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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힐링캠프. 설경구만을 위한 게스트 힐링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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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였는데 역시나였다. 


설경구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요 며칠 사이에 항의글이 쏟아지는 등 방영 전부터 말이 많았던 SBS <힐링캠프>였음에도 불구, <힐링캠프> 제작진들은 아예 작심한듯하다. 어렵게 모셔온 특급 게스트(?) 설경구만을  위한 진정한 힐링 방송을 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배우 설경구의 인기는 최고였다. 지난 25일 <힐링캠프-설경구 편>의 오프닝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대로 설경구는 영화 <실미도>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천만관객 시대를 열었던 스타 배우다. 거기에다가 한 때 이창동 감독 페르소나로 불렸을 정도로 연기력까지 인정받고 본인 스스로가 <힐링캠프>에서 밝혔던 것처럼 영화 속  캐릭터 완벽 소화를 위해 온몸을 다해 몰입을 할 정도로 열정있는 배우로서 설경구는 호감 그 자체였다.....하지만..


21년 만에 어렵게 <힐링캠프>를 통해 TV 토크쇼에 전면으로 등장했다는 설경구는 자기 스스로를 낯을 많이 가린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실미도>, <해운대>로 더블 천만 관객을 기록한 유능한 배우인만큼 <힐링캠프>에서 보여준 설경구의 입담은 낯을 많이 가린다는 자평과 다르게 유머까지 갖춘 달변이었다. 





설경구 출연 소식만으로 네티즌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힐링캠프>였기 때문에, 2주 방영을 계획했더라도 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25일 하루 방송으로 말 많고 탈 많은 설경구 편을 마무리 짓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정말 모시기 힘들었다는 설경구를 제대로 활용하겠다는 <힐링캠프>의 결연한 의지는 그야말로 두 손 두 발 다 들게 한다. 


25일 방영된 <힐링캠프-설경구 1편>이 낯을 참 많이 가린다는 설경구의 독특한 성격과, 천만 배우 등극 이전 연기파로 인정받던 설경구의 일대기를 다루었다면 <힐링캠프> 방영 이래, 가장 뜨거운 감자인 설경구의 이혼과 송윤아와의 결혼에 관련된 부분은 다음주 방영될 2편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25일 방송분이 난생 처음으로 TV 토크쇼에 출연하여 즐거워하는 설경구의 웃음을 다루었다면, 다음주는 그간 송윤아와의 결혼을 둘러싸고 참으로 마음 고생 많았다던(?) 설경구의 눈물이 집중 조명되는 셈이다. 


방영 전부터 말이 많았던 설경구 출연 탓인지, <힐링캠프>는 특급 게스트(?) 설경구를 호감가게 보여주고자하는 정성이 역력했다. 어쩌면 그렇게 시청자들이 설경구 출연을 두고 <힐링캠프> 게시판을 설경구 출연 반대 여론으로 도배했음에도, 시청자들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무려 한 회씩이나 할애하는 '배수진'을 친 것만으로도 말 많고 탈 많은 게스트 설경구를 제대로 활용하겠다고 단단히 작심한 것 같다. 


가장 민감한 사안이 철저히 배제된 채, 진행된 토크였기 때문에 게스트 설경구는 비교적 진솔하고 소탈하게 보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힐링캠프-설경구편>에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공공의 적>, <광복절특사>, <실미도> 등으로 그 어떤 배우들보다 최고로 잘 나가던 배우 설경구가 한순간 인터넷 상에서 수많은 안티 부대를 낳게 된 것은, 설경구가 스타로서 거만해서도 낯가림을 이유로 방송에 출연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오히려 설경구는 TV 드라마에 한번도 얼굴을 내미지 않아도 영화 출연만으로 대스타가 된 유능한 배우였다. 


그러나 이제는 설경구 난생 처음으로 TV 토크쇼에 출연하는 것만으로 최민식, 한석규, 하정우처럼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5일 방송이 끝나고 방영된 <설경구2편> 예고편에서처럼 송윤아와 결혼 이후, 그간 그들이 말 못하고 살았던 사연이 무엇인지, 시청자들을 충분히 설득시켜야 설경구는 물론, 설경구 출연만으로 반대를 표시했던 시청자들도 '힐링' 시키는 법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그간 마음 고생 많았다는 설경구의 '힐링'을 위한다해도 굳이 설경구 출연분량을 2주로 내보내야할까는 의문이 남는다. 게스트 설경구에 대한 호감 여부를 떠나, 지난 25일 방영한 <설경구1편> 초반은 설경구의 솔직하고도 유머러스한 달변에 즐거워하는 MC들과 제작진들의 웃음 소리에도 짐짓 지루하기까지 했다. 


얼마 전 방영한 한석규 편도 TV 토크쇼에 처음으로 출연한 특급 게스트임에도 불구 1편으로 완결한 마당에 출연 소식만으로 반대 여론이 끊이지 않았던 설경구만큼은 2주 분량을 뽑아내겠다는 <힐링캠프>의 저의가 살짝 궁금할 뿐이다. 





지난 며칠 간 설경구 출연을 둘러싸고 항의 문의가 빗발치던 여론은 아량곳하지 않고 기어이 2주 분량으로 진행하여 가장 민감한 부분은 다음주로 넘긴 <힐링캠프>의 노림수가 제작진의 의도한대로 제대로 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무튼 <힐링캠프>는 이번 설경구편으로 애매모호했던 프로그램 정체성을 확고히 한 것 같다....누가 뭐래도 게스트가 치유되면 족하다는 콘셉트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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