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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아이돌의 편견을 깬 바다의 청아한 목소리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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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출신으로서 저평가를 받는 가수를 꼽자면 단연 SES 출신인 바다가 아닐련지요. 맑고 깨끗하면서도 호소력짙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유독 댄스장르만을 선호했던 그녀가 차분하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는 마음이 물씬 풍기는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부르게 되었을 때, 이건 분명 바다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였습니다. 그야말로 그녀가 가지고 있는 실력에 비해서 정작 그녀와 맞는 노래를 얻지 못했던 그녀에게 딱 맞는 곡이였죠.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싱어송라이터 뮤지션들이 총집결한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뮤지션이라기보다 아이돌 출신의 가수라는 색깔이 짙은 바다였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SES 시절 이후 '매드' 외에는 솔로 뮤지션으로서 바다의 저력을 인정하게 하는 노래를 내지도 못하였습니다. '매드' 또한 뒤늦게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지만, 바다만이 가지고 있는 주특기 즉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고 촉촉하게 하면서도 과잉되지 않는 감정표현을 할 수 있다는 천부적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였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매드'가 대중들이 듣기에 다소 난해한 음악일지 몰라도 그래도 어느정도 주목을 받은 것도, 어떤 노래를 부르던지 간에 목소리만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묘한 매력이 있는 바다의 특유의 목소리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떻게보면 7월 2일에 방영되었던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가장 기대가 되지 않는 최약체(?) 팀으로 평가될 수 있고, 게다가 신나는 댄스곡도 아닌 잔잔한 발라드풍 사랑 노래를 부른 바다가 보다 강렬한 임팩트를 날렸던 다른 뮤지션들 못지 않게 인상깊었던 것은, 진심으로 자신의 감정을 담아 노래를 부른 가수 바다의 열창때문이였습니다. 그 덕분에 아이돌 출신 바다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던 네티즌들도, 게다가 무한도전 멤버로서 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청자들 또한 뮤지션으로서의 길은 참 멋있다면서 아낌없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았던 사람조차도 보다 넓은 마음으로 음악가로서 그들을 인정하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 있다는, 음악만이 할 수 있는 강력한 마력이라는 것이 제대로 입증된 셈이죠.


또한 바다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음악뿐만이 아니라 그 외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탄을 자아나게 합니다. 아무리 즐기는 음악 축제라고해도, 각자 인정받는 뮤지션으로서 남다른 신경전이 펼쳐지는 가요제 속에서도 타 가수들의 노래에 귀기울이고, 아낌없이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바다의 마음씨가 상당히 인상적이였습니다. 원래 둥글둥글하고 따스한 성격의 소유자로 크게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여가수였긴 하였지만 이번 무한도전을 계기로 그녀에 대한 호감도가 더욱더 상승할 것 같기도 하네요. 

 
가수는 뭐니해도 음악으로 평가받아야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괴소문에 시달려와 오랫동안 은둔 생활을 이어온 임재범이 나는가수다 출연 이후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는 것도, 나는가수다 재도전 논란 이후 네티즌들에게 몰매를 맞았던 김건모가 따스한 박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가수답게 오로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노래를 부른 그들의 마음과 관객들이 통하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대중들이 비이상적으로 '나는가수다'에 출연하는 가수들에게 열광하는 것도, 오랫동안 노래 그 자체만 생각하고 살아온 뮤지션같은 가인들을 남몰래 기다렸던 것이 아닐련지요.

'나는가수다' 이후 점점 힘을 잃어가는 아이돌들을 재평가하자는 분위기가 방송계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KBS는 아이돌들의 숨겨진 가창력을 재평가자하는 '불후의 명곡2'가 만들어졌고, 연일 SM 엔터테인먼트 아이돌들의 파리 공연에서 낸 엄청난 성과를 칭찬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판단하는 것은 순전히 대중들의 몫입니다. 과거에는 방송국 입맛대로 특정 음악만을 띄워주고 대중들이 그 움직임에 동조를 할 수 있었지만, 이미 '나는가수다'가 가요계는 물론 대한민국 예능계까지 발칵 뒤집어놓은 지금 어느 때보다 듣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에 대한 열망이 큰 시점에서는 오로지 그들의 마음을 울리는 진정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아무리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1등을 한들, 수많은 대중들이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이의를 제기하는 지금 아이돌 출신에 아이돌 이후 변변한 대형 히트곡이 없음에도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로 한순간에 대중들에게 실력파 여가수로 급부상한 바다는 앞으로 아이돌을 넘어 가수로서의 성공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됩니다. 아이돌 시절 회사에서 정해준 이미지와 목소리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그걸 뛰어넘어 자신만의 노래로 인정을 받는 것은, 신인으로서 가수생활을 시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른 실력파 가수들 못지 않게 가창력이 출중함에도 단지 아이돌 출신이라는 이유로 실력보다 많은 인기를 먹고 들어간다는 곱지않은 눈초리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또 아이돌 시절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스스로 타파하는 것도 그들이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하여 넘어야하는 장애물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바다는 솔로 데뷔 이후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노래 하나로 자신에 대한 편견을 거둘 수 있었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였습니다. 이번 무한도전으로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장점을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는 신나는 댄스음악으로 사람들을 즐겁게하면서도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를 십분 살릴 수 있는 노래로 '나는가수다'에 나와도 아이돌 출신이 어디 감히 그 자리에 낀다는 말 안나오는 '가수'로 입지를 굳혔으면 합니다. 어느 하나 빠트릴 수 없고 다 대상감이였던 이 시대 최고의 뮤지션들의 열정이 돋보인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가장 놀랄만한 발견이 있다면 바로 노래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만천하에 알리고 많은 이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신 바다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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