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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승승장구 이수근 웃음 뒤에 숨겨진 처절한 가족사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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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mc로 등장한 절친 김병만과 마찬가지로 꽤 오랜 무명 생활을 겪었다고하나, 이제는 국민일꾼으로 대중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는 이수근에게는 어떠한 그늘이 없어보였어요. 과거에는 고생 좀 했을지언정 지금은 불러주는 곳도 많고 풍문대로 300억은 아니지만 대다수 서민들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하는 돈도 그럭저럭 벌어놨고 어여쁜 아내와 행복하게 사는 인기 방송인. 더군다나 유독 밝고 활기차고 싹싹한 모습만 강조되었기 때문에 우리들과는 달리 늘 밝고 근심걱정없이 사는 딴 세상 사람인 줄 알았죠. 

 

그래서 얼마전 모 토크쇼를 통해 아내가 임신중독증으로 신장이 좋지 않아 투병 중이고, 거기에다가 둘째가 뇌성마비 조짐을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철렁거리더군요. 보통 사람들도 감당치 못할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매번 방송에서 웃음을 안겨줘야하는 웃기는 사람으로 살다보니 애써 그 고통을 고스란히 감추고 깔깔깔 웃어야했던,  네 그는 천상 개그맨 이수근입니다. 



그런데 현재 아내와 자식이 아프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수근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는 뼈아픈 비밀이 있었죠. 단순히 어릴 적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다 정도가 아니에요. 어린 시절 이유없이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은 신내림을 받고 무속인의 길을 걷게된 어머니. 그런데 어머니가 무속인이라는 것보다, 어머니와 따로 살아야한다는 것이 어린 이수근에게는 더 큰 상처였죠. 유독 생활력이 강한 아버지가 애쓴다해도 도무지 채워지지 않은 어머니의 빈자리는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이수근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은연 중에 주변 눈치를 봐 진짜 야비한 것이 아니나고 질타까지 받는 도무지 고치기 힘든콤플렉스로 남게 되었죠.

 


예능적 재미를 위해서 가끔 벌이는 야비한 행동, 그런데 유독 그 행동을 할 때마다 카메라는 물론 눈치를 살살 보는 행동때문에 더 의도치 않게 천성이 비열한 것이 아니라는 엉뚱한 비난을 받던 일이 종종 있었죠. 하지만, 정말 야비해서 그런게 아니라 어릴 적 친척집을 전전해야했고 그래서 빨리 식사 자리를 비켜야한다는 편치 못한 압박감이 어린 이수근을 주눅들게 만들었고 자꾸만 주위를 살필 수 밖에 없었던 것지요. 

 



그렇게 가장 행복하게 지내야할 시절조차 눈칫밥을 먹어야만 했고 말못할 고민들로 지금도 상시 두통약을 복용하는 이수근이지만 그래도 그는 도저히 그런 불행한 어린 시절이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밝고 활기찬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비록 홀아비와 다를 바 없는 역경의 생활 속에서도 구김살없이 세자식을 키우고자 노력한 아버지의 유쾌함을 그대로 빼닮은 것도 있고, 자기 자식들에게는 자신이 겪었던 아픔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이수근의 강한 생활력이 오늘날 보기만 해도 즐거운 방송인이 된 원동력이겠죠.

 


이제는 어머니의 직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고, 그 어떤 어머니보다 존경한다는 장한 어머니이지만, 그 어린 나이에도 어머니가 무속인이라는 것보다도   지금도 그 때 어머니가 겪어야했던 불행을 회상하면 눈물부터 흘릴 정도로 평생 가슴에 응어리를 지고 살아야하는 막내 아들. 어머니의 빈 자리가 그리워 자면서 아버지와 형의 젖꼭지를 대신 만지기까지 한 힘든 기억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자다가 아버지 젖꼭지를 요강으로 착각해 거기에 뜨거운 물(???)을 투하시켰다는 웃음으로 승화시키고자하는 이수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를 둘러싼 개인적인 사정은 편치 않고 자꾸만 이수근의 어깨를 무겁게만 합니다. 그래서 도저히 웃음과 어울리지 않은 그의 아픈 과거와 최근 상황이 더욱 짠하고 무겁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수근은 그 특유의 유쾌함과 성실함으로 자신에게 또 다시 찾아온 불행을 이겨내고 변함없이 우리 곁에서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는 희극인으로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대중들이 이수근에게 건내야하는 말은 그저 "힘내세요."는 따스하게 그를 격려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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