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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고무줄이 되어버린 나는가수다2, 중요한 것은 가수들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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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출범과 동시에 생방송으로 방영하다가 슬그머니 부분 녹화로 방송을 하 <일밤-나는가수다2>가 문자투표까지 폐지하고 전격 녹화방송으로 전환하였습니다. 


<나가수2>가 시청자 문자 투표마저 생각하고 과거 방식으로 회귀한 것은 예상치 못한 흥행 부진 때문입니다. 물론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MBC 노조 파업으로 인한 제작 환경 준비 미흡이 시청률 하락의 강력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나, 과거 시즌1에 비해서 긴장감이 덜하고 식상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는 것은 <나가수2>에 있어서 큰 치명타입니다. 


<나가수2> 특유의 긴장감과 살벌함을 부여하기 위해 작년 시즌1과 달리 경연 참여 가수 수를 늘이고, A조, B조로 나뉘어 예선을 치루게 한 뒤 각각 상위권, 하위권으로 나누어 고별 가수전에 맨하위 득표를 기록한 가수와 그달의 가수전에서 1위를 차지한 가수가 동반 하차하는 초강수는 잠시 시청자의 눈을 끌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가수들을 등급별로 나눈다는 지적과 12월에 열릴 가왕전에 다시 참여하긴 하지만 1위 가수가 탈락하는 시스템은 도리어 시청자의 관심을 저해하는 양날의 칼이 되어버립니다. 


<나가수2> 첫회 8.2%(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 기준)을 찍고 5월 6일 10.5%로 무난히 두자리 수로 진출해 앞으로 더 시청률이 오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나가수2>는 막상 고별가수전이 시작되던 5월 20일부터 6.5%로 대폭 하락하며 현재까지 5%대 시청률에서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청률이 아닙니다. 모든 가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열창을 하여 감동을 선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가수는 떠오르는 신성 '국카스텐'외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작년 <나가수>로 인해 임재범, 박정현, 김범수, 김연우, 정엽 등이 스타로 등극하며 가요계에 새로운 센세이션을 일으키던 시절과 비교하면 국카스텐, 한영애, 이은미, 김건모 등 쟁쟁한 가수들이 등장해도 도무지 한 자리에서 벗어날 줄 모르는 시청률이 애가 타기만 합니다. 





혹자는 도리여 경연의 감동을 망치는 박명수의 부족한 진행 탓을 꼽기도 합니다. 실제로 KBS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에서 무대의 생동감와 편안함을 더하는 노련한 신동엽과 달리 박명수의 살떨리는 진행은 보는 이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킵니다. 고급스럽지 못한 박명수의 진행도 <나가수2>에 대한 기대감을 하락시키는 원인으로 볼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가수들의 무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은 전격 녹화방송체제로 회귀하면서 다시 한번 시청률 반등을 꾀하는 <나가수2>가 곱씹어 생각해볼 과제입니다. 


비록 시청률이 5%대에서 헤어나올 줄 모르고, 무관심이 비난보다 무섭다는 비판이 속출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가수다2>는 주말 황금 시간대에 이 시대 최고 보컬리스트들의 열창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그동안 <나는가수다2>를 지지했던 것은 최고 가수들이 벌벌 떠는 모습, 하나 하나씩 탈락하는 데서 느끼는 희열이 아니라, 그저 TV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가수들이 성심성의껏 노래를 들려주고 그 사이에서 얻는 감동과 재미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나가수2>의 상징이었던 문자투표도 폐지하고, 다시 녹화 방송으로 전환하는 것 좋습니다. 그러나 <나가수2>는 음악 프로그램이기 이전에 예능이고 고품격 음악에서 얻는 감동은 물론 재미도 함께 잡아야합니다. 무엇보다도 작년 초창기처럼 시청자 입에 자발적으로 오르내리는 무대가 있어야 <나가수2>가 삽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상위권, 하위권으로 나눠 노골적으로 등급별로 나누고 그에 따라 가수들도 다음 라운드 생존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면 제 아무리 녹화 방송에 문자 투표 폐지로 예능 요소를 가미한다 하더라도 <나가수2>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장담할 수는 없겠네요. 오히려 작년 <나가수1>의 발목을 잡았던 '목청킹'과 '막귀논쟁'만 가중시키는 것이 아닐까 걱정입니다. 그저 가수들이 순위나 탈락에 초월하여 무대를 즐길 수 있게 효과적으로 서포터해주는 <나는가수다2>로 거듭나길 기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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