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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짝 남자3호 과한 화장 이해는 되나 공감받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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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는 좋았으나, 보여주는 과정은 썩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모태솔로.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짝>에 출연한 모태 솔로남들은 보통의 솔로들의 일반적인 문제처럼 인연이 닿지 않아서, 눈이 높아서, 소심한 성격 때문에 연애를 못해본 것이 아니라, 왜 그들이 지금까지 솔로로 지낼 수 밖에 없는 개인적 성향의 결함만 과장되게 강조하여 보여준 꼴입니다. 

<짝> 특유의 과장된 편집이 실제로는 그게 아님에도 더욱 그들을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욕먹기 쉬운 인물로 만들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화제가 되고 시청자들에게 비판받는 인물이 하나둘씩 있어야 생명 유지가 가능한 운명을 가진 방송이기도 하니까요.

 


역시나 이번 모태솔로 편에도 시청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인물이 연이어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주에는 여자4호의 옷차림을 지적한 남자5호가 집중 포화를 받았다면, 이번주의 핫 피플은 단연 남자 3호입니다. 사실 지난 주에도 정식적으로 남녀 출연진간에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기 소개시간부터 바지를 내리는 등 유독 독특함을 강조했던 남자3호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가 바지를 내렸던 이유를 들어보니 약간 짠했긴 했습니다. 그는 학창 시절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이후 좀처럼 사람을 믿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가장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을 때도 자기를 이해할 수 있고, 끝까지 곁에 있어주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첫 만남에서부터 바지를 내렸고, 급기야 운명의 끈으로 결정된 여자4호와의 데이트에서는 진한 화장을 하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남자의 과한 화장은 차라리 안하느리만 못하였습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남자3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여자2호의 마음이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 그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불편한 감정을 늘어놓을 정도니까요.

물론 남자3호가 오죽하면 여자와의 첫 만남에서부터 극단적인 행동을 취할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크긴 합니다. 남자3호는 자기가 여자4호와의 데이트에서 보여준 행동이 상대방을 언짢게하는 무리수와 결코 해서는 안될 행위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워낙 사람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불쾌한 감정이 들게하는 행동으로 이런 황당한 부분까지 감수하고, 진짜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이성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 가슴에 와닿지는 않지만 이해가 되긴 합니다. 

허나 사람 간의 신뢰와 사랑은 굳이 처음부터 자극적인 상황 설정으로 옥석을 가려내지 않아도 충분히 쌓을 수 있는 것입니다. 남자3호가 첫 만남때부터 바지를 벗지 않고, 과한 화장을 하지 않아도 그에게 호감을 보이고, 그의 깊은 상처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여자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정 그 여자의 진심을 테스트 해보고 싶다면 어느 정도 만남을 가진 이후 옷을 벗거나 진한 화장이 아닌 다른 의도된 상황으로도 충분히 그 여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구요.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의 진정성을 누군가에 의해서 확인받기 위해 시험당하는 것을 썩 좋게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남자3호는 아직 그가 어떤 사람인지도 상대방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 상태에서 다소 불편한 방법으로 여자들을 대놓고 시험해 오히려 황당하다는 반응만 이끌어냅니다.  

 


때로는 가식보다 솔직한 면이 나을 수도 있으나, 아직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지나친 솔직함은 오히려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남자3호 말마따라 차라리 처음부터 "나 이런 사람이야."하고 커밍아웃 한 이후 그 극단적인 면을 수용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고자하는 심리는 알겠으나,  현재 남자3호가 애정촌에서 보여준 행동들은 오랫동안 그를 알고, 나름 그를 이해한다는 사람들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과한 설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초반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지는 모르나, 그것도 정도 껏이지 오히려 그를 좋게봐주려던 사람들조차 휙 돌아서버리게 만들 정도입니다.

 


제목만 모태솔로일 뿐. 보통 모태 솔로남들이 솔로로 지내게된 일반적인 이유를 제대로 담아내지도, 공감대도 얻어내지 못한 특집이라고 평하고 싶네요. 물론 돌출 행동을 일삼은 몇몇 출연자 때문에 재미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코 또 한번 봐주고 싶은 유쾌한 방송은 아니었습니다. 눈에 아이라인을 그리고, 심지어 볼에 빨간 하트를 새긴 남자3호와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피하고 싶은 출연자들의 시선. 그것이 이번 모태솔로 편을 바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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