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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해피투게더 유재석의 가치를 입증한 게스트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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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에서 무려 4개의 고정 mc를 맡고 있고, 놀러와, 해피투게더3 등 토크쇼만 2개를 진행하는 명mc이지만 요 몇 년간 게스트로 출연한 적이 드물었기 때문에 유재석이 진행자가 아닌 게스트로 출연하는 그 자체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해피투게더는 200회 동안 진행을 맡았던 유재석,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을 게스트로 만들기 위하여 전현무, 김태현, 정선희, 김신영을 200회 특집 게스트 겸 스페셜 mc로 섭외하였습니다. 평소 호시탐탐 유재석의 자리를 노리던 전현무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좋은 기회였죠.

갑자기 진행자와 게스트와 변한다는 설정에 유재석을 비롯한 진행자들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이 하루 게스트가 되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문제는 그들은 앞으로도 쭈욱 해피투게더를 이끌어 나가야하고 과연 스페셜 mc들이 하루동안 해피투게더3 200회 특집을 원만하게 진행을 해줄 것인가도 관건이였습니다.

역시나 스페셜 mc들이 보여준 진행은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이 보여준 진행과는 어딘가 모르게 다른 점이 많았습니다. 전현무, 김태현, 정선희, 김신영 다 재치있고 말 잘하는 대한민국 대표 예능인들입니다. 특히나 전현무는 '생생정보통'과 '비타민' 등에서 진행 솜씨를 인정받고 현재 kbs에서 가장 기대하고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스타 아나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게다가 정선희, 김신영은 대놓고 박미선과 신봉선이 해투에서 보여준 리액션과 말투까지 따라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진행은 어딘가 모르게 반감이 들었습니다. 너무나도 낯선 얼굴들이 해투의 진행석에 앉아있어서 그럴 수도 있고, 그동안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으로 익숙해져있는 자리라 더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몇 년동안 적어도 해투에서만큼은 서로의 표정과 행동만 봐도 알아서 치고 나와주는 환상의 팀플레이를 보여주는 해투 진행팀을 반시간만에 그동안의 tv시청과 게스트 출연으로 따라잡는 것은 역부족이였습니다. 아무래도 한번도 맞춰보지않아서 그런지 4명 모두가 자신들 스스로 인정했듯이 다르게 노는 분위기에 박미선, 신봉선이 저렇게까지 깐죽대었나 싶을 정도로 정선희와 김신영의 리액션이 과하다고 까지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아무리 특별 진행이라고하나, 시작하자마자 숨고를 틈도 없이 에피소드를 시키고 개인기 요구를 남발하는 어수선한 진행도 보였습니다. 하긴 처음부터 유창하게 잘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불안불안 시작했던 해피투게더 게스트 특집은 무리한 개인기 요구에도 시키는대로 묵묵히 춤을 추던 박명수와 유재석, 신봉선의 열정적인 댄스 때문에 겨우 분위기가 살아났습니다. 특히나 유재석은 오랜만에 게스트로서 둘리춤, 메뚜기춤 등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장기인 독특한 춤을 선보여 좌중을 압도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비록 유재석이 진행석이 아닌 소외받기 쉬운 정수기 앞자리(?)로 자리를 바뀌었지만 역시나 비중은 진행자 전현무가 아닌 게스트 유재석으로 카메라 샷이 더 가곤 하였습니다.

게스트 형식으로 진행자들에게 자신들의 예능과 해피투게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하는 목적이었던 방송이였던만큼 4명의 mc들에게 이것저것 묻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유재석은 그간 방송에서 수십차례를 언급하였던 자신의 9년동안의 무명생활을 본격적으로 털어놨습니다. 처진 달팽이 압구정 날라리의 가사처럼 학교다닐 때부터 웃긴 말만 해대는 천부적인 능력때문에 어디가나 재미있다, 웃기다라는 소리만을 듣고 살아왔던 유재석인터라 당연히 개스 콘테스트에서 1등을 할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쉽게도 장려상이였고, 데뷔 1년만에 스타로 등극한다는 유재석의 희망사항과는 달리 그는 길고 긴 어둠의 세월을 보내게 됩니다. 막 데뷔했을 당시 유재석은 거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대상이 아닌 장려상으로 입상할 당시 마치 불쾌하다듯이 손을 호주머니에 넣으며 귀를 파면서 상을 받으러 나오는 모습은 그 당시 자리에 있었던 PD들은 물론 선배들에게까지 대노하게 만듭니다. 지금 유재석이 생각하면 그 땐 내가 왜 그랬지하고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로 상당히 어리석었던 행동이였습니다.

다행히 유재석은 자신이 말하는대로 뜻하는 대로 되지 않았던 세월을 무사히 잘 넘기고 서서히 그의 노력을 인정받아 차츰차츰 정상의 궤도에 올라섭니다. 보통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고 하나 그는 오히려 장려상이 마음에 안든다고 시건방지던 신인 시절과는 달리 몰라볼 정도로 겸손하고 늘 고개를 숙입니다. 그런 모습에 일부 사람들은 가식이라고하나, 그러기에 자신을 낮추는 유재석의 눈빛은 상당히 진지하고 진실되어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강호동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톱 MC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었고, 유독 어린이와 젊은층이 좋아하는 진행자로 사랑받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는 해가 가면 갈수록 신인시절 철없던 행동을 반성하면서 더욱더 자신의 지난날을 돌이켜봅니다. 그리고 빡빡한 스케줄에 지치고 피곤할 법도 하지만, 자신을 이 자리에 올려준 시청자들과 지난 무명 세월을 생각하면 내가 힘들다고 투정을 부릴 수가 없다는 진행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는 남들이 그를 부르는 칭호인 국민MC, 최고 MC도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그저 그는 유재석, 메뚜기라는 별명이 참 좋다고 합니다. 자신이 메뚜기 탈을 쓰면서 첫 버라이어티 진행자를 맡았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그 때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유재석입니다. 

9년동안 리포터 활동을 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만나보고 서서히 입지를 굳힌 유재석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게스트로 출연한 연예인 특히 예능 환경이 낯선 초보 게스트들이 출연할 당시 유재석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기도 합니다. 너무나도 많이 게스트들을 띄워주는데 급급하여 가끔은 겉으로 보이는 유재석의 존재감이 약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그들이 부담을 가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토크가 나올 수 있게하는 것이야말로 유재석의 장기이자 그가 오랫동안 토크쇼 MC로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 중의 하나죠. 그래서 특히 절친한 박미선이나 정선희나 송은이 등 자신과 친분이 있는 여자들에게 긴장감을 풀어준다고 스킨십을 할 때 그 해당 연예인들이 오해를 할 정도로 배려심이 강한 것도 가끔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다 그들과 게스트을 위한다는 행동임을 잘 알기에 별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는 것도 유재석이 그간 방송에서 보여준 예의바르고 진심으로 게스트들을 배려하는 그의 모습들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면 어제 해피투게더 진행은 일부러 과도하게 게스트로 출연한 진행자들을 몰아붙이는 경향도 없지 않았으나, 출연한 게스트들에게 부담감은 물론이고 얄밉다는 인상까지 심어주는 위험천만한 방송이였습니다. 다행히 진행석에 있으나 게스트석에 있으나 오매불망 해피투게더의 미래를 생각하며 몸 안사리고 망가져주었던 기존 진행자들이 버티고 있으니 망정이지 자칫 잘못하면 안하니 만도 못하던 해피투게더 최악의 200회 특집으로 영영 기억될 뻔 하였습니다.

왜 수많은 PD들이 진행자로 유재석을 고집하는지, 그리고 병풍이니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지킨다고 숱한 비난을 받았던 박명수가 그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역설적으로 설명한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을 위한, 그리고 그들에 의한 의미있는 특집이였습니다. 비록 해피투게더가 몇 년동안 정체되어있는 컨셉으로 말들이 많지만 그래도 계속 그 체제를 유지하겠다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치고박고 나와줘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살려주는 그들만한 진행자가 없는 것 같습니다. 스페셜 진행 시간이 끝나고 전현무가 인정하였듯이 구관이 명관이다. 명불허전이란 말처럼  해피투게더 목욕탕의 모서리 부분의 진행석에 적격인 사람은 역시 유재석이였습니다. 진행석이 있으나 게스트 석에 있으나 몸 안사리고 자신의 존재감을 더 입증하는 유재석의 겸손함과 배려 그리고 진행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머러스함이 빛났던 해피투게더 200회 특집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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