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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8주 결방 불행 중 다행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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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가 20년 만에 파업 50일 돌파라는 신기록을 수립함에 따라 자연스레 <무한도전>도 어느새 8주째 결방을 맞이하게 되었군요. 그간 가장 길었던 결방이 6주째였는데, 거기에서 2주 더 결방에 그리고 더 긴 결방을 각오해야할 것 같은 징조가 더욱 <무한도전> 시청자들을 우울하게 합니다. 


그런데 <무한도전>과는 달리, 다른 MBC 예능 프로그램들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방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무한도전>과 함께 파업에 들어가여 결방했던 <우리 결혼했어요>도 외주 인력을 투입하여, 억지로 정상적인 방송을 내보내고 있고, <우리들의 일밤>과 같은 경우에는 아예 외주제작 100% 시스템으로 지난주 개편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한번 제작이 시작되면 중단하기 어렵다는 프로그램 특성상 MBC에 소속되어있는 드라마 PD들도 섣불리 파업에는 참여하고 있진 않지만,  인기 절정의 <해를 품은 달>이 종영을 앞둔 한주 돌연 결방을 선언해 그만큼 지금 파업이 꽤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짐작케했구요. 

하지만 <해를 품은 달> 김도훈PD가 기회주의자라고 억울하게 욕먹을 것을 강요하고, 한주 결방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뉴스를 제외한 다른 프로그램들만 본다면 지금 MBC가 대대적인 파업에 들어갔다는 것을 거의 눈치챌 수 없다는 것이죠.  

 


대부분 MBC 소속 PD들은 파업을 선언했으나, 외주 인력과 간부급 보직PD 등을 동원해 어떻게든 파업 여파를 줄이려고하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는 달리, <무한도전>은 아예 파업의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습니다. 이유는 다른 프로그램과는 달리 <무한도전>은 대체 인력 투입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태호PD 존재가 결정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사측에서도 섣불리 대체인력으로 <무한도전>을 찍는 무리수를 상상조차 하기 힘든거죠. 

결국 어제도 <무한도전 스페셜>로 재방송에 들어간 <무한도전>. 특히나 어제는 무려 작년에 방영한 '타인의 삶' 박명수와 정준하편이 교차 편집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다른 사람들과 하루동안 일과를 바꾼다는 설정 자체가 큰 화제를 불러왔고, 또 현재 진행 중인 특집인터라 파업이 끝나고 정상 방영된 이후, 더 많은 시청자들의 참여를 유발케하기 위해 '타인의 삶'을 방영한 듯 합니다.

정확히 딱 작년 방송분이라 약간은 새롭게 다가올 수도(?) 있는 스페셜이였으나 결국은 재방송을 보면서 <무한도전> 정상 방영을 손꼽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시청자들. 하지만 그렇게 <무한도전> 방영을 조속히 원하는 분들도, 파업이 제대로 끝나지 않는 상태에서 김태호PD가 아닌 다른 외주업체나 보직PD가  <무한도전> 촬영을 강행하고 방영하는 것까지는 원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무한도전>은 김태호PD의 지휘와 연출이 없으면, 도저히 이끌어나갈 수 없는 대체불가분 프로그램이거든요. 

또한 결국 전 사원의 프리랜서화, 예능, 드라마 외주제작화 100%을 선언한 사장님의 지시에 의해, 억지로 외주제작으로 떠맡기게된 <우리들의 일밤>이 황금 시간대 방영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 종편과 별다를 바 없는 1.7%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 그리고 시청률 못지 않게 방송 또한 차라리 결방이 나았다는 평이 속출할 정도로 몰락한 지금, 차라리 8주 결방을 선택한 <무한도전>이 더 나아 보일 정도입니다. <우리들의 일밤> 처럼 억지로 외주 업체를 투입하여, 오랫동안 김태호PD와 연출진이 쌓아왔던 흐름을 깨고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하락시키는 것보단 아예 제작을 일시 중단시켜 그동안의 명성을 유지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니까요. 

그리고, 현재 어떻게든 MBC를 정상적으로 유지(?) 하겠다는 사장님의 강력한 뜻대로 뉴스마저도 잇딴 전문직 계약 기자 채용으로 뉴스 질마저도 현격히 추락하고 있든 말든 어찌되었던 '정상 방영'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그나마 <무한도전>이라도 결방해서 MBC가 현재 파업 중임을 여실히 깨닫게 해주고 있는 점도 <무한도전>의 이유있는 결방에 더욱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구요. 

MBC, KBS, YTN, 그리고 연합뉴스, 국민일보까지 총 5개 언론사가 동시 파업에 들어가는 희대의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비이상적으로 조용히 흘러가 더욱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현실. 비록 무려 2달 째 결방에 <무한도전> 시청자들의 속은 애타게 들어가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나홀로 결방으로 시청자들을 애타게하는 <무한도전>의 결방이 어렵게 공정 언론 사수에 나선 언론인들과, 그리고 진짜 정상적인 공영 방송을 간절히 원하는 수많은 분들에게는 불행 중 다행이 아닐까 싶네요. 

현재 파업 와중에도, MBC 정상화 이후, 변함없는 명성을 이어나가기 위해 매주 목요일 멤버들이 모여 아이템 회의를 하고, 오히려 그간 아이템들을 지워나간다고하여 안타까움을 준  <무한도전>. 부디 힘들게 정상 방영만을 기대하는 이들의 바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약속대로 MBC가 국민의 품에 돌아오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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