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전망대

아빠 어디가. 시청자 뭉클하게 하는 성준의 따뜻한 배려

반응형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에 아빠 성동일과 함께 출연하는 성준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 타인을 향한 배려심이 돋보이는 어린이다. 






의도하지 않아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묻어 나오는 성준은 어메이징 그 자체이다. 단적으로 지난 서해안 여행에서 제작진이 준비한 꽃게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그 누구보다 먼저 도착해서 더 좋은 꽃게를 가져갈 수 있음에도 불구. 묵묵히 다른 가족들을 기다리는 성준의 모습은 맛깔스러운 꽃게 진수성찬보다 더 인상깊은 명장면이었다. 


<아빠 어디가> 여행 첫날 때까지만해도, 낯을 심하게 가리던 안쓰러운 소년은 지난 6개월 이상 이어진 여행을 통해 의젓하고도 밝은 어린이로 성장하였다.  첫 여행 당시, 다른 가족들과 달리 유독 거리감이 있었던 아빠 성동일과 아들 성준의 관계 개선도 <아빠 어디가>가 이룬 최고의 수확 중 하나다. <아빠 어디가>를 통해 본인도 몰랐던 아들의 진짜 모습을 보게된 성동일은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전혀 피 한방울이 섞이지 않은 남이 봐도 흐뭇한데, 아빠는 오죽할까. 그야말로 아들만 봐도 배가 부를 것이다. 


그 어느 때와 달리, 둘째 성빈도 함께 가게된 여행. 자연스레 아들 준에게 온전히 쏟았던 관심이 양분될터. 게다가 성동일은 상상 이상으로 딸 바보였다. 애교는 기본, 아빠에게 척척 안기는 이 귀요미를 누가 거부할까. 하지만 아빠가 동생 성빈의 애교에 함박 웃음을 짓는 와중에도, 우리의 성선비는 묵묵히 책을 읽는다. 하긴 그러고보니 성준은 민국이와 마찬가지로 한시도 손에 책을 놓은 적이 없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가시가 돋았다는 안중근 의사의 재림인걸까. 책을 읽으라고 시키지 않아도, 매일 책을 읽는 성준이 대견할 뿐이다. 






김천 여행 첫날. 성빈 때문에 성동일이 폭발할 지도 모른다는 아빠들의 농담이 결국 아침 식사 준비를 하면서 현실이 되었다. 마을 주민들에게 얻은 귀한 재료로 맛깔스러운 묵은지 물국수를 콧노래 만들면서 부르던 성동일. 그런데 아뿔싸. 성빈이 급기야 사고를 치고 말았다. 아빠 성동일이 찰지게 삶아놓은 국수에 소금을 뿌린 것. 딸의 장난에 폭발한 아빠. 돕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혼내는 아빠에 이내 주눅든 빈이. 그 때, 오빠 성준이 묵묵히 동생 성빈이 소금을 친 그 국수 면발을 아주 맛있게(?) 먹는다. "빈이가 (소금을 쳐서) 더 맛있다."는 말과 함께.


성준 또한 보통의 미각을 가지고 있는 8살 어린이로서, 그 소금이 한가득 배어있는 국수가 얼마나 짜게 느껴졌을까. 하지만 성준은 괴로운 표정을 애써 꾹 참으며, 동생을 위해 묵묵히 국수 면발을 맛있게(?) 삼켰다. 자신의 실수를 감싸는 오빠의 배려에 다시 화색이 돌아온 성빈. 성빈의 실수를 나무라던 아빠도 성준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성빈에게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를 한 뒤, 묵묵히 물국수 요리에 열중한다. 





성빈은 나름 아빠를 도와주기 위함이었다고하나 국수에 소금을 뿌리는 것은 해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에, 성동일이 성빈을 나무란 것은 힘들더라도 꼭 해야할 일이었다. 하지만 만약 성동일의 질책으로 끝났다면 성빈에게는 무의식적으로 상처로 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동생의 실수도 따뜻하게 감싸주는 오빠 덕에 성빈은 부모님의 일을 도와주되, 국수에 소금을 뿌리지 않아야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었다. 


동생 성빈을 향한 오빠 성준의 양보와 배려는, 아침식사 준비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아침 식사 이후 아이들만이 가졌던 곤충 채집 시간에서, 성준은 곤충을 한 마리도 잡지 못해 속상해하는 동생을 위해 자신이 힘들게 잡은 여치를 주었다. 



아무리 친 동생이라도, 자신이 노력하여 획득한 결과물 혹은 자신의 손 안에 들어간 무언가를 남에게 주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성준은 자신이 모든 걸 소유하려기보다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지혜를 터득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학교에 다니면서 타인을 위해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살라는 말을 무수히 들었지만, 결국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 전리품을 획득하는 방식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생존 전략이라는 것을 터득한 어른들. 그렇게 약육강식 논리에 서서히 지쳐있던 그들에게 어린 나이에도 불구, 애쓰게 잡은 곤충 한 마리, 눈 앞에 아른거리는 맛있는 꽃게도 남들과 함께 나눠먹고자 하는 성준의 배려는 세상 그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최고의 힐링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아빠 어디가> 시청자들이 이 8살 어린이의 따뜻한 마음에 무한 감동을 받는 것도 현실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인간이 갖춰야 할  참 모습이라서가 아닐까. 








만약 성준처럼, 모든 것을 독식하려하기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 배려할 줄 안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는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을 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남을 이겨보고자 아등바등 살면서 잊고 있던 그 세상의 이치가 웬만한 어른보다 훨 나은 8살 성준에게 고이 간직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아이가 참 대단하다. 단언컨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배려심을 갖춘 선비가 있다면 다름아닌 성준이 아닐까. 성준 같은 어린이들이 계속 그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을 것이다. 결국 성준의 동심을 올곧이 유지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이 어떻게 지켜주는 가에 따라 달려있겠지만 말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