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전망대

못난이 송편. 가슴 먹먹하게 하는 학교 폭력의 현실

반응형





이제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은 더 이상 학교 내에서 쉬쉬할 문제가 아니다. 학교와 아이들 간의 문제로만 인식되었던 학교 폭력은 이제 전국민의 관심사가 되었고, 하루라도 빨리 사라져야할 악의 관습이다. 


그래도 요즘은 '학교 폭력' 문제가 매스컴에 많이 타서 예전보다 덜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건만, 여전히 우리 사회, 학교 집단에서 왕따 혹은 집단 따돌림이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전부터 같은 반 급우를 괴롭혀왔던 가해자들은 더욱 악랄하게 자신의 또래들을 옥조르고 있으며, 주변의 괴롭힘에 결국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학교 측, 그리고 행여나 자기 자식이 다니는 학교가 '학교 폭력 근원지'이 되어 대학 입시나 학교 명성 유지에 금이갈까봐만 걱정하는 일부 학부모들 덕분에 아직도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 문제는 언제나 그 자리에 제 자리 걸음마 중이다. 


MBC 기획 특집으로 지난 24일 방영한 <못난이 송편>은 우리 학교 현장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학교 폭력을 정면으로 다뤄 눈길을 끈다. 같은 반 반장 김예빈(주다영 분)이 주도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이세진(조정은 분)은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아파트 위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하였다. 결국 세진이는 중상으로 응급 환자실로 실려갔다. 그런데 학교는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자살 시도를 한 아이를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기록한다. 


그래도 세진이 담임 김주희(김정화 분)은 왕따 주동자를 찾기 위한 조사라도 착수하지, 세진이 학교 교장(박근형 분)은 학교 아이들 사이에서 만연하던 학교 폭력을 해결하기보다, 쉬쉬 덮기만 급급하다. 이런 교장과 어른의 수수방관은 예빈이 같은 강자에게 더 큰 권력과 힘을 안겨줄 뿐이다. 어느 누구도 예빈이에게 잘못했다는 소리도, 친구들 왕따했다고 태클을 걸지 않고, 학업 성적도 우수하고 리더십도 있는 예빈이를 칭찬할 뿐이기에, 그 아이는 새파랗게 어린 나이에서부터 자신이 얼마나 잘못된 인생을 살고 있는지 지각조차 하지 못한다. 자신이 주도한 괴롭힘에 세진이가 건물 위에서 뛰어내려도 자기 혼자가 아니라 같이 괴롭혔으니까, 피해자의 자살 시도에 대해 일면의 미안함도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다. 





같은 반 급우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해도, 강자 편만 들어주는 어른들 때문에 아이들은 따돌림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강자 편에 달라붙어 같은 반 친구를 괴롭히는 일을 서슴지 않고 끼어든다. 만약 그 아이가 아니면, 내가 당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더욱 악랄하고 악착같이 왕따에 가담한다. 결국 아이들의 연이은 괴롭힘에 학교를 떠나는 것은 언제나 피해자의 몫이다. 아니면 아예 이 세상을 떠나던가...그 말은 즉, "의지의 차이가 승리의 분수령."인 셈이다. 


지난 주 종영한 <아랑사또전>과 다음주 방영 예정인 <보고싶다>의 텀을 메우기 위한 '땜빵용' 방영으로도 볼 수도 있지만, <못난이 송편>은 말로만 왕따의 심각성에 공감할 뿐, 실질적으로는 방관자들만 넘쳐나는 이 세상에 꼭 필요한 드라마였다. 


<못난이 송편>이 방영한 이후에도 학교 폭력이 잠잠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가해자들이 "오해다."라는 한 마디로 활개를 치고, 피해자들이 죄인인양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고, 아예 대놓고 학생들 간의 약육강식과 거기서 살아남지 않으면 잔인하게 도태시켜버리는 정글의 법칙이 장려되는 세상에서 뫼비우스의 띠같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쉽게 풀어낼 수 있을까? 





그럼에도 <못난이 송편> 같은 드라마, 영화는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은 지금 당장은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도 반드시 척격해야하는 악의 축이다. 내 아이는 아니겠지하면서도 그 비극이 내 아이에게 드리울 수 있도 있는,  남의 일 같지 않은 슬픈 그림자.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은 이제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 식의 남의 일이 아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