고 엘리트라고 칭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대학생하면 공부하기위해서 대학에 들어간 젊은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겠다 라는 밝고 희망적이고 좋은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대학생에서 여대생으로 의미가 축소되면 그 다음부터는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이 그려지기보다 열심히 치장하는 데 바쁜 여자대학생일뿐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해집니다 . 하긴 여대생들은 기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좋은 마케터들이고, 돈 되는 시장이긴 합니다. 그래서 유달리 여대 앞에는 신제품을 홍보하고 여대생들에게 새로 나온 음료수나 상품을 직접 써보게 하는 마케팅 시장이 활성화 되어있구요. 게다가 몇 년 전에는 허영심많고 속물근성이 강한 젊은 여자들을 지칭하는 된장녀가 여대생들의 대표 이미지로 오용되고 맙니다.
이번 미수다 여대생 편은 여대생하면 된장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치장만 하는 허영심많은 여자들만 생각하는 분들에게 자신의 편견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고. 그들이 인터넷에서 상상으로 창조한 된장녀 이미지에 부합되는 터라 그동안 손 좀 보고 싶었던 된장녀 여대생들에게 본 때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을지도 모릅니다.

미수다에서 루저 발언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충격과 공포를 자아낸 여대생말고도 거기 나왔던 모든 여대생이 대한민국 남성 네티즌들에게 지탄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그들에게 칭송받는 여대생이 하나 있습니다.
외모상으로는 함께 나왔던 여대생들치곤 평범한 축에 속하고 단지 미수다에서 한 말은 "저는 명품가방이 없고 그런거 원하지도 않고 워낙 책이 많아서 백팩에도 안들어가 손에 들고다닌다"뿐이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자신이 속한 대학의 범생이 이미지를 고착화(?)시키고 학교이름에 먹칠할까봐 두려워 방송되기 전에 미리 반성문까지 썼습니다.

제목: 황혜진입니다.

우선 죄송합니다.
제가
저희 학교 범생이 이미지를 고착화 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우선 저는 이 방송이 캠퍼스 퀸들의
특집인 걸 모르고 방송에 나갔어요. 설정으로 나가게 된 거는 아니예요.

제 친구가 원래 나올려고 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제가 대신 나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제가 출연섭외 당일 라섹수술을 해서 사전 인터뷰에서 제외가 되었어요.
출연당일 얼굴을 보신 작가님들도 많이 당황하셨을 거예요.

더 예쁘고 말 잘하시는 언니들도 많은데
신입생의 자격으로 그런 곳에 나가서
학교 망신이나 시키지 않을까 찍고나서 걱정 많이 했구요.

스누라이프에서 묻힐 수 있다는 룸메이트 말에
싸이까지 닫고 지냈어요.

작가님들이 인터뷰에서 했던 말들을 위주로 대사를 만들어서 말하는 순서를
주시는데 저는 해당사항이 별로 없어서
말을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멍때리고 있는 제가 이상했는지 남희석MC님이 말을 거셨는데
그부분이 하필 명품가방 부분이었어요.

대사에 없는 부분이라 그냥 말은 했지만

제가 했던 말때문에
기분나쁘신 분들도 있다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이름에 먹칠될까 더 조바심냈던 것은

일주일간 잠도 제대로 못잤던 저와 어머니셨어요.

부디 노엽게 생각하지 마시구요
아직 어려서 방송에 모르고 그랬구나 하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루저발언을 한 모 여대생이 비난을 넘어선 인신공격을 한 사이, 미리 반성문까지 쓴 서울대 여대생은 이시대 최고 개념 여대생으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명품가방이 아직 없고, 그런데 관심이 없고, 공부에 열중하는 그녀의 모습은 저번주 미수다에 함께 나왔던 여대생들보다도 더 아름다웠고, 아직 여대생 신분인데도 명품 좋아하고, 실제로 몇 개 가지고 있는 저를 부끄럽게 할 정도로 하였습니다.

남자들의 눈에는 속물근성 강한 된장녀처럼 보이는 제가 봤을 때도 저번주 미수다에 나온 여대생들은 보통 여대생이라기보다는 주목받고 싶고 또 주목받고 있는 독특한 여대생일 뿐이였습니다. 하긴 미수다는 오락프로그램이고 요즘 버라이어티 특성상 황혜진양같이 다소 평범하고 범생이스러운 보통 여대생들로만 나왔다면 좀더 자극적인 발언으로 주목받길 원하는 제작진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려웠겠죠. 그래서 황혜진양 반성문에 의하면 작가가 자신을 봤을 때 조금 당황했다고 하는 건지도 모르죠~

그러나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황혜진양뿐만이 아니라 황양이 속한 서울대, 그리고 미수다에 출연한 연세대,고려대 한양대. 그리고 루저발언을 한 여대생이 속한 홍익대. 심지어 인서울에서 듣보잡인 저희 학교에도 황양같은 여대생이 많다는 것입니다.(전 아니지만) 하지만 저도 자기 변명은 아니지만 불과 1~2학년때는 화장도 안하고 심지어 치마도 안입고 다니고 학생회 활동하는 참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학우였지만 그닥 주목은 못받고 남자들에게 외면 받고 오히려 남자취급받는 사람이였죠. ㅡㅡ;
단지 황혜진양은 여대생 본연의 모습을 보여줬을 뿐인데 왜 그녀가 이시대 귀감이 되어야하는 여대생이 됬는지도, 되어야하는지도 아이러니입니다.
남자들이 흔히 말하는 된장녀의 구체화된 형상처럼 대학생의 본분인 공부와는 담싸고 치장하는데 열중하는 그런 여대생도 있겠지만, 몇 달전 학과 공부와 로스쿨 준비를 동시에 하다가 과로로 숨진 서강대 여학생같은 여대생도 있습니다.

여대생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명품가방 들고 다닌다고, 여대생 답지않게 화려하게 꾸미고다닌다고, 공부안하고 남자 잘꼬셔서 시집 잘갈궁리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여대생들은 아주 극소수일 뿐입니다. 그리고 미수다에 나온 여대생들도 실제로는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남다른 노력을 하는 사람들일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대생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취업스펙을 올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고 180cm이하 남자들이 루저라는 생각을 추호도 한 적도 없는데, 미수다에 출연하신, 같은 여대생이 들어도 전혀 동조하기 어려운 발언을 한 몇몇 여대생님들 덕분에 '요즘 대한민국 여대생들은 이런 성향이 강한가'라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펼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황혜진양. 당신은 정말 아름다웠고, 당신보다 나이가 좀 많은 저마저도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여대생인 것 같습니다. 졸업할 때까지 저처럼 변신하지 마시고, 쭈욱 여대생의 본연의 자세를 변치않고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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