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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최악을 최선으로 만드는 유재석의 남다른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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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방영한 <무한도전-약속한대로>는 얼마 전 '말하는대로' 미션에서 공약한대로 '정준하팀', '정형돈팀'으로 나눠 각각 독도, 중국 북경에 가서 약속을 이행해야만 했다. 정형돈과 노홍철, 하하 그리고 데프콘이 합류한 북경팀은 무사히 중국 북경에 도착했지만, 안타깝게도 독도를 방문해야하는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길 팀은 녹화 당일 태풍 볼라벤, 덴빈의 영향으로 독도행이 좌절되었다. 





하지만 마냥 제작 회의실에서 앉아 발만 동동 구를 수 없었던 독도팀은 북경팀과 전화를 걸어 부랴부랴 상황을 전한다. 그리고 독도에 가지 못하는 대신 북경팀, 서울팀으로 나눠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무도스타일' 뮤직비디오 제작 대결 구도를 성립한다. 


한 마디로 궂은 날씨로 인해 갑작스럽게 결정한 임기응변이었다. 게다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려면 야외 촬영도 필요한데 불행히도 날씨까지 이들의 원만한 촬영을 도와주지 않았다. 북경팀은 34도까지 치솟은 고온 속에서 제작에 임해야했고, 서울팀은 폭우와 강풍과 맞서 싸워야했다. 북경팀은 찜통같은 더위에 힘들어하고, 반면 서울팀은 비와 바람을 많이 맞아 추위에 덜덜 떨어야했다. 같은 날 동시간에 진행된 촬영임에도 불구 정반대의 최악의 날씨에서 미션을 수행해야하는 이들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처량한 비주얼을 보인 쪽은 단연 서울팀이다. 전문 분장팀 없이 본인들이 직접 헤어, 메이크업등  모든 촬영 준비를 도맡아했던 북경팀과는 달리, 준비 과정에서 전문가의 손길을 거칠 수 있었던 서울팀은 비교적 여유있어 보였다. 


그러나 하하 감독의 지휘 하에 더운 날씨와 강풍기 고장에도 불구 찰떡 호흡을 맞추며 순조롭게 다음 촬영을 이어나가던 북경팀과 정반대로 <무한도전> 8년의 기간 중에서도 흑역사로 꼽히는 '번지점프팀'에서 유재석이 추가된 '서울팀'은 제작 과정에 있어서 우왕자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기와 립싱크에 제대로 몰입할 수 없는 궃은 날씨 탓도 있지만 마음과는 달리 자꾸만 손발이 맞지 않는 '번지점프 팀'은 어찌 불안불안해 보인다. 





역시나 위기의 '번지점프팀'을 일사분란한 움직임으로 다시 세운 것은 유반장, 유재석 특유의 리더십 공이 크다. 날씨 때문에 '무도스타일'로 미션이 변경되었을 때부터 유재석은 뮤직비디오 아이디어 구상 및 손수 분장까지 준비하는 꼼꼼한 준비를 보인다. 혹시나 추운 날씨를 이유로 몸놀림이 나태해지는 형들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추위에 떠는 정준하를 극구 야외 테라스 야외 촬영장으로 이끈 것도 유재석 몫이다. 


그 역시 박명수, 정준하, 길과 마찬가지로 추위에 부들부들 떨었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태풍으로 인한 궃은 날씨는 애꿏은 카메라 2대까지 고장내킬 정도로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엄청난 강풍과 쏟아지는 거센 물방울도 오직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재석의 '의지'를 멈추게 할 순 없었다. 





프로그램을 향한 유재석의 굳은 '열정'은 이제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매주마다 습관처럼 겪는 일상일 뿐이다. 그럼에도 쉽게 뭉치지 않을 것 같은 오합지졸도 정말 웃음과는 거리가 먼 진지한 인물도 약간의 가능성을 찾아 그만의 웃음코드로 승화시키는 유재석의 능력은 매주 보면서도 한없이 놀랍게 다가온다. 


늘 언제나 이 시대 뛰어난 국민mc로 인정받고 사랑받는 유재석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존재는 평화 시대보다 비상사태 위기 시에 더 빛난다. 굳이 유재석이 아니라 누가 진행석에 앉는다해도 잘 굴러갔을 것 같은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가 맡은 프로그램들은 유재석없이는 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존재는 대체불가분이다. 





특히나 유재석없는 <무한도전>은 김태호PD가 없는 <무한도전>과 같은 급으로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다. 매주 일요일에 방영되는 <런닝맨>도 처음에는 유재석도 힘들 것 같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세였으나, 지금은 보란듯이 일요 예능 정상을 차지하는 SBS의 효자 예능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지난 7일에 방영한 '무도스타일'도 예정된 계획이 취소되고 '땜빵용'으로 기획된 미션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고 자칫 '날림' 공사로 진행될 우려가 큰 프로젝트다. 거기에다가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았던 '서울팀'이 처한 상황은 '악천후'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포기'라는 단어를 모르는 유재석이란 남자는 점점 폭우 앞에서 실수연발인 형들을 격려하면서 굳건이 촬영을 이어 나간다. 폭우 앞에서도 무너지기는 커녕, 의욕을 불태우며 태풍과 맞서는 유재석의 에너자이저 급 열정 앞에 산만하기 짝이 없었던 '번지점프팀'도 감화를 받아 몸을 아끼지 않는 맹투혼을 발휘. 무사히 야외 테라스 촬영을 마치게 되었다. 유재석 하나 있고 없고의 차이가 몇 년 전 시청자들의 한숨을 자아냈던 '번지점프팀'을 몰라보게 변화시킨 셈이다. 


가히 유재석 아니었으면 진행 자체도 어려웠던 총체적 난국의 연속이었다. 도저히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끝내 밀어붙이는 것도 대단하지만,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도 지쳐있는 팀원들을 어떻게 통솔하여 원하는 결과를 쟁취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할 자세다.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 속 졸속으로 기획된 작업 와중에도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하는 비교적 만족할 만한 성과물을 쟁취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감독이자 용왕인 유재석의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이 있었다. 평소 유재석의 진행 능력을 높게 쳐주지 않는 이도, 그의 남다른 배려와 통솔력이 익숙해져버린 이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유재석의 탁월한 리더십. 역시 그는 언제 어디서나 최악을 최선으로 이끄는 준비된 진행자이자 리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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