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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마마도. 엄마가 아닌 화려한 여배우만 남긴 연출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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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방영한 KBS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이하 <마마도>)는 원로 여배우들이 여행을 한다는 컨셉 외에 확실히 tvN <꽃보다 할배>와 다른 예능 프로그램이다. 


경력이나 연륜이나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친근하고 소탈한 할아버지를 보는 것 같은 <꽃보다 할배>와 달리, <마마도>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아침방송 토크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여배우들과 그녀들의 인생이 등장한다. 





노 메이크업에 머리에 새집 진 것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할배들과 달리, 미모가 생명인 여배우들의 특성상 <마마도> 출연진들의 화려한 치장은 애교로 넘어갈 수 있다. 아무리 드라마 속에서는 젊은 주인공 엄마, 할머니로 등장하는 역할 특성상, 뽀글 머리에 몸빼 바지를 입는다 한들, 그녀들 또한 예뻐 보이고 싶은 여자이고, 여배우니까. 


하지만 <꽃보다 할배>와 달리, 2회 방영했음에도 불구 여전히 <마마도> 속 할매(?)들에게 묘한 이질감이 드는 것은, 그 나이 또래 평범한 여성들에 비해 빛나는 미모와 옷차림 때문은 아닐 것이다. 프로그램 부제에 달린 것처럼, 엄마를 강조한 <마마도>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마마도>에는 엄마라는 존재가 그리 부각되지 않는다. 





물론 <마마도>는 여배우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딸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의 엄마로 살았던 출연진들의 삶을 강조하기 위해 김영옥, 김용림, 김수미, 이효춘 모두 모여 각자의 인생과 엄마, 자식들에 대해 오순도순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꼭 모여서 특정 주제로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여행 도중 보여준 행동만으로도 배우, 인간으로서의 세월이 자연스럽게 묻어났던 <꽃보다 할배>의 할배들에 비해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배우들 스스로가 자신을 소개하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은 그에 뒤따르는 감동과 별개로 어딘가 모르게 의도적이고 인위적인 향기가 물씬 풍긴다. 


<꽃보다 할배>에는 없었던 배우 자기 소개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듯이, <마마도>의 컨셉은 말 그대로 여배우들이 단체로 여행가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수십 년 이상 연기라는 외길 인생을 걸어왔고, 그 분야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기록한 그녀들이기에, 본인 스스로가 자신의 눈부신 발자취를 언급하는 것은 허세나 주책이 아닌, 박수 받아 마땅한 과정이었다.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쉴틈 없이 달려온 그녀들이기에, 젊은 미남 배우 이태곤과 함께하는 로망실현도 응당 누릴 수 있는 작은 호사였다. 


하지만 <마마도> 출연진들과 마찬가지로, 엄마이기 전에 동시에 여자인 청산도 주민들에게 <마마도> 출연진 중에서 최고의 미녀를 뽑게한 뒤, 이태곤과 함께하는 로망의 주인공을 선정하는 설정은 고개를 가우뚱 거리게 한다. 


엄마가 있는 풍경이라고 하여, 출연진 각자의 엄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그리움과 회한에 눈물을 흘리는 인간적인 면모도 보여주었지만 여전히 그녀들은 당장이라도 안기고픈 포근한 엄마라기보다, 화려한 여배우일 뿐이었다. 





<꽃보다 할배> 못지않게 연륜 있고 구수한 입담으로 자신들이 가진 진솔함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여배우들을 섭외해놓고도, 고작 밥상 복불복과 미모 대결, 기 싸움 등으로 그녀들이 보여줄 수 있는 선을 미리 그어놓는 제작진의 한계가 아쉬울 뿐이다. 유일한 청일점인 이태곤의 존재감이 턱없이 약한 것도 <마마도>의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출연진들은 (<마마도>로) 연말 연예대상에서 상을 타겠다는 소원을 내비추긴 했지만, 현실로 이루기까진 여러모로 갈 길이 바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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