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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보고싶다. 누명 쓴 윤은혜 지키는 박유천의 아름다운 순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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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방영한 MBC <보고싶다> 17회는 이수연(윤은혜 분)에 대한 한정우(박유천 분)의 순애보가 절정을 이루던 한 회였다. 


이수연을 연인으로서 사랑한다기보다, 자신의 물건인양 소유하려고드는 강형준(유승호 분)에 비해, 한정우가 이수연에게 보여주는 마음은 아가페(조건없는 사랑)이다. 


수연이 자신의 여자가 되주길 바랐지만 정우는 자신이 수연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수연에게 자신에 대한 사랑을 강요하지 않았다. 14년 동안 수연을 위험에서 구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했던 정우는 죽은 줄만 알았던 수연이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수연이 해리 형준과 정우 사이에서 깊은 갈등에 빠졌을 때, "친구면 어때?" 하면서 애써 마음을 다스리던 정우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오직 수연만을 바라보다가 정작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정우의 다소 무모한 사랑에 감탄한 하늘은 정우에게 잠시 수연을 허한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강형준의 광기에 지쳐버린, 아니 엄연히 말하면 형준의 추악한 실체를 알게된 수연은 정우의 도움으로 형준의 곁을 떠나 엄마 김명희(송옥숙 분)과 정우가 살고 있는 집으로 향한다. 


"내가 널 위해 강상득을 죽였어."라는 고백에 쇼크를 먹은 수연을 위로한 것은 언제나 그랬듯이 정우의 몫이다. 지난 14년동안 수연은 조이라는 새 이름으로 해리 형준과 살며 아픈 지난 날을 모두 잊었다고 생각했으나, 해리는 수연의 아픈 상처를 보듬아 줄 수 있는 남자는 되지 못했다. 오히려 해리 쪽이 수연의 보살핌이 더 절실해 보였고, 이제 막 날갯짓을 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아이들끼리의 만남은 오히려 자신에게 상처를 입은 가해자쪽은 물론 자신마저 파멸을 이르게 하는 분노와 증오만 양성한 꼴이다. 





반면 돈만 밝히는 아버지의 탐욕으로 좌절과 낙담이라는 단어를 먼저 배우며 어린 시절 받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정우는, 자신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기와 돈밖에 모르는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한다. 그래서 정우는 집을 뛰쳐나왔고 자기 스스로 경찰이 되어 자기 손으로 직접 이수연에게 몹쓸 짓을 한 강상득, 강상철 형제를 응징하고 수연도 직접 찾고자 지금껏 '미친토끼'로 열심히 살았다. 가진 돈과 권력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무작정 남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나름 상식적이고도 법이 인정하는 틀 내에서 자신에게 절망부터 안겨준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터특한 정우다. 


그런데 막 출소한 강상득이 허무하게 살해당함으로서 자신이 계획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며 낙담하고 있던 정우는 그토록 애타게 찾던 수연이 다시 돌아와 준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거기에다가 수연이 이제 자기 발로 정우의 품을 선택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마치 천하를 다 자기의 손에 쥔 기분이릴까. 오직 수연을 찾기 위해 그 좋다는 재벌3세도 포기하고 집을 뛰쳐나온 정우에게는 그저 수연 하나만 있으면 만사형통이다. 





그러나 하늘은 정우에게 유독 '사랑'만은 용납하지 않으셨다. 어떻게 보면 아무탈없이 편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던 정우 스스로가 고난의 길을 택한 것은 순전 '이수연' 때문이다. 이수연을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이루고, 그 끔찍했던 악몽같은 하루에서 한 발자국도 걸어나오지 못했던 정우는 이제 그 이수연 때문에 다침을 넘어 죽을 위기에 놓여있다. 


다시 14년 전 정우와 수연으로 돌아가 이불 속에서 달콤하고 진한 키스로 서로의 애틋한 사랑을 확인하는 것도 잠시. "내것이 되지 못한다면, 죽여서라도 이수연 데려와. " 할 정도로 이수연 자체에 대한 집착쩌는 형준씨가 쿨하게 다시 만난 정우와 수연의 사랑을 축복할리 없다. 자기네 집에까지 찾아온 한정우 새엄마 황미란(도지원 분)까지 죽인 형준은 그동안 자신의 비밀친구 윤실장(천재호 분)과 함께 감행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수연을 몰아세운다.





 "억울해도 참아."라는 형준이 남긴 메시지처럼 정우 동료 형사 주정명(오정세 분)을 포함 경찰들은 모두 수연을 연쇄사건 범인으로 믿으며, 형준의 집에 도착한다. 하지만 정우는 알고 있다. 수연은 결코 김형사, 강상득, 강상철, 남이사, 황미란을 죽인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그래서 정우는 수연을 용의자로 체포하려는 동료 형사들 앞에서 총까지 들며, 수연을 지키고자 한다. 첫회에서 보았던 그 장면 그대로다. 결국 정우는 총에 맞고 쓰려지고 의식을 잃겠지.


하지만 정우가 수연을 지키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을 것이라고 낙담하긴 아직 이르다. 드라마 전개상 비극으로 갈 정황이 높아보이지만, 매 작품마다 극과 극 갈등으로 치닿았던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용서하는 따뜻한 결말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던 문희정 작가와 이재동PD이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의 결말이 나올 수 있다. 지금으로서 다수의 <보고싶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결말은,,다소 확률적으로 부족해 보일지라도, 정우와 수연이 용케 살아남아 연인으로서 행복한 엔딩을 맞이하는 것이다. 





아직 사랑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 고난의 길만 겪었던 선남선녀들이, 자신의 사랑을 지키다가 목숨까지 잃는 설정은, 주인공들에게도 보는 이들에게도 가혹한 설정이다. 절반의 행복으로 비춰질지 모르나 <공주의 남자> 식의 결말도 가슴 아리게 할 것 같고, 아예 애초부터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 두 사람의 사랑이 다시 리부팅한다는 <착한 남자>같은 방식도 그리 나빠보이진 않는다. 자신이 잘못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던지 수연을 지켜주려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순애보를 보여주는 정우가 안타까워서라도, 정우와 수연 커플은 그동안 아팠던 14년의 세월을 모두 보상받는 취지에서 저승에서의 결합 아닌, 이승에서 남은 사랑을 이루는 방향으로 맺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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