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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보고싶다. 물오른 유승호. 아역스타 성장의 모범 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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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어릴 때 아역스타로서 큰 성공을 거두다보면, 의외로 성인이 되어서 연예인으로서 활동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어렸을 때 깜찍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대중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다보면, 사람들은 오랜 세월이 지나 그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앙증맞던 얼굴만 기억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어릴 때 돈방석에 앉다보니,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아역 스타의 수입을 둘러싼 가족들의 불화와 한창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야할 때, 스타로서 격리된 삶을 살고, 그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수많은 대중들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오히려 아역 스타의 인생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로 이어져왔다. 


물론 어릴 때 큰 사랑을 받았고, 성인이 된 이후 어린 시절을 훌쩍 넘는 슈퍼스타로 훌쩍 성장한 마이클 잭슨, 크리스천 베일같은 연예인도 있다. E.T 소녀에서 지금은 사랑스러운 글래머의 대명사로 입지를 굳힌 드류 베리모어도 있다. 하지만 드류 베리모어에게는 다시 재기에 성공하기까지 엄청난 굴곡진 기간을 거쳐야했다. 지금도 크리스마스면 생각나는 영화 <나홀로 집에> 멕컬리 컬킨은.......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에도 70,80년대 tv, 영화 산업이 본격화되면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아역스타들이 여럿 나왔다. 이 중에 강수연, 손창민처럼 어른이 되어 톱스타로 성공한 경우도 종종 있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외모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소녀 강수연이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80,90년대 충무로 최고의 여배우로 각광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가 큰 힘이 되어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소재에 당대 힘없이 강자에게 당해야했던 여성의 한을 그려낸 훌륭한 작품에 강수연은 어린시절 풋풋한 소녀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오직 배우 강수연의 이미지만 강하게 주입시킨다. 그 이후 강수연은 아역 출신 배우가 아닌, 월드스타로 불리게 되고, 어떤 연기를 해도 전혀 이질적이거나 낯설지 않은 대배우로 성장하기 이른다. 


이처럼 아역스타 출신이 어릴 때 귀여운 얼굴에 갇힌 자신의 프레임을 깨고 온전히 성인 배우로 인정받는 것은 도통 어려운 일이다. 최근까지 활동한 아역스타 중에서, 어른이 되어도 스타성과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가 문근영 외에 많지 않다는 것도 전세계를 막론하고 생성되는 '아역스타 징크스'에 힘을 불어넣는다. 


어쩌면 유승호도 이 '아역스타 징크스'에 포함될 뻔했다. 물론 유승호는 의외로 고등학교 재학중일 때부터 성인 연기를 해왔고, 드라마, 영화를 오고가며 주연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집으로>의 앳된 마스크가 눈에 아른거리는 상황에서 제 아무리 훈훈한 미남으로 잘 커왔다고 해도 아직 학생에 불과한 유승호의 성인연기는 어서빨리 '어린 아이' 딱지를 떼고픈 사춘기 청소년의 조급증으로 보일 뿐이다. 





다행히 유승호가 출연한 작품들 대부분은 흥행 면에서 대박은 아니지만, 중박 이상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어왔다. 그러나 그 작품 속 유승호의 연기는 언제나 물음표였다. 유승호가 가장 빛날 때는 <욕망의 불꽃>에서 자기보다 8살 많은 서우와 농염한 부부 연기를 하는게 아니라, <공부의 신>에서 고아성, 이현우, 티아라 지연 등 자신의 또래들과 함께 자기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할 때 였다. 


그러나 유승호는 안정적인 길을 찾기보다 언제나 색다른 모험을 하였다. 설령 대다수 관객들이 외면할 작품이던, 아직 청소년에게 벅찰 성인 연기던, <아랑 사또전>처럼 그의 인기에 비해 비교적 작은 역할이던 유승호는 되도록 다양한 작품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항간에는 소속사에서 유승호를 너무 많이 굴리는 것 아니나는 오해도 있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유승호는 꾸준히, 폭넓게 연기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승호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는 MBC <보고 싶다>에서 <집으로>를 뛰어넘는 엄청난 포텐을 연달아 터트려주고 있다. 유승호가 맡은 강형준은 어릴 때부터 자신을 해치려하는 아버지뻘 이복형을 피해 도망다니다가 다리를 절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준 이수연(윤은혜 분)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는 싸이코패스적 캐릭터다. 캐릭터 자체가 강렬하지만, 결코 연기력이 뒷받침되어 주지 않는다면,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있게 다가갈 수 없는 어려운 인물 유형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되도 연기 경력이 웬만한 중견 배우 압도하는 유승호는 광기를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동정을 유발해야하는 이 어렵고도 어려운 강형준을 그 거칠고도 불안한 눈빛과 대사처리로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한 때 자신과 수연을 괴롭혔던 이들에게 서서히 복수의 칼을 겨누는 무서운 면모를 가진 형준은, 자신의 유일한 사랑 수연이 자기가 아닌 한정우(박유천 분)을 사랑하는 것을 알고, 분노에 가득차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키스를 거부하는 수연을 바닥으로 밀어내면서 섬뜩한 눈빛으로 수연을 노려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연이 과거 가족들 품에 돌아간다면 자신이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어떻게든 수연을 붙잡아놓으려고 간청한다. 그래도 계속 이어지는 형준의 광기에 참을 수 없었던 수연은 그에게서 도망치려고 한다. 그러나 이대로 수연을 놓아줄 형준인가. 형준은 자신의 비밀친구이자 한태준 밑에 침투시킨 내부스파이 윤실장에게 이렇게 요구한다. "(이수연) 죽여서라도 내 앞에 데리고 와."





결국 생존에 위협을 느낀 수연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자 형준은 오랜 기다림끝에 엄마와 다시 재회한 어린 아이처럼 다시는 내 곁을 떠나지 말라고 엉엉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그 사이 자신의 연적이자 훗날 한태준을 둘러싸고 최후의 대결을 벌일 한정우에게 야비한 표정을 흘기는 센스까지....제 아무리 10년 이상 배우로 활동한 유승호라고하나,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청년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싸이코 속에 가련한 동정까지 품어내는 유승호의 연기는 확실히 물이 올라있었다. 





게다가 이미 외모는 어릴 적 동글동글 귀여운 티를 벗고 보기만 해도 탄성을 자아내는 조각 미남에, <보고싶다>를 통해 연기력, 스타성을 인정받았으니 이제 유승호는 본격 성인 배우로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그런데 유승호는 이 모든 인기와 관심을 뒤로하고....내년 초 전격 군입대를 선언했다. 


대부분 남자 연예인들이 30세 전후까지 입대 시기를 최대한 미루는 와중에, 이제 막 꽃이 피어오르려고 할 때 군대를 선택한 유승호의 행보는 정말 이례적이다. 어쩌면 군대를 다녀와도 충분히 배우로서 잘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차라리 일찍 다녀오는 길을 택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보고싶다>에서 보여준 유승호의 가능성은 훗날 군 제대 이후의 배우 유승호의 앞날에 청신호를 켜게 한다. 





거기에다가 얼굴, 연기력 뿐만 아니라, 몇몇 아역스타들이 보여준 청소년기의 방황, 반항이 보이기는 커녕, 요즘 청년들과 비교해서도 반듯한 인성과 개념을 가지고 있으니 정말 이 남자 탐난다. 유승호야 말로 몸만 아니라, 정말 잘 커준 국민 남동생, 아니 이제는 국민 남친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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