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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강심장 정선희의 웃음 속에 숨겨진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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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심장은 꽃보다 여자란 테마로 어느 때보다 막강한 입담이 오고간 시간들이였습니다. 자칫하면 호불호가 갈리는 방송이기도 하였습니다. 여권 신장 운운하지만 여전히 알게모르게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이 사회에서 어딘가 모르게 드세보이고 나대는 여자는 크게 환영받을 타입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어제 강심장은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단순히 목소리 큰 여자들이 나왔다는 것 그 이상의 반감을 초래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tv에 나오기만하면 격려보다 항의가 더 많이 따라다니는 그 분을 위한 특집 방송이였다고해도 과언이 없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강심장에 정선희가 출연한 이후, 그녀의 출연에 관한 글로 공식 게시판이 몸살을 앓을 지경입니다.


정선희의 방송활동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천상 방송인으로 살아야하는 그녀가 방송에 못나올 이유는 없고 무엇보다도 산 자는 꿋꿋히 잘 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묻히기에 그녀의 재능이 아까운 것도 사실이구요. 어떤 면에서는 입을 꾹 다무면서 애써 다른 이야기를 해보이는 그녀에게 실망스럽기도하지만, 누구에게나 다들 말 못할 사정이 있는만큼 그녀또한 그녀나름대로 솔직하지 못한 이유가 있겠죠. 하지만 그녀가 잊고 싶고 언급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또 어떤 사람에게는 지울 수 없는 평생의 한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이라는거죠. 

여전히 이런저런 이유로 그녀의 강심장 출연을 두고 말이 많듯이 거친바람에도 꿋꿋이 버티는 삶이 현재 그녀의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실제 그녀는 강심장에 출연하여 녹슬지 않은 초강력 입담을 선보이며 강호동 이승기 mc들은 물론 출연진과 방청객들까지 울리고 웃기고 흔들기까지하였습니다.



작년에 강심장이 방영될 때부터 쭉 정선희 측에 출연제의를 요청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마다 정선희는 자신은 강심장용 인생을 살지 않았다면서 너무나도 평범하게 살았다면서 오히려 강심장 작가를 울리게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고 합니다. 자신의 삶과 예능은 맞지 않았고, 평생 예능에는 나가지 못할 것 같았고, 남 앞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뿐이였다고합니다. 어떻게보면 그녀는 그녀에게 테이프 팔려고 하는 수상한 남자의 말처럼 외국에 나가서 사는게 더 좋아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피하기만 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았고, 그녀를 응원해주는 주위 연예인들과 사람들의 독려에 힘을 얻어 나름 마음을 독하게 먹고 다시 방송을 시작하였지만, 여전히 최근의 그녀의 행적을 이유로 비난하는 시청자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너무하다 싶은 모습이기도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러한 비난들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정선희를 볼 때마다 그녀를 응원하면서도 어딘가 마음 한 켠에는 속시원히 말못할 사정은 이해가 가도, 그래도 조금 더 솔직해졌으면 하는 마음도 들거든요.



정선희는 애써 자신의 유별난 팔랑귀와 지우고 싶은 데뷔 초 모습까지 공개하면서 강심장에 맞는 삶을 유쾌하게 담았지만, 그것들은 그녀가 정말 지우고 싶은 밋밋한 삶에 대한 비유법일뿐이였습니다. 꾸며낸 이야기같은 상상도 못할 일이 있고, 남일이라고 넘어가고 싶은 일이 실제 그녀에게 일어났고,외국에서 살 팔자라 결국은 영어회화 테이프를 샀고 전생에 3천냥의 빚이 지고 있어서 회초리 300대를 맞아야한다는 어이없는 황당한 소리가 그녀의 입에서는 결코 우스운 소리로만 들리지 않는게 현실입니다.

애써 그녀나 출연진들이나 시청자들이나 다 알고있는 깊은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애둘러서 톡톡 건들면서 정선희를 북돋아준 취지가 돋보인 정선희의 본격적인 예능 복귀 신호탄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녀가 정말로 지우고 싶은 과거는 팔랑거리는 귀 때문에 벌인 리코더가 연주한 짝퉁 클래식 음반 구입 사건과 충격적인 데뷔 초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다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과거가 그녀의 발목을 잡고, 또 아직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진심으로 듣고싶어하는 이야기가 정해져있는 한 그녀의 방송 출연을 놓고 벌어지는 논란들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예전에 놀러와에서 김제동이 정선희에게 한 말처럼 그건 정선희의 잘못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300대 맞을 것 20대만 맞아서 그 빚을 갚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애써 웃음으로 승화할 수도 있고 그녀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정작 자신에게는 일어나지를 않기 바라는 악몽과도 같은 끔찍한 시간들이였습니다. 하지만 정선희의 앞으로 활동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간다고 쉽게 잊혀질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느덧 강심장에 얼굴을 내밀었던 수많은 출연진보다 더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데뷔 20주년을 맞은 정선희는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선보인 경쾌한 딱따구리보다 체념하는 듯한 울음소리를 토해내는 딱따구리가 어울리는 인생을 아는 베테랑 방송인이 되어있었습니다. 애써 과도한 몸짓으로 예전같이 큰 웃음을 지어보아도 씁쓸함이 배어나오는 그녀입니다. 언제쯤 정선희 마음 속에 강하게 박힌 상처에 가려움이 생겨서 여러 사람 눈치 안보고, 만인에게 사랑 받는 딱따구리 정선희로 돌아올까요. 하지만 그 상처는 애써 혼자 아무도 없는 곳에서 버터가며 약을 발라보아도, 주변 사람들의 극진한 치료만으로는 아물것 같지는 않아 보여 안타깝고 답답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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