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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테이큰2. 믿고 볼 수 있는 리암 니슨의 압도적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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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SBS <추적자>가 큰 성공을 거두었을 때, 사람들은 <추적자> 속 손현주를 두고 한국의 '리암 니슨'으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악무도한 범죄집단에 희생당한 딸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의 눈물겨운 추격전. 하지만 <추적자> 속 손현주와 달리 리암 니슨은 최첨단 무기없이 맨손으로 고도로 훈련된 악당들을 단숨에 제압하고, 끝내 납치당한 딸을 구출하는데 성공한다. <테이큰> 이전에도 <쉰들러 리스트>, <마이클 콜린스> 등으로 믿음직한 배우 중 하나였던 리암 니슨은 <테이큰>의 대성공 이후, '리암 니슨' 이름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신뢰도를 안겨주는 스타 중의 스타로 거듭난다. 


전작 <테이큰>도 그랬듯이, 최근 개봉한 <테이큰2>는 전적으로 '리암 니슨'의 스타파워에 기댄 영화다. 맨 처음 <테이큰>이 세상에 나왔을 당시에는 50이 훌쩍 넘은, 그것도 <쉰들러 리스트>같은 드라마는 몰라도 액션 블록버스터에서는 이렇다할 큰 활약이 없었던 '리암 니슨'을 내세운 액션영화가 이토록 잘 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테이큰>은 '액션 영화의 바이블'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기록하고, 한국에서도 '리암 니슨'의 열풍이 불 정도로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둔다. 전작의 어마어마한 성공 때문에 리암 니슨이 또 나오는 속편에 잔뜩 기대했던 사람들도 많았을 터. 더군다나 요즘들어 더더욱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고 기존의 시리즈 연장에 답습하기 급급한 할리우드에서 다시 한번 '리암 니슨'을 내세운 <테이큰> 속편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다시 한번 리암 니슨이 슈퍼 파파로 등장하는 <테이큰2>는 전편에서 브라이언(리암 니슨 분)에 의해 가족과 형제를 잃은 인신매매범 일당이 브라이언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비장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애초 복수 상대를 잘못 골랐다. <테이큰>에서 브라이언은 최소한 배트맨 정도는 되어야 비로소 맞설 수나 있는 능력자다. 전직 특수요원 경호원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런 정보없이 72시간에 납치된 딸을 찾아내고 범죄조직을 단박에 부서버리는 이 남자는 애초 건들지 말았어야할 핵폭탄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브라이언과 맞서 싸우는 악당들은 전작에 비교해보아도 한참은 허술해보인다. 이미 전작을 통해 학습효과를 겪은 관객들의 머릿 속에 '어차피 리암 니슨 형님이 저 나쁜 사람들을 모조리 무찔러 주실거야.'라는 인식이 깔려있긴 하다. 그리고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리암 니슨'을 엄청난 초능력자로 격상시킨다 하더라도 애시당초 리암 니슨을 이길 수 없었던 악당들에게는 최소한의 긴장감이나 균형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혼자서 악당들을 응징하는 리암 니슨의 활약이 현격히 두드러지는가. 불행히도 4년 전 <테이큰> 한 편으로 액션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던 리암 니슨도 세월의 흔적 앞에서는 장사가 없어 보인다. 여전히 그는 곧 있으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화려한 액션 감각을 선보이지만, 확실히 전편에 비해 움직임이 둔탁해지고 속도감이 느려진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전작 <테이큰>이 21C 액션 영화의 교본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고의 수작이라서 그렇지, <테이큰2>도 추석 연휴 성인 가족들과 연인끼리 극장에 찾아가 그동안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 푸는데 제격인 화끈한 영화다. 전편보다는 못하는 평이 속출하지만, 그럼에도 <테이큰2>가 볼 만한 영화로 거듭난 배경에는 역시, 원톱 리암 니슨의 존재감이 크다. 





전편에서는 인신매매범에 납치당한 딸을 구출하는 헌신적인 아버지 리암 니슨이 강조되었다면, 이번 2편에서 리암 니슨은 위기에서 가족들을 구출해야함은 물론 오래 전에 와해된 가족의 결합을 도모해야하는, 어쩌면 일과 자신밖에 모르는 브라이언 같은 남자에게는 무시무시한 악당들과 싸우는 것보다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한다. 그리고 전편에 비해 한층 어른으로 성장한 딸 킴이건만, 그저 딸이라고 하면 껌뻑죽는  딸바보 브라이언은 무작정 딸의 남자친구 집에 찾아가 기어이 운전 강습을 시키는 지독한 자식사랑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그러나 마냥 브라이언이 지켜줘야할 연약한 존재였던 딸은 이제 어엿한 아버지의 조력자로 성장하여 아버지와 함께 엄마를 구출하는데 큰 공헌을 한다. 그럼에도 아빠에게 딸은 언제까지라도 자신의 품 안에 넣고 싶은 존재인걸. 이제는 다 큰 딸을 놓아줘야하는 순간을 잘 알면서도 쉽게 딸의 새로운 인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버지의 실감나는 복잡 미묘한 표정이란. 


혼자서 악당들 제압하는 것만으로도 힘드실 법도 한데, 그 와중에도 오직 가족을 되찾겠다는 의지의 집념 하에 똘똘 뭉친 거침없는 사내의 섬세한 감정선까지 전달하시는 리암 니슨의 신들린 연기 경지.  '리암 니슨' 이름만 들어도 안심하고 믿고 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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