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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나름가수다 정준하 가슴을 울린 진정성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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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한도전>이라서 가능한 특집이었을까요? 기대 이상으로 볼거리도 풍성했고, 7명이 선보이는 무대 모두 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면서도, 진한 여운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특히 연출과 편집에서는) 원조인 <나는가수다>보다 괜찮았다고 평하고 싶을 정도로 완벽한 패러디였습니다. 

<나는가수다>보다 더 예능에 충실한 <무한도전-나름가수다>이기 때문에, 그리고 연말(녹화 당시 2011년 12월), 신년 특집으로 기획되었던 터라 첫번째에 올라선 정준하를 제외하곤 모두 다 화려하기 짝이 없는 '쇼!쇼!쇼!' 퍼레이드였습니다. 특히나 '영계백숙'을 뮤지컬 버전으로 선보인 정형돈은 원곡자 윤종신도 인정하는 아티스트적 면모를 마음껏 뽐내면서  큰 박수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리쌍 유랑극단을 대동하고 '삼바'에 도전장을 낸 길의 뮤지션으로서 역량은 두말 나위 할 것 없이 완벽했구요. 

 


첫번째 무대부터, 마지막 무대까지(그런데 이 마지막 무대에서 반응이 엇갈리네요) 모두다 만족스럽고 훌륭한 무대였기 때문에  1위부터 7위까지 순위를 매기기가 다소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말 예상 밖이였습니다. 1위부터 7위까지. 특히나 3위를 차지한 박명수와, 5위 길. 그리고 7위를 차지한 하하의 순위는 서로 뒤바뀐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무한도전> 김태호PD도 어찌할 수 없는, 청중평가단이 그렇게 뽑은 것이니까. 그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해야겠지요. 

가장 의외의 결과를 보였던 것은 1위 정준하입니다. 첫번째 무대에, 게다가 시선을 떼기 어려울 정도의 압도적인 화려한 쇼 퍼레이드에서 유일하게 발라드로만 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1위를 차지하였으니까요. 워낙 가창력이 쟁쟁한 가수들끼리 경쟁하는 <나는가수다>에서도 기피하는 첫번째 무대에서 그것도 상대적으로 조용한 '키 큰 노총각 이야기'가 1위를 차지했으니 놀랄 만도 합니다.

그런데 무대와 노래 자체로만 평가한다면 정준하의 1위는 딱히 놀랄만한 결과가 아닙니다. 나란히 1위,2위를 차지했던 정씨 형제들 모두 다 당연히 받을만한 순위입니다. 다만 노래 본연에서 오는 감동보다 외적인 요소에서 오는 스펙타클과 퍼포먼스로 좌지우지되는 <나는가수다>식 평가방식에 길들여졌기 때문에 정준하의 1위를 의외로 받아들이는 것이죠. 

 


물론 노래와 무대 완성도만 놓고 본다면 2위를 차지한 정형돈 '영계백숙' 뿐만 아니라 전문 가수인 리쌍과 요즘 최고로 잘나가는 히트 메이커 신사동 호랭이와 불멸의 1인자 유재석과의 호흡이 이루어낸 '더위 먹은 갈매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참신성과 독특함을 따지면 세계적인 레게 뮤지션 스컬을 대동하여 수준높은 음악성을 펼친 하하를 높이 쳐주고 싶구요. 

만약에 프로 가수들 중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이들만 나올 수 있고, 신나는 볼거리에 높은 점수를 가중하는 <나는가수다>에서는 상위권까지 노려볼 수 있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앵콜 요청을 받을 정도로 완벽했던 길은 의외로 낮은 순위를 받았고,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한 레게를 추구했던 하하는 7위를 받는데 만족해야했습니다. 

반면 정준하의 '키 큰 노총각 이야기' 솔직히 말해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뛰어났다고는 말 할 수 없습니다. 만약에 <나는가수다> 자문위원단나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이 평가한다면 감정 전달을 좋았으나 비음이 많다면서 어떻게든 혹평을 전달하려고 하겠죠. 하지만 정준하의 특유의 비음과 그 뒤에 펼쳐진 눈 부시게 화려한 무대들도 정준하의 노래를 향한 진정성을 넘을 수 없었습니다. 

'키  큰 노총각 이야기'는 결혼을 하고 싶으나, 그러지 못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노래입니다. 꼭 결혼이 하고 싶은 본인의 절박한 심경을 고스란히 토로했기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멜로디를 부를 수 있었고, 듣는 이들 또한 정준하의 진심어린 소망을 귀담아 들으면서, 그 순간만큼은 고스란히 그의 감정에 몰입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가장 찡한 부분은 "노총각 여러분 힘내세요." 라는 가사였습니다. 정준하뿐만 아니라, 대표적 노총각 연예인으로 불리는 나름mc 정재형은 물론, 수 많은 결혼적령기 남성들의 마음을 울리기 충분했습니다.  

물론 배용준, 이병헌 등을 제치고 빨리 결혼했으면 하는 연예인 1위로 손꼽히는 정준하이기 때문에, 정준하의 프러포즈나 다를 바없는 '키 큰 노총각 이야기'를 계기로 빨리 니모와 결혼하라는 <무한도전>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과 지지가 그의 1위에 한몫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정준하의 노래는 평소 정준하라는 인물을 딱히 좋아하지도, 그가 장가를 가던 말던 크게 관심없는 사람의 가슴도 촉촉히 적시게 하는 감동을 안길 만큼 애절하고 진솔한 가사와 전달력이 좋았다고 평하고 싶네요. 

<나는가수다> 이상의 연출력과 편집과 퍼포먼스, 그리고 <나는가수다> 초반의 무대를 임하는 진정성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나름가수다>입니다. 비록 엇나간 랩에도 불구하고 피쳐링 김범수 빨로 3위를 한 박명수의 순위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말이 많겠지만, 순위에 상관없이 청중평가단과 시청자이 흡족해할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 멤버들과 제작진의 노고와 투혼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특히나 정준하의 '키 큰 노총각 이야기'의 의외의 선전은 첫무대, 화려한 퍼포먼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래 그 자체를 잘하는 것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의미있는 1위로 오랫동안 기억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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