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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릎팍도사 강호동을 벌벌 떨게한 예능대제 주병진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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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선정지 발표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시작하고 일찍 끝난 무릎팍도사는 역시 무릎팍 역사상 최고의 월척이라고 할만큼 대박 그 자체였습니다. 시청률도 최고였습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무릎팍도사만 방영한 황금어장은 전국 18.7%, 수도권은 22.3%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전주보다 무려 6.1%, 7.3% 포인트 급증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게스트가 한 시대를 풍미한 시대의 아이콘이자 예능의 역사를 다시 쓴 주역이였으니까요. 

주병진이 무릎팍도사 게스트로 나왔을 때 많은 10대들은 도대체 주병진이 누구기에 이렇게 호들갑이나면서 질문 폭주가 이어졌습니다. 순간 주병진이란 이름을 안다는 것 그 자체에 나이가 너무 많이 들었다(?)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참고로 주병진이 '주병진쇼'로 활약할 당시에 전 초등학교 저학년이였습니다. 그래서 주병진의 최고 히트작이라는 '일밤'의 '배워봅시다'는 도통 기억이 남지 않습니다. 제가 주병진에 대해서 기억하는 건 '주병진쇼'에서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게스트를 모시고 사회를 보던 mc였습니다. 비록 초등학생이 보기 늦은 밤이지만 그래도 나름 많이 본 것 같았고, 그래서 지금도 그 당시 주병진쇼에 이병헌과 이병헌 동생 이은희가 함께 나왔던 장면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네요(그도 그럴것이 제가 이병헌을 좋아하니까요;;;)

그렇게 그 당시 초등학교 1,2학년의 뇌릿속에서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방송계 전체를 휘젓었던 특급mc 주병진은 갑자기 사업을 한답시고 mc자리에서 물려납니다. 그 뒤 그는 속옷장사로 큰 돈을 벌고 사업가로서도 성공을 하게됩니다. 방송이면 방송, 사업이면 사업 어느 하나 쉽게 성공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대성공을 거둔 주병진을 부러워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80,90년대 모든 이들의 스타였던 그는 한순간에 추락을 하게 됩니다.

그 뒤 그는 한 때 법조계에도 종사했다는 씁쓸한 유머고백을 밝힐 정도로 길고 긴 법정공방 끝에 진실을 밝혀냈지만, 그 때 훼손된 이미지는 상상을 초월할 수도 없이 컸습니다. 그는 연예인으로 활동할 당시 개그맨으로서는 상당히 젠틀한 이미지에 학구적이고 바른 생활로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명 '꽃뱀'사건 그 일은 온 세간에 화제를 뿌렸고, 주병진이 그동안 힙겹게 쌓아온 캐릭터 또한 무너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2년 뒤 다시 그에게 닥친 파도는 잔잔해졌지만 여전히 그는 정신질환을 앓아올 정도로 상처가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방송출연을 망설여왔고 2008년에는 그동안 해왔던 사업도 접고, 또다른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그를 모시기 위해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공을 들였으나 결국 그는 방송을 접은지 14년만에야 무릎팍도사의 오랜 청을 받아들입니다.

 


주병진이 다시 돌아온다는 말에 주병진을 잘 모르는 10대들을 제외하고 많은 네티즌들이 관심을 보였고, 여론 또한 그의 복귀에 주목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쉽게도 하필이면 90년대 최고 대형스타의 복귀가 온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동계 올림픽 개최지 발표와 유치 확정과 맞물리게 되었지만 그 와중에도 주병진에 대한 관심은 꺾일 줄 몰랐습니다. 자연스럽게 현재 주병진의 뒤를 이어 유재석과 국민mc 양 투톱을 이루고 있는 강호동도 매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주병진이 활동할 당시 강호동은 이제 막 연예계에 발디딘 신인이였고, 대선배이기 앞서 강호동은 물론이고 수많은 후배들이 존경하고 닮고싶은 롤모델이 주병진이였으니까요. 

 


주병진은 강호동이 앞서 말했듯이 온 개그맨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선배입니다. 개그맨으로서 자니윤쇼의 뒤를 이어 한국형 1인 토크쇼를 개척한 선구자에, 이례적으로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병진쇼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정재계인사들까지 서로 주병진쇼에 출연하고자 할 정도로 위세가 대단하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코메디언들이 타 연예인에 비해서, 온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어도 그 가치가 무시받았던 것에 비추어볼 때 개그맨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를 진행하고 그 당시 방송의 꽃인 시사까지 진출했다는 것은 개그맨의 위상과 개그 전반적인 품격까지 크게 높임 셈이였죠. 그 뒤 주병진 옆에서 보조 mc를 활약하던 이경규가 주병진의 뒤를 이어 최고의 mc로 진출하게 되었고, 그 뒤 신동엽, 강호동, 유재석 등이 마이크를 잡고 개그맨들이 방송국을 주름잡는 시대가 열리게 된 것도 다 주병진이 길을 잘 닦아놓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주병진은 머리도 좋았고 똑똑했습니다. 훗날 주병진을 평가해놓은 글을 보면 그를 촌철살인의 대가라는 평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그랬었나하면서 고개를 가우뚱 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8~9살 두뇌로서는 주병진이 '주병진쇼'에서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웃으면 재미있어서 웃는가보다 웬지 그런 말 할 상황이 아닌데 그래서 웃기다 이런 식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어제 무릎팍도사를 보니 왜 선배들이 그를 단순한 개그맨 그 이상으로 평가를 하였는지 고개를 끄떡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곡을 찌르면서 상대방을 안절부절 못하게 하여 예상치못한 돌발상황을 만들어버리는 힘. 그는 변하지 않는 외모만큼 그 능력 또한 여전하였습니다. 

게다가 그는 시대를 앞서간 개그맨이였습니다. 그 당시 유행했던 개그를 보면 꽁트가 대세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32살 상당히 젊은 나이에 주말 예능 단독 진행을 맡게됩니다.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그동안 주말 예능이 추구하고 있던 모든 흐름이 바뀌게 됩니다. 그가 소개를 하고, 차례로 각각 코너들이 움직이는 시스템이 그 당시에는 생소한 풍경이였을 것입니다. 그 이전에도 그는 남들과 바른 새로움을 보여주었습니다. 담배를 끊겠다고 기도를 열심히 했는데 한개피만 더 피우겠다고하는데 그 담배 하나가 20cm가 넘는 괴이한 반전. 역시 그 당시에도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 성공의 여세를 모아서 그는 배워봅시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고유명사까지 되어버린 '몰래카메라'를 창안하기까지 합니다. 이경규로 대변되는 몰래카메라가 정작 주병진의 머릿 속에서 나왔다는 것은 흥미로웠습니다. 주병진이 외국 방송에서 돌발상황으로 웃기는 것을 보고나서 착안하였고, 이름까지 손수지었다는 몰래카메라는 이경규라는 대형mc의 출연을 가능케함 동시에 대한민국 예능 트렌드를 바뀌어버리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주병진을 이끈 모든 아이디어는 거의 다 주병진의 머리에서 나왔고 스스로 개그맨들은 참 똑똑해요라고 자화자찬이 당연할 정도로 그의 천재적인 두뇌에 경이를 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더욱 기가 막힌 건 주병진은 자기 혼자만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보조해주는 mc 또한 발굴하고 띄워주는데도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무릎팍도사 소외받은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만 지키고 있는 듯한 올밴을 보고 "언제왔나"면서 모든 출연진들을 초토화시키고 직접 올밴과 자리를 바뀌어주면서 잠시 올밴이 주목받게 하였을 때 새삼스레 그가 노사연과 이경규를 키운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프로그램을 짤 때 부분적인 것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지휘자였습니다. 그래서 '배워봅시다'를 기획할 당시 배워봅시다의 웃음포인트는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을 어렵게 배울 때라는 것을 일찌감치 캐치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적임자가 노사연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녀의 캐스팅에 열을 올립니다. 결국 노사연의 약점을 잡고 그는 노사연을 최고의 예능퀸으로 만드는데 일조를 합니다. 게다가 그는 최고로 잘나가고 있음에도 새파란 후배들에게도 존댓말을 쓸 정도로(물론 강호동이 씨름선수라 무서워서 그랬다는 반신반의 고백이 있었지만요) 겸손하고 젠틀합니다. 그래서 토크에 익숙하지 않은 게스트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한껏 끌어올린 뒤 그들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제공하였습니다. 거기에다가 기존의 토크쇼에는 볼 수 없었던 웃음과 그 웃음 속에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씁쓸함까지 가져왔으니 전세대를 막론하고 주병진과 주병진쇼에 열광할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대한민국 예능의 역사를 새로 씀은 물론, 인품이나 옹달샘처럼 솓아오르는 기가막힌 아이디어까지 갖추었던 대형 천재였기에 여전히 주병진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이가 많았나 봅니다. 게다가 그는 오랫동안 공백과 긴장감이 무색할 정도로 강호동이 무리수를 써가면서 자신을 엄청 띄워줄 때마다 "이 사람이 지금 장난하나" "작작해" 등의 호통만으로 천하의 강호동을 쓰러트릴 정도로 예전과 다름없는 외모와 적재적소에 사람을 옴짝달싹못하게하는 찌르는 입담, 그리고 자기가 아닌 다른 이들을 돋보이게하는 능력까지 시청자들이 원하는 진행자로서 이상형 그 자체였습니다. 또한 21c의 입담의 대표주자 강호동을 압도하고 그를 뒤흔드는 탁월한 언변까지.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주병진의 무를팍도사에 흠뻑 빠지게된 알찬 방송이였습니다. 아마 주병진이 누구에요 하는 10대들조차 주병진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였고, 왜 30대이상 대중들이 주병진 주병진 찾고있었는지를 알게할 정도의 주병진의 위세에 오랜만에 잊고 있었던 속 후련한 개그를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강산이 한번 바뀌고 주병진 스스로는 감을 잃었다고 하나 세월이 지나도 전혀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세련되고 듣는 사람의 기분 나쁘게 하지 않는 혀를 구사하는 명불허전이였습니다. 비록 아주 어렸을 때 그를 보아온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주병진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시청자로서 바람이 있다면, 달랑 무릎팍도사 2회 방송으로 오랫동안 그를 기다려온 대중들의 아쉬움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받은 상처 사람으로서 달래길 바랄 뿐입니다. 이제는 그가 모든 정신적 아픔을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사람들의 마음 후련하게하면서도 비방은 하지않는 젠틀한 촌철살인을 마음껏 보여주는 자신감을 가져도 될 법한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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