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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전망대

세경이의 전구에도 불이 다 켜질 수 있는 날이 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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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의 세경은 제가 너무나도 애착을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입니다. 사실 전 세경이보다 정음이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하지만 전 세경이가 정말 잘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지붕킥 세경이뿐만이 아니라 이 시대 모든 세경이들이 말이죠.

전 한번도 드라마의 여주인공에 대해서 애정따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안꾸며도 예쁘고 모든 남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청순가련형 여자들이 좋아보일리가 없었죠. 하지만 이제 저도 나이가 들었나 왜 그동안 트랜티 드라마에서 주구장창 나왔던 청순녀 캐릭터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보이는 세경이를 아끼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지붕킥의 세경이를 본 순간, 제 가까운 친척분이 떠오르더군요. 제 프라이버시 상 더 깊은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으나, 암튼 세경이를 볼 때마다 그 언니,오빠가 생각나 마음이 편치않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 제 주위에 그런 분이 없었다고 해도 세경이를 응원했을겁니다.


많은 20대들이 대학에 진학을 하고 있다고 하나, 아직도 집안 환경때문에 고등학교도 제대로 못나오고 세경이처럼 단순 노무직에 종사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대학에 나온 20대들은 88만원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젊은 친구들은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세경이처럼 최저 생계비에 못미치는 60만원까지 받는지는 모르겠으나, 몇 년 전 제가 모 일간지에서 본 기억으로는 세경이가 순재네 집에 가사도우미로 들어오기 전 처럼 주유소 등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근근히 살아가는 어린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아마 어떤 분들은 지붕킥의 세경이를 볼 때 마다 "요즘 저렇게 사는 애들이 어딨어?" 이렇게 생각하실 법도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는 세경이같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단지 세경이처럼 6~70년대처럼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하는 젊은 친구들은 없겠죠. 아니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하시던 말씀 중에 "내 신조는 돈이 없어서 공부를 제대로 못하는 학생이 없는 거다"라는 비슷한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 나름대로 치솟는 대학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가지 조치를 취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대학에 다닐 수 있는 형편이라도 놓여있는 사람들이나 받을 수 있는 혜택입니다. 너무 어려워서 중,고등학교도 도중에 나와야하는 극빈층에게는 교육의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맙니다. 그들도 마음만 먹으면 학교는 다닐 수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이라면, 장학금도 주고 공부를 할 수 있게 여러가지 혜택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밑의 동생이 줄줄이 있거나 혹은 자기라도 나서서 돈을 벌어야하는 상황이라면 자의든 부모의 강요든지 간에 학교를 나옵니다.

세경이가 각고의 노력끝에 트리 전구에 불을 밝힌 준혁이에게 이런 말을 했죠 "제 인생에도 전구가 다 켜지는 그런 순간이 올까요" 준혁이는 그런 행복한 날이 꼭 올거라고 하지만, 지금 세경이 앞에 놓여진 현실만을 보면 그저 희망사항일뿐입니다. 경제규모가 어느정도 성장하게 되면,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게되고, 신분 고착화 현상은 굳건해집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그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속담일 뿐입니다.



이제 이런 현상을 완화하고자 한다면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부유층과 중산층이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살펴야합니다. 그들에게 주로 주어졌던 파이를 이제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줄 수 있어야합니다. 정부가 나서서 강제로 일정부분 배분을 하고 있다고하나,시민들의 관심과 온정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지붕킥 제작진들은 예전에나 나올 법한 고등학교 중퇴자 식모 자매와 자기들밖에 몰랐던 부자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그들의 어려움을 알고 스스로 자기 자신을 변화하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따뜻한 웃음과 해학적인 캐릭터로 사람들에게 설득하려고 하는 겁니다. 역시 김영희의 일밤도 이와 같은 취지구요. 요즘같이 다들 어려운 시기에 일밤같이 억지로 눈물짜내고 손내미길 강요하는 프로그램은 안먹힌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어려울 수록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돌아보고 그들에게 따뜻한 미소와 그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몇십분간 가지면 어떻습니까? 그래서 전 오락프로그램은 잘 안보지만 일밤은 다운을 받아서라도 꼭 봅니다. 워낙 제가 특이한 성격이라 그런지는 몰라도요.



다행히 아까 뉴스에서 요즘 푼돈이라도 자기 또래의 친구들을 위해 기부하는 10대 천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오히려 어린 친구들은 자기네들 얼마 안되는 용돈을 쪼개서 아프리카에 사는 친구들을 후원하고 뇌종양에 걸린 어린 동생들도 도와주는데 그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나날히 경쟁이 치열해지고 봉사활동마저 점수를 매기고 있는 지금 우리 교육현장에서 희망의 씨앗이 돋아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제 어린 친구들부터라도 따뜻한 마음씨로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으면 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뭐니뭐니해도 세경이같은 친구들을 위해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부의 노력입니다. 정부라는 조직이 탄생한 건 돈 좀 있는 부르주아들이 자신들의 부를 지키기위해서 만들었다고하나, 지금 정부가 존재하고 있는 주된 목적은 모든 국민들이 걱정없이 잘 살 수 있는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해마다 공무원을 채용하는 것도 정치인들, 윗 분들, 부자들을 위해서 일하는게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들, 그리고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 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복지를 늘려야합니다. 한 때 '복지병'이라느니 정부실패라니 해서 신자유주의가 거세서 정부조직이 대대적으로 축소되고 복지도 함께 줄어들고 있는 판국이지만, 그럴수록 더더욱 힘들어지는 것은 세경이입니다. 신자유주의 정부도 세경이같은 사람을 위해서 무조건 퍼주기 복지가 아닌 그들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혜택을 주겠다고 하지만, 복지에 들어갈 수 있는 세금을 감면하고 다른 사회 간접 자본에 쓰여진다면 세경이의 전구에 불이 활짝 들어오는 일은 점점 요원해질거 같습니다. 진짜 세경이를 위해서 해야할 일은 뭔지 정부뿐만이 아니라 시민단체, 많은 시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고민에서만 끝날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보여줬음 합니다.
어쩌면 그건 제가 평생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과제인지도 모르구요.



아무튼 전 세경이 자매가 그들의 명의로 된 집에서 아빠와 함께 살뿐더러, 좋은 대학에도 진학하여 멋진 알파우먼으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아니 이시대 모든 세경이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았으면합니다. 그건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의 소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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