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수상 불가라더니, 대종상 영화제의 ‘굴욕' , 결국 대리수상영화제..반세기 역사상 최악 "오명’’  , '국제시장’ 대종상 빛바랜 10관왕..최악의 시상식,‘제52회 대종상영화제’ 불참-대리수상-실수로 먹칠, 볼수록 ‘망신살’ , 권위 바닥에 떨어진 대종상 영화제 파행


지난 20일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이후 쏟아져 나온 여러 연예매체의 주요 헤드라인만 추려 모았다. 그 중에는 애써 <국제시장> 10관왕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 헤드라인도 종종 보였지만, 이날 52년을 맞은 대종상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연예매체 시각은 차가웠다. 





영화, 연예 담당 기자들만 이날 열린 대종상을 곱지 않게 본 것은 아니다. 네티즌들이 대종상을 보는 시각은 더 회의적이고 냉소적이다. 심지어, 대종상을 둘러싸고 연예매체들이 뽑은 헤드라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냉정한 평가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sns을 중심으로 실시간으로 오간다. 역사를 보나, 그동안 한국 영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보나 대한민국 대표 영화제로 추앙받아야할 대종상영화제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애니깽’, ‘광해’, 그리고 ‘국제시장’  반복되는 몰아주기 역사 


1962년 1회 개최 이후, 정부가 밀어주는 국책영화, 반공영화 홍보의 장이라는 뒷 말이 무성하긴 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이름을 날리던 대종상 영화제의 오랜 명성이 십시간 금이 가기 시작한 계기는 1996년 ‘애니깽 사태’로 유명한 34회 영화제였다. 1996년은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비롯, 박광수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장선우의 <꽃잎> 등 지금도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 시기였다. 그런데 이들 작품을 뒤로하고 대종상의 선택은 김호선 감독의 <애니깽>이었다. 그것도 아직 <애니깽>이 개봉을 하기 전 상황이었기 때문에, <애니깽>에 최우수작품상, 감독상을 수여한 그 해 대종상이 보여준 행보는 지금까지도 한국영화의 대표적 미스터리 괴담으로 꼽힌다. 


1996년에는 아직 <애니깽>이 개봉 전이라는 상황을 의식했던 것인지, 기술 부문 포함 10개 이상의 상을 모두 한 영화에만 몰아주는 헤프닝은 없었다. 하지만 2012년 제49회 영화제는 대종상으로 쓰고 광해잔치라고 부를 정도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에 무려 15개의 상을 안겨줄 정도로 <광해>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줬다. 


그 해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 <광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광해>와 더불어 천만관객을 기록한 <도둑들>도 있었고, 대한민국 최초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여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도 있었다. <도가니>,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 <내 아내의 모든 것>같이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영화도 있었다. 


하지만 대종상의 눈에 2012년 한국 영화는 <광해>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흘려가다보니 상을 받는 사람도 미안해진다. <광해>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류승룡은 <광해>가 아닌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수상소감을 대신했고, 마지막 <광해>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는 상을 너무 많이 받았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있었던 영화인,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미 2012년 ‘광해 잔치’로 구설수에 올랐던 대종상 영화제이지만 특정 영화에게 몰아주기 현상은 2015년 제52회 영화제에서도 <국제시장> 10관왕을 통해 반복되었다. 이미 <애니깽>부터 시작하여 <광해> 등 대종상의 특정 영화 편애는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영화제 시작 전부터 남,여 주연상에 오른 후보 전원이 불참을 선언하는 등 끊임없이 파열음을 내온 대종상이었기에 이번 영화제에서 또다시 재림한 ‘특정상 몰아주기’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상을 받는 사람도, 그 장면을 보는 사람도 민망해지는 시상식. 가히 대종상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출석하지 않으면 상 주지 않겠다는 영화상. 결국은...


앞서 말한대로 대종상 특유의 ‘몰아주기’는 늘상 반복되어왔던 해프닝이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종상 자체에 있었다. 시작은 지난 10월 13일 열렸던 대종상 기자회견이었다. “시상식에 출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는 발언 이후, 대종상은 곧바로 ‘출석상’ 논란에 들어갔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어느 배우가 상을 받기 위해 시상식에 참석할까’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배우의 시상식 참석 여부에 오고가는 많은 관심이 부담스러웠던지, 결국 남,여 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전원이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물론 그들에게는 시상식 불참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이미 정해진 스케줄이 있었던 것. 그렇다. 제52회 대종상 남,여 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은 모두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고 바쁜 배우들이다. 유아인은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촬영 중이고, 하정우, 김윤진은 해외 체류 중이고,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지현은 임신으로 모든 공식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그런데 몇몇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대종상 측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배우들을 두고, 불과 2주 전에 섭외에 들어갔다고 한다. 여배우들에게 2주는 드레스 피팅하기도 빠듯한 시간이라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배우들은 고심 끝에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고, 대종상은 국내외 영화제를 통틀어 남,여 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하는 전무무후한 영화제로 기억되었다. 





시상식 전날, 주연후보상에 오른 배우들의 전원 불참 소식에 조근우 대종상 영화제 본부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배우들을 두고 후진국 수준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 이후 이날 대종상 불참을 선언한 배우 유아인은 자신의 sns에 ‘꼰대의 품격’이란 메시지를 남겼다. 대종상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후진국’이라고 평한 조 본부장을 겨냥한 트윗인지 까지는 알 길이 없지만,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이만큼 현재 대종상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단어가 또 있을까. 


대리 수상 안된다면서 원칙까지 실종한 희대의 영화제로 남다 


올해 대종상은 조근우 본부장이 힘주어 강조했듯이 ‘대리수상 불가’가 영화제를 대표하는 주요 원칙이었다. 하지만 주연배우상 후보에 오른 모든 배우들이 불참을 하다보니, 부득이하게 대리 수상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모든 후보가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은 남,여주연상 외에도 대부분의 부문 시상에서 ‘대리 수상’이 이뤄졌다. 심지어 공로상 수상자인 원로 배우 윤일봉마저 불참하여 그의 지인이 대신 상을 받았다. 


분명, 올해 대종상의 원칙은 출석이었다. 그런데 모든 후보가 불참하여 어쩔 수 없이 대리 수상을 할 수밖에 없는 주연상뿐만 아니라, 일부 후보가 참석한 부문에서도 참석한 후보가 아닌, 시상식에 오지 않은 후보에게 상을 주는 해프닝이 있었다. 단적인 예로, 이날 대종상에서 신인감독상 후보에 올라 영화제에 참석했던 이병헌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 불참한 <뷰티인사이드> 백종열 감독을 대신하여 대리 수상하는 수고로움을 이행해야했다. 또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유해진, 유연석의 참석에도 불구,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오달수가 조연상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대리 수상은 어느 시상식에서나 늘상 있어왔던 일이며, 용인되어왔다. 하지만 시작 전부터 ‘대리수상 불가 원칙’을 강하게 내세웠던 대종상의 대리수상 남발은 웬만한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더 웃긴 촌극으로 남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시상식에 참석한 후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후보에게 상을 수여하며, 또 그 상을 일면식도 없는 경쟁 후보에게 대신 받아 전달 하라는 지시 혹은 부탁은 대종상 역사상 아니 한국영화 역사상 길이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참석한 배우 부족...이날 주인공은 MC 신현준? 


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의 불참,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대종상 남우주연상 수상자였던 최민식이 허리 부상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대종상 영화제는 그나마 한류스타인 이민호와 라이징 스타 강하늘, 박서준, 이현우, 박소담의 등장으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면하게 된다. 


하지만 이날 시상식에 출석한 배우들이 워낙 적었던 탓인지, 수상자뿐만 아니라 상을 수여할 시상자도 턱없이 부족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5년째 대종상 영화제 진행을 맡은 배우 신현준이었다. 





시상식에 불참한 수상자들을 대신하여 상을 받는 것은 기본이요, 남우주연상 시상자로서, 또 영화제 진행까지 한꺼번에 많은 역할을 두루두루 소화한 신현준의 존재감은 일당백이었다. 


신현준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종상 영화제에서 군데군데 드러나는 파열은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MC로서 어떻게든 이미 무너질대로 무너진 영화제의 분위기를 띄우고자 노력한 신현준의 노력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내년에는 지금보다는 훨씬 영화제로서 품격을 갖춘 대종상에서 MC 신현준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10관왕의 영예를 차지한 <국제시장>도 아니요, 신현준의 일당백만 남은 제52회 대종상 영화제는 그야말로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아니 다시는 반복되면 안될 뼈아픈 교훈을 남기고 쓸쓸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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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49회 대종상 영화제가 끝난 지 어엿 3일이 지났건만, 여전히 대종상을 둘러싼 대중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이번 대종상을 통해 <광해, 왕이 된 남자>가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아바타>를 뛰어넘는 '15관왕'이라는 위엄을 달성했음에도 불구 <광해>의 15관왕을 축하하기보다, 철저히 냉소를 보낸다. 오죽하면 한 영화 전문지의 기자는 <광해>에게 15관왕을 안겨준 대종상 영화제를 두고, <광해>의 지능적 안티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영화 <광해>를 공동으로 제작하고 배급한 CJ 엔터테인먼트의 지독한 <광해> 띄우기는 약간 거부감을 들기도 했지만, 개봉 전부터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게 했던 영화고, 결말이 약간 아쉬운 것을 빼면 상업 오락 영화치곤 잘 만든 작품에 속한다. 


극 중 원톱 주연을 맡은 이병헌의 연기도 훌륭했다. 올 해 안성기, 최민식 등 쟁쟁한 남자 배우들의 호연이 두드러지기도 했지만, <광해>에서 이병헌의 연기만 놓고 보자면 충분히 남우주연상 탈 만하다. 이번 <광해>가 대중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배경에는 1인 2역을 맡아 완급조절에 성공한 이병헌의 공이 제일로 크다. 


하지만 기술상인 촬영상, 음악상 등을 살펴보면 과연 <광해>가 이 부문 모두 차지해도 괜찮은 가를 묻게 한다. 물론 <광해>도 안정된 화면 구도를 보여주었고, <광해>에 어울리는 음악을 위해 애쓴 스태프들의 노고를 폄하하고자하는 의도는 아니다. 그러나 과연 <광해>가 대종상에서 여타 영화들을 제치고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신인 연기상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석권할 정도로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선진적인 기술력을 선보였나? 냉정히 말해서 그건 아니다. 


<광해>가 시사회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평론가들을 비롯한 대중들은 연달아 <광해>에 호평을 보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업 영화'라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만약 <광해>가 <피에타>처럼 베니스 영화제,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같은 굵직한 국제 영화제를 겨냥한 작품이라면, 지금까지 <광해>를 좋게 평하던 평론가들의 반응은 정반대로 뒤집어질 확률이 높다. 어디까지나 대중들을 위한 오락 영화이기 때문에 <광해>가 잘 만든 영화로 불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광해>는 대종상과는 달리 영평상에서 미술 부문 하나만을 수상하는데 그쳤다)


만약에 올 한 해 영화계가 엄청난 흉작이 들었는데, <광해> 밖에 볼 만한 영화가 없었다면 <광해>의 15관왕은 지극히 당연하게 보여질 지도 모른다. 그런데 참 불행히도, 올 2012년은 충무로에 역사에 있어서 유례없는 풍년이었다. 지금 1100만 관객을 넘었다는 <광해> 이전에 이미 <도둑들>이 천만관객 기록에 가입한 지 오래고, 천만 관객을 넘지 않았다해도 <건축학개론>, <범죄와의 전쟁>,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골고루 인정받은 영화도 많았다. 그리고 사법부 개혁에 경종을 울리던 <부러진 화살>은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 300만이 넘는 스쿼어를 기록 제작 투자 대비 엄청난 흥행을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 최고 상을 수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 대종상이 기억한 이름은 오직 <광해>뿐이었다. 여우주연상과 심사위원 특별상만을 건진 <피에타>를 비롯 다른 영화는 철저히 <광해>를 위한 박수 부대로 전락했다. 상을 15개를 받은 <광해> 측도 그 자리에 참석한 영화인들도, 그 방송을 생중계로 보고 있던 시청자들도 뒤에야 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민망한 수상 결과다. 오죽하면 마지막에 최우수 작품상을 받기 위해 무대 위에 나타난 <광해> 제작사 리얼라이즈 픽쳐스 원동연 대표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할 정도니, 말 다했다. 


아무튼 3일이 지나도 여전히 말 많은 대종상의 엄청난 결과에 휘발유를 뿌리는(?) 소식을 들었으니, 바로 다가오는 7일 열리는 제32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시상식(이하 <영평상>) 시상 결과다. 


시상식은 11월 7일에 열리지만, 일찌감치 10월 16일 총 14개 부문 수상자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던 영평상은 사실 대중들이 크게 관심있는 상이 아니었다. 대종상이나 청룡영화제처럼 공중파 방송에서 시상식을 방영하는 것도 아니고, 고귀하신(?) 영화평론가들이 모여서 주는 상이기에 으레 그들만의 잔치라고 받아들이는 이도 있었다. 


실제로 영화를 보는 평론가들과 대중들의 시선은 판이하게 갈라질 때가 종종 있었다. 그 단적인 예가 지난 2006년 개봉한 심형래 감독의 <디워>다. <디워>가 개봉한 이후 일반 대중들은 <디워>를 보기 위해 긴 줄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정작 <디워>를 보는 평론가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 없었다. 당시 <디워>에 빠져있던 몇몇 대중들은 <디워>에 악평을 날리는 진중권 및 평론가들을 두고 '엘리트리즘'에 빠져있는 고상한 집단이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하였다. 그 뒤 <디워>처럼 평론가와 대중들이 한 영화를 두고 대치를 벌이는 대형 사건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개봉한 <007 스카이폴>을 두고 평론가들 평은 좋은데, 정작 대중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은 일은 계속 이어져왔었다. 


그런데 대종상 홍역을 치르고 난 이후에 뒤늦게 주목받은 영평상 수상 결과는, 대종상과 비교했을 때 충분히 납득가는 결과다. 이번 영평상 결과를 보고 네티즌들은 만족할 결과라면서 차라리 대종상 대신 영평상을 공중파 방송하는게 어떻겠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것을 몰라도 <도둑들>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도 밀리지 않은 선진 촬영 기법을 알아주는 것도 영평상이었고, 90년대 향수를 아련하게하는 <건축학개론>의 수준 높은 음악을 인정하는 것도 영평상이다. (참고로 대종상에서 <광해>와 똑같이 천만 관객을 넘은 <도둑들>은 김해숙 여우조연상 하나만 받았고, <건축학개론>은 아예 대종상에 출품 자체를 안했는지, 신인여우상 후보에 오른 배수지 빼곤 그 존재감마저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올해 초 개봉하여, 대다수 멀티플렉스에는 걸려있지도 않았지만, 신인감독의 작품이라고 믿을 수 없이 '그레이트'하고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밍크코트>가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격한 축하를 보내고 싶다.  비록 상업적인 흥행에 실패했어도 <밍크코트>가 영평상에서 상을 받을 수 있던 것은, 다른 것은 몰라도 미학과 예술, 작품성 관점에서 영화를 보는 평론가들이 심사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영화제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대종상과, 평론가들이 주는 상을 보는 대중들의 시각차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영평상의 모든 수상 결과에 만족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영평상의 시상 예정 결과는 '대종상'과 비교했을 때, 공정한 상이란 이런 것이라고 적잖은 깨달음을 주는 것 같다. 일찌감치 수상자 명단을 발표한 영평상 측은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니었을 바가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지난 90년대 상영도 하지 않은 <애니깽> 사태 이후 다시 한번 대중들을 '멘붕'시키는 엄청난 수상 결과를 만들어낸 '대종상'은 영화제로서 응당 갖춰야할 것으로 보이는 신뢰성과 공정성 면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  지금 광해 독식을 둘러싼 15관왕의 심각성을 애써 무시하고,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늘 해왔던 대로 계속 가던 길을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엄청난 돈을 들이면서까지 공중파 방영을 계속 이어가 '대종상'이라는 이름값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는 매년 자기네들끼리의 리그를 속절없이 구경해야하는 대중들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화를 안겨줄 뿐이다. 


오죽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제가 <광해> 안티나는 쓴소리를 들어야할까.  지금으로서는 다소 어려워보일 지 몰라도, 내년 대종상은 제발 수상자가 진심으로 기뻐하고, 수상자에게 뜨거운 축하박수를 보낼 수 있는 진정한 영화인의 축제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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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지난 30일 열린 49회 대종상 영화제는 말그대로 '광해 천국'이었습니다. 


영화제의 꽃인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부터 의상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까지. 기술 부문의 상은 모조리 <광해, 왕이 된 남자>가 휩쓸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천만관객을 넘었고, 대중 상업영화치고 상당히 잘 만든 작품인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올 한해는 <광해, 왕이 된 남자> 말고도 한국 영화를 수놓은 훌륭한 작품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최민식, 하정우 주연의 <범죄와의 전쟁>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에 사법부 개혁에 대해 화두를 내던진 <부러진 화살>. 한국 영화계의 정통 멜로 바람을 다시 불러일으킨 <건축학개론>. 그리고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의 위용을 만천하에 알린 <피에타>. 천만관객만 넘지 않았을 뿐이지, 관객들에게 큰 여운을 남긴 작품이 줄을 잇던 2012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대종상 영화제는 올 한해 개봉한 영화 중에 <광해, 왕이 된 남자>만 기억하고 있는가봅니다. 오죽하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 위해 무대 위에 등장한 <광해, 왕이 된 남자> 제작사 리얼라이즈 픽쳐스 원동연 대표가 영화계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표할 정도로, 받는 이도 머쓱하게 만드는 시상식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배우상은 예년과는 달리 줄 사람에게 주었다는 반응입니다. 인기상을 수상한 이병헌이 남우주연상까지 독식하는 바람에, <범죄와의 전쟁>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최민식이 무관으로 남게된 아쉬움이 있었지만, <광해, 왕이 된 남자> 속 이병헌만 놓고 보자면 그 역시 남우주연상 탈만한 자격이 충분했거든요. 


무엇보다도 가장 반가운 수상자는 <피에타>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조민수와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김성균을 꼽고 싶네요. 조민수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가장 유력한 여주주연상 후보였음에도 불구, <피에타>가 황금 사자상을 타는 바람에 아깝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지 못한 아픔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그녀의 수상은 '유력'에 가까웠습니다. 조만간 열릴 스포츠조선 주최 <청룡영화제>에서도 조민수에게 여우주연상을 허할지 의문이지만 일단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의 한을 푼 조민수의 수상은 당연하면서도 진심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또한 남우조연상 류승룡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영화로 동시에 후보에 올라 신인남우상을 거머쥔 김성균의 수상은 오랜 인내의 시간이 주어진 달콤한 결실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던 김성균은, 한 때 생활고에 연기를 포기할까 싶은 생각도 있었답니다. 그러나 우연히 <범죄와의 전쟁> 오디션을 보게 되고, 그 뒤로 영화계에 입문한 김성균은 오랜 시간 연극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사람들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2대8 단발머리 하정우의 오른팔을 보고 그제서야 김성균을 알아보았지만, 그 이전부터 그는 준비된 배우이자 날개만 달아주면 언제 어디서라도 훨훨 날 수 있는 백조였던 것이죠. 역시나 그는 <범죄와의 전쟁> 한 편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배우가 되었고, 이후 <이웃사람> 등에서도 광기에 가득찬 섬뜩한 연쇄살인마 연기를 펼친 김성균은 이제 한국 영화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거목'입니다. 


그러나 올 대종상 영화제 시상 도중에 가장 많은 화제를 안겨준 이는 '충무로의 귀요미(?)' 류승룡이었습니다. 지난 해 청룡영화제에서 뼈있는 개념소감으로 수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재치만점 류승룡은 이번 대종상 영화제에서도 위트있는 감각으로 시종일관 보는 이들의 배꼽을 잡게 하였습니다. 


지나친 광해 수상 남발로 어느 때보다 말이 많은 대종상 영화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제가 개최될 때마다 말이 많았던 배우들의 호응도는 참 좋았던 영화제로 기억되는데요, 그 중심에는 단연 류승룡이 있었습니다. 


대종상 영화제가 열리고 영화제를 축하하기 위해 축하공연을 펼치는 박진영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있는 임수정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고 구애를 청했습니다. 거기까지는 그동안 영화제에서 축하공연 온 가수들이 배우들의 호응도를 높이기 위해 많이했던 이벤트였죠. 그런데 거기서 임수정을 향한 박진영의 검은 손(?)을 퇴치할 흑기사가 등장합니다. 올해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임수정을 사랑하는 카사노바로 활약한 인연 때문인지, 류승룡은 임수정을 향한 박진영의 구애를 적극적으로 막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진영의 이벤트에 재치있게 화답한 류승룡 덕분에 머쓱할 수도 있었던 축하 공연이 유쾌하고 화기애애 진행될 수 있었죠. 


류승룡의 남다른 재치는, 시상식의 백미이자, 그를 가장 돋보이게하는 수상소감에서 반짝반짝 빛나게 됩니다. 올 한해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2012년 충무로를 빛낸 스타로 입지를 굳힌 류승룡은 남우조연상 수상이 유력시된 배우였습니다. 류승룡 역시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해 광해 15관왕에 보탬이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올 한해 류승룡을 최고의 매력남으로 등극하게 만든 영화는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꼽고 싶습니다. 


역시나 개념 소감의 달인 류승룡 선생 답게, 그는 흥행, 작품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음에도 불구  광해 천국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내 아내의 모든 것>을 거론하는 센스를 발휘했습니다. "<광해>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지만,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수상 소감을 밝히겠다고 하여 좌중의 폭소를 유발한 류승룡. 류승룡이기에 할 수 있었던 재치있으면서도 뼈있는 수상 소감이 아니었을까요. 





연거푸 이름을 호명받아 상 받으려 나오는 사람이 미안해하는 시상식. 제 아무리 천만관객에 작품성까지 갖춘 영화라고 해도 한 영화가 모든 부문을 독식하는 것은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한 영화가 동시에 3~4개관을 차지하는 멀티플렉스 문화와 너무나도 닮아있었던 대종상 영화제. 그나마 대종상 측의 지독한 <광해> 사랑에 밀려 무관으로 남은 자신의 다른 출연작 <내 아내의 모든 것>과 아쉽게 상을 받지 못한 선배들도 살뜰하게 챙긴 류승룡의 '이름 모를 젖소'가 살린 시상식. 이번 광해 천국의 대종상의 히어로는 단연 류승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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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