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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남자의 자격 이경규 공황장애 고통 애써 숨겨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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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이 53. 함께 연예계에 발을 디뎌놓은 동료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이제 그 나이대에서 가장 활발하게 꾸준히 활동하는 방송인은 이경규밖에 없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끔 대중들의 질책을 받기도 하였지만 방송 활동을 중단할 만큼 큰 사건에 휘말린 적도 없었고, 매일 변함없이 대중들 곁에서 웃음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희극인. 이경규를 그렇게 정의하고 싶네요.

 

30여년 전 방송 데뷔 이후 3번 바뀐 강산보다 더 요동친 방송계에서 전형적인 50대의 얼굴을 한 이경규가 버터내기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였습니다. 방송국뿐만 아니라, 어느덧 그의 동갑내기들이 하나둘씩 사회를 떠나고, 60 정년만 채워도 다행이라는 말이 있듯이 언제 불러닥칠지 모르는 명퇴의 압박을 견디면서 살아야하는 50대입니다.


 

그래도 최근 '꼬꼬면'을 통해 금전적으로 대박이 나고, 50이 넘은 나이에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명mc로 인정받으며 활발히 방송활동을 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이경규이긴 합니다. 하지만 연예계가 어떤 곳입니까. 매주 시청률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기본, 아무리 찬사받는 연예인이라도 가딱 잘못했다간 바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곳이기도 하지요.

 

그런 곳에서 무려 20년 넘게 정상의 자리를 지켜오면서 마냥 평탄하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그가 맡는 방송마다 줄줄이 조기 폐지 당하는 슬럼프도 있었고, 이제 자리에서 내려오라는 은연 중의 압박도 느꼈을 것이구요. 하지만 매사 직선적이고 버럭잘하는 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터라 그가 이토록 심각한 아픔을 애써 숨기고 왔는지까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공황장애
.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심한 불안, 가슴 뜀, 호흡 곤란, 흉통이나 가슴 답답함, 어지러움, 파멸감, 죽음의 공포 등을 경험하게 되고, 갑작스럽게 발작하기 때문에 더욱 두렵게 다가오는 무서운 질환이지요. 당연히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하고 활동이 많은 연예인에게는 치명타나 마찬가지지요.

 

희극인으로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 정작 본인은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면서 외로워했던 힘든 나날이였습니다. 매일 자신이 살아있나 확인하기 위해 살을 꼬집는 아픔 속에서도 방송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병원을 오가면서 녹화에 임하면서 애써 태연하게 웃어야만했습니다. 그렇게 이경규는 남몰래 공황장애를 철저히 숨겨왔습니다. 웃음을 줘야하는 예능인에게 공황장애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자기 스스로 발작을 견뎌내야했던 이경규는 그림으로 알아보는 심리테스트에서 불안감이 강하고 이를 심리적 억제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자마자
, 덤덤하게 공황장애라는 병을 앓고있다고 고백합니다. 진단을 받고 난 이후 4개월 동안 갑작스럽게 생기는 발작때문에 녹화를 중단하고 바로 병원에 달려가는 강행군을 펼쳤다고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과로 때문에 병원에 자주 가는 줄 알았습니다. 당연히 남격 멤버들의 충격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경규를 방송에만 접한 시청자들도 그가 어떻게 견뎌왔는지 이야기만 들어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끔찍한 고통입니다. 딱히 공황장애라는 병을 앓지 않아도,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느껴오고, 답답한 느낌에 엘리베이터도 제대로 타지 못하고 10층까지 걸어 올라가야하는 상황. 그럼에도 그는 방송과 가족을 위해서 발작 이후에도 더욱 악착같이 녹화에 참여했고, 예전보다 더 크게 버럭하면서 애써 자신의 병을 삭혀왔습니다.

 


죽을 것 같은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기에 온전히 홀로 감당해야했던 끔찍한 고통이었습니다
. 이제는 적극적인 상담과 약물 치료로 많이 호전된 상태라고 합니다. 그래서 계속 침묵을 유지하고 공황 장애를 이겨내려 했으나, 그림에서 드려났던 자신의 내면에 끝내 자신의 아픔을 드러낸 그입니다.

 

이경규뿐만 아니라 의외로 많은 중년 남성들이 공황 장애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족의 부양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어떻게든 지금의 자리에서 살아남아야한다는 압박감이 이 시대의 아빠들을 극도의 공포감에 몰아넣고, 또 살기 위해 애써 혼자 고통을 참아내야만 하는 씁쓸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 아무리 또래에 비해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명성을 누러온 이경규라고하나, 그에게도조차 닥쳐온 공황장애의 두려움이 결코 개인의 문제로만 비춰지지 않습니다.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최상의 대안을 찾으려는 완벽주의적 성격에 그 어느 누구보다 진정성을 중시하는 그인터라그 진정성에 의심받으면 큰 상처를 받고 회복되기가 어려워 공황 장애의 압박이 찾아왔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그가 고통스러워했던 4개월은 결코 그에게 편한 시간들이 아니었습니다. 꼬꼬면에 얽힌 여러가지 소문들과 가장 아끼던 후배 강호동의 갑작스러운 잠정 은퇴. 특히나 애써 강한 척 보일려고 하는 이경규인터라 아무도 모르는 사이 그 충격들이 고스란히 마음의 병으로 옮아가게 되었구요. 다행히 어떻게든 이겨낼려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공황 장애도 많이 호전되었고, 용기내어서 털어놓은 고백때문에 이제 남자의 자격 출연진과 시청자들도 그가 그간 느꼈던 고통으로 그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시청자와 방송을 위해 끊임없는 고통 속에서도 참고 견디면서 어느 정도 이겨냈다고 너무나도 담담하게 고백하는 이경규의 모습을 보고 역시 오랜 세월동안 변함없이 정상을 지킨다는 것은 그냥 운으로 주어진 것이 결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다시 한번 그가 존경스럽기까지 느껴집니다.

 


세상의 대부분 사람들은 상처받기 쉽고 깨지기 쉬운 나약한 존재라고 합니다
. 하지만 자신이 받은 상처는 아파하면서도 정작 자신에 의해 타인이 받을 고통은 모르고 더 큰 아픔을 남기고 맙니다. 나약하지만 소중한 서로의 존재를 알고 소중하게 서로를 보듬아 살아간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이경규씨뿐만 아니라 그와 똑같은 아픔을 겪는 분들 모두 힘내시고, 툭툭 털고 일어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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