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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1박2일 나영석PD 위상 높인 제대로 망가진 엄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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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5인체제에서 멤버 충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했던 상황이지만, 사실 예능 출연이 전무한 엄태웅이 새멤버로 들어온다고 했을 때,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가뜩이나 많은 기대를 안고 다시 1박2일에 복귀한 김종민이 지난 1여년간 비난을 넘어선 공식적인 하차청원까지 나온 상황인터라, 그 때문에 다른 연예인들이 지레 겁을 먹고 1박2일 새멤버에 쉽게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들렸던터라 주연급 배우로서 1박2일에 들어온 엄태웅이 고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 역시 되레 1박2일에 오랫동안 짐만 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도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 훈훈한 외모를 가진 톱스타 이승기가 굳게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역시나 엄포스에 빛나는 명배우 엄태웅의 등장이 국민 예능 1박2일의 위상을 크게 높일 수는 있어도, 만약에 엄태웅이가 대한민국 대중들이 인기 배우에게 흔히 가지는 거만함과 까탈스러움을 그대로 보여준 채 위엄만 높으려고 한다면 시청자들은 큰 반감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엄태웅은 첫 등장과 동시에 팬티만 입은 적나라한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싫은 내색없이 미소를 띄는 것에서부터 시청자들에게 큰 환호를 이끌어냈고, 이후 있었던 모든 미션에서 한 치의 조작의혹도 남길 여지도 없이 성실히 수행하여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순수하게(?) 복불복에 임하는 엄태웅때문에 최근 1박2일 시청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1박2일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갔고, 1박2일 분위기도 오랜만에 활발해지는 전환점을 맞이하였습니다. 



2주간 진행되었던 신입생 엄태웅의 오리엔테이션은 그야말로 보통 멤버들은 6개월의 적응기간이 끝내야 겨우 수행하는 미션을 모두 다 해내는 혹독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일단 엄태웅은 첫 등장부터 알몸으로 자다마다 어수선하게 끌려나오게 되었고, 김종민은 1년만에 맞았던 파상풍 주사를 첫날부터 맞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그동안 감춰졌던 엄태웅의 완벽한 근육질 몸매를 여실히 감상하였고, 그 과정에서 싫은 내색없이, 큰 반항없이 복불복 결과에 묵묵히 순응하는 포스넘치는 배우의 또다른 모습을 알았습니다. 아니, 이번 1박2일 방송을 계기로 엄정화 동생 엄포스에서 마치 몇 년동안 1박2일 함께한 야생인 엄태웅을 보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시청자들은 첫등장이고 어렵게 모신 배우이기 때문에, 평범한 오프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평범함을 넘어서 자칫 무례함까지 느낄 수 있는 새벽에 엄태웅 집 찾아가서 끌고오기는 주말 가족시간대 보기에 상당히 민망했지만, 덕분에 어렵게만 느껴졌던 엄태웅에 대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였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1박2일 제작진은 보통 6개월 촬영차에 하게된다는 낙오미션도 예능 생초보, 아니 이승기가 지어준 닉넴대로 허당을 넘어선 無당 엄태웅에게는 첫날부터 강행하였습니다. 배우라고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도 웬만해서는 하지 않는다는 히치하이킹을 그것도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고, 중간중간 내려서 차를 탄다는 미션은 평소 내성적이라는 엄태웅에게는 다소 어려워보이는 미션이였습니다. 그러나 비록 예능 베이스는 제로이지만 엄포스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승부욕이 넘치는 엄태웅은 무사히 차를 빌려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예능 전문가 빰치는 대학생에게 여러 조언을 듣기도 합니다. 게다가 숨겨진 달리기 실력까지 보여주면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낙오 2시간만에 낙산 해수욕장 도착하기의 미션도 깔끔히 성공하면서, 이승기는 물론 모든 멤버들을 다 낙산 해수욕장의 추운 겨울바다에 자진입수하게 만드는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엄태웅은 그 과정에서 잔꾀를 전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여러번 엄태웅을 자신의 차에 흔쾌히 태워주는 시민들이 목적지를 물을 때마다, 그는 가시는 곳까지만 태워달라는 정공법을 택합니다. 그리고 가까스로 낙산 해수욕장에 내리고 건너기만 하면 되는데도, 신호까지 지키는 준법정신도 보여줍니다. 단지 2회 1박2일에서 엄태웅을 보았을 뿐인데, 왜 그가 엄정화 동생이 아닌 배우 엄태웅으로 성공할 수 있었는지의 비결까지 눈여겨 볼 수 있었습니다. 

엄태웅은 역시나 누나의 후광을 무시 못하겠지만, 차근차근 단역부터 시작하여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기만성형 배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톱스타의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거만함이 없으며, 이승기 못지 않게 열정과 성실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가 연기파 배우로서 성공한게 결코 우연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였죠. 하지만 배우 엄태웅에게는 맡은 일에 관해서는 사력을 다해 열심히 하는 건 상상할 수 있어도, 어떻게 그가 예능을 할 것이라는 예측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MC몽이 병역비리의혹으로 빠지고, 계속 언급되는 1박2일 새멤버에도 여러 인물들이 거론되었지만, 누구도 엄태웅을 생각했던 분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그는 정극배우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사람이였죠.



하지만 1박2일 나영석PD는 전혀 예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엄태웅을 단 몇 시간만에 지금 1박2일에서 가장 원했던 멤버로 탈바꿈 시킴은 물론 설마 엄태웅이 얼마나 잘하겠어라는 시청자들의 얼어붙은 시선을 눈녹듯이 녹여버립니다. 당대 최고 배우라고 하지만, 전혀 예상치못한 자고있는 사람 바로 데리고 나오기, 낙오시켜서 히치하이킹하여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기, 얼굴에 매직으로 낙서하기 등으로 배우 엄태웅은 철저히 망가졌고, 그 결과 엄태웅은 1박2일에서 어딘가 동떨어진 이미지에서, 시청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잔꾀안부리는 성실하고 착한 남자로 박수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엄태웅에게도 1박2일에게도 모두다 진정한 윈윈 시너지 효과가 되는 멋진 만남이였죠. 



사실 이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단순히 1박2일에 새멤버 하나 들어왔다 정도가 아니라, 1박2일 자체를 시험대로 오르게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였습니다. 별탈없이 평균 40%의 시청률을 올리면서 국민 예능으로 순풍하던 1박2일에 작년 한해처럼 연달아 위기였던 적은 없었을 것입니다. 1박2일의 엄마이자, 안정감을 주던 김C가 일신상의 이유로 하차를 하고, 설상가상 기대했던 김종민이 오랫동안 적응하지 못함은 물론, 늘 끊이지 않았던 복불복 조작설 논란까지 키웠습니다. 게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MC몽이 병역비리의혹으로 하차를 하고, 그 와중에 책임프로듀서였던 이명한CP가 이동희CP로 교체되는 내부 인사도 있었습니다. MC몽까지 빠져나가 불안정한 5인체제에도 초기의 부진과는 달리 잘 굴러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새멤버 문제로 진통을 앓았고, 최근에는 몇몇 언론에서 제기된 이승기 하차설로, 지금까지 나PD가 뭐했기에 새멤버도 구하지 못했고 이승기 발목만 잡고 있나나는 비난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승기의가 잔류를 선언한 이후 바로 다음날 엄태웅이가 새멤버로 들어온다는 소식으로, 언론플레이 대가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나영석PD입니다. 

일단 시청자들은 인기있는 주연급 배우가 1박2일 새멤버로 들어온다는 것에 반가워하고, 그가 나PD가 그토록 찾던 착한 사람이라는 점에는 크게 공감을 하면서도 과연 그가 우리가 그토록 기다렸던 김C 역할들 대신 잘해낼 수 있는가에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에 밀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MBC의 일밤도 현재 가수다운 가수들을 보여주겠다고 시작한 나는 가수다와 자사 아나운서를 예능에서 뽑겠다는 콘셉으로 대폭 물갈이를 한터라, 이번 엄태웅의 1박2일 첫 출연은 향후 1박2일의 척도와 나영석PD의 능력까지 검토하는 시험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만큼 나영석PD에게는 이번 엄태웅의 첫 출연을 어느 때보다 성공적으로 만들어야한다는 절박감이 있었죠.

그러나 엄태웅은, 우리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단순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떠나, 그동안 김C 이후 이승기 외에는 자주 볼 수 없었던 솔직하면서도 묵묵히 열심히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성공적인 예능 출발을 물론, 오랜만에 제대로된 1박2일을 보는 것같은 만족감까지 느꼈습니다. 또한 처음부터 중심이 잘 잡힌 멤버가 들어오자마자, 나머지 멤버들도 오랜만에 안정감을 찾으면서 큰 웃음을 빵빵터지는 개그를 선보였고, 엄태웅은 엄태웅 나름대로 순수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오랜시간 뜸을 들여 찾은 새멤버이지만, 왜 그토록 나영석PD가 착한 캐릭터에 매달리고, 착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고이 간직한 엄태웅을 삼고초려하여 어렵게 모셨는지, 다시 한번 나영석PD의 연출력에 감탄을 하게만드는 대박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였습니다. 어떻게 포스넘치는 배우 엄태웅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게 평소 그답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유발케하여 그의 숨겨진 예능감과 매력을 발굴해낼 수 있는지, 역시 최고 예능PD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봅니다. 하긴 모두다 어렵다는 불완전한 5명일 때도, 그토록 1박2일에 속을 썩혀왔던 김종민도 이제 슬슬 자리를 잡게한 나영석PD가 아니였나요. 어쩌면 이승기가 과도한 스케줄에 허덕이면서도, 유독 1박2일과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어하는 것도, 늘 밥먹는 것, 자는 것 가장 원초적인 본능을 볼북복으로 결정하는 악덕 사장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군말하지 않고 나PD를 따르는 것도, 다 나영석PD 자체가 착한 사람이라서 인복도 따르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무엇보다도 어렵게 모신 명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제대로 망가뜨리고 혹독하게 트레이닝을 시켰던 나영석PD의 기발한 전환이 예능 베이스 제로 엄태웅을 예상보다 빨리 1박2일 멤버로 안정적으로 정착시킴은 물론, 그동안 여러 말에 굴하지 않은 나영석PD의 뚝심과 저력을 재확인한 유쾌상쾌통쾌한 1박2일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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