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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라디오스타만이 할 수 있었던 진정한 고 김광석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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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토크쇼가 우후죽순 생긴 와중에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고품격 음악방송' 타이틀을 공고히 하며 토크쇼 정상으로 입지를 굳힌 배경에는, 그야말로 <라디오스타>만이 할 수 있는 참신한 기획력이 있었다.


얼마 전, <라디오스타>에서 방영한 '민머리(?) 스타 특집'도 그야말로 <라디오스타>만이 선보일 수 있는 야심작이긴 했다. 그런데 <라디오스타>는 단순히 재미있기만 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요즘들어 뮤지션보다 배우, 희극인들 출연이 늘어나긴 했지만,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MC들의 자부심이 빈말이 되지 않게 여타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에선 보기 힘든 깊이있는 음악도 함께 하는 토크쇼가 다름아닌, <라디오스타>다. 


몇 년 전, 봄여름가을겨울, 이승철 등 고 김현식과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했던 '김현식의 친구들 특집'에 이어, 지난 30일에 <라디오스타>는 프로그램 역사에 '레전드'가 될 만한 특집을 내놓았다. 이름하여 '김광석의 친구들 특집'. 김광석 생전에 인연이 있었던 박학기, 한동준을 필두로 평소 김광석 음악을 좋아했다는 후배 홍경민, 조정치가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작년 11월 고 유재하의 기일에 맞춰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공중파 음악프로그램 사상 이례적으로 '유재하 특집'으로 가득 채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정통 음악프로그램 특성상 유재하의 노래가 앞섰던 유재하 특집에 비해, <라디오스타>가 선보인 김광석 특집은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에 그 자리에 함께 할 순 없지만, 자연스레 토크의 메인으로 자리잡은 고 김광석 외에도, 자리에 없는 친구를 추억하기 위해 흔쾌히 <라디오스타> 스튜디오에 나와준 친구들이 돋보인다. 


그리 음악 애호가가 아닌 사람들에게조차도 김현식, 김광석, 유재하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아리게 하는 전설적 존재다.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이 이 세상에 남기고 간 음악적 결실들은 그것만으로도 대중들을 설레게 하면서 동시에 힘든 시간을 보낼 때 큰 위로가 되주었다. 아직까지는 풋풋한 20대라고 자부했기에 유재하의 노래가 더 좋았지만, 어느덧 서른즈음이 되니, 김광석이 더 좋아질 나이다. 


그러기에 앞서, 김광석이 우리에게 남긴 주옥같은 음악들은 수많은 한국 대중들의 영원한 벗이요, 어두운 현실을 밝혀주는 등불이기에, 당연히 그 어떤 <라디오스타> 특집보다 '김광석의 친구들'이 기다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역시나 <라디오스타>는 김광석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팬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 있는 '특집'을 선보였다. 





김광석이 이 세상을 하직하던 그날. 몇 시간까지 김광석과 함께 하며 곧 있을 조인트 콘서트에서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을 같이 부르기로 했다는 박학기는 17년 만에 <라디오스타>를 통해 그 곡을 부르며 유명을 달리한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는 뭉클함을 자아냈다. 김광석이 살아 돌아와 스튜디오에서 박학기와 함께 다정히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부르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도 없겠지만, 생전 김광석이 그 노래를 부르던 영상에 맞춰 자신이 맡은 음역대를 부르는 박학기-김광석의 듀엣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의 눈망울을 글썽이게 한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김광석, 그리고 이번 생에는 볼 수 없는 먼저 간 친구를 위한 남아있는 친구들이 보내는 진심어린 메시지까지. <라디오스타>를 보면서 오랜만에 이리 눈물을 펑펑 쏟을 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비록 김광석은 그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친구들과 후배의 육성으로 전하는 그의 노래, 그리고 17년이 지난 지금도 김광석을 잊지못하고 그리워하는 친구들의 마음만으로도 빛났던 진정한 김광석 특집. 이제 유재하 특집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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