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조작설보다 치명적인 잦은 편집실수

지난 주 1박2일 산장여행은 전회 '외국인 노동자' 편의 폭풍감동을 뒤로 하고, 다시 1박2일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유쾌하고 재미있는 방송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1박2일에 큰 짐이 되었던 김종민이 강호동의 도움 아래,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여 김종민 본인은 물론 1박2일 제작진도 뿌듯했던 나름 의미있는 방송이였죠.

하지만, 다시 1박2일은 리얼 버라이어티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인 조작설에 시달리고 맙니다. 문제는 이승기와 은지원의 휴게소에서의 식사 가격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시청자들이 본 방송에서 분명히 이승기는 자신이 운반해야하는 퍼즐을 온전히 들고왔다는 나영석PD의 중간 확인을 받고 용돈으로 만원을 받았고, 반면 은지원은 물을 다 엎질렀다면서 만원을 받지 않고, 이승기에게 얹혀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문제는 이승기와 은지원이 만원으로 먹었다는 스페셜 돈가스와 춘천 닭갈비 정식, 그리고 껌이 만원 안팎으로 해결되는 가격들이 아니였다는 것이였죠. 그 음식들의 가격을 언급하며, 그 장면의 의문점을 지적한 한 네티즌은 이승기와 은지원이 밥을 먹은 가평휴게소에서 스페셜 돈가스는 8,500원, 춘천 닭갈비 정식은 9,000원, 그리고 껌은 2,500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 각종 언론에서 그 장면 속의 가격에 의문을 제기하며, 조작설과 관련한 기사를 유포했고, 그 기사를 본 많은 네티즌들은 설마 하면서도 실망감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1박2일은 그동안 각종 조작의혹설에 시달려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박2일 제작진들은 즉각 언론과 일부 네티즌들이 주장하는 조작설에 반발하면서, 편집상의 실수에서 나온 오류라고 대처하였습니다. 원래는 나영석PD가 이승기가 퍼즐을 완벽히 운반해왔으니, 원하는 대로 용돈을 준다면서 대신 용돈을 다 써라는 조건을 붙었고, 처음에 이승기가 나영석PD에게 만원을 받았는데,  추가로 만원을 더 타간 것이였죠. 하지만, 이 중요한 장면이 어쩐 일인지 방송에 타지 않았고, 결국 시청자들은 만원으로 돈까스와 춘천 닭갈비를 푸짐하게 먹는 이승기와 은지원만 보게 된 꼴이였죠. 물론 대다수 시청자들은 그 휴게소에서 돈까스와 닭갈비를 얼마나 싸게 팔기에 단돈 만원으로 저렇게 먹을 수 있지 생각하기보다, 그들이 밥먹는 장면 그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에 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장면이었으나, 자칫 잘못하면 정말 가평 휴게소에는 돈가스와 닭갈비를 만원에 먹을 수 있다고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치명적인 오류였습니다.
 

다행히, 제작진은 조작이 아닌, 편집상의 실수라고 해명했고, 제작진의 말대로라면 충분히 사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기 때문에 리얼 버라이어티에 치명적인 조작설은 잠잠해질 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도 일부 네티즌들이 못 믿겠다면서 편집 전 영상을 보여달라고 제작진에게 요구하고 있고, 제작진 역시 그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하니, 조작의 문제는 해결되겠지요. 하지만, 저는 1박2일의 조작설보다 계속 끊임없이 이어지는 치명적인 편집 실수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작년 1박2일 자유여행 겸, 송년회 방송에서도 비록 큰 웃음은 없었지만, 멤버들과 제작진의 끈끈한 우정을 돌아볼 수 있었던 감동적인 방송에, 난데없이 이수근의 흡연장면이 화면에 잡혀, 단단히 혼쭐이 난 적이 있었습니다. 제작진들은 즉각 그들의 편집 실수를 사과했습니다. 제작진의 말대로 워낙 촬영분이 많고, 편집할 분량이 많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도 있었던 장면이였지만, 이번 휴게소 점심 식사 통째 편집은 이수근의 담배 연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1박2일의 근간을 흔들 수 있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실수였습니다. 비록 제작진은 설마, 그 장면을 편집해도 어떤 시청자들도 대충 이해를 해주시겠지하고, 더 중요한 장면을 위해 잘라버렸다고 하지만, 진정성있는 복불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1박2일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조작 의혹을 남겨버린 셈이였습니다.

늘 야외 촬영과 아이디어 회의, 그리고 쉴새없는 편집 강행군에 지쳐있는 1박2일 제작진들의 노고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1박2일 촬영 장면을 다 보여주고 싶은데, 시간관계상 어쩔 수 없이 편집을 가할 수 밖에 없는 제작진들의 심경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단순히 출연진들끼리 신나게 노는 프로그램에 벗어나, 우리나라 곳곳의 명소와 그리고 맛집을 간접적으로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인지라, 1박2일 방송을 보고 가평 휴게소에 찾아갈 수 있는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고, 나아가 조작설까지 불거진 통 편집은 너무나도 큰 대형 사고였습니다. 편집이 많이 어렵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지만, kbs의 자랑이자, 대표적인 효자프로그램인만큼, 제작 인력을 더 충원하던가, 아니면 제작 환경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앞으로 더더욱 편집에 심혈을 기울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배합하여, 우리 시청자들의 일주일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확실히 날려주는 국민 예능 1박2일이 제작진의 잦은 편집실수로 큰 오해를 사고, 자꾸 도마 위에 오르는 것 자체가 안타까울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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