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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응답하라 1994. 김성균의 눈물겨운 고군분투 서울상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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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에게 <응답하라 1997>이란? 


지난 18일 첫 방영한 tvN <응답하라 1994>는 작년 방영한 <응답하라 1997> 속편으로 잘 알려진 드라마이다. 또한 <응답하라 1997> 흥행 신화를 일구었던 신원호PD, 이우정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여 만든 작품인터라, <응답하라 1994>는 자연스레 <응답하라 1997>의 향기가 묻어나온다. 





1997년에서 3년 전으로 시간을 돌린 것 외에 기본 캐릭터 구성도 비슷하다. 당시 연세대학교 농구부 가드였던 이상민에게 흠뻑 빠져있던 여대생이 이상민보다 더 멋진 남학생과 진정한 첫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여주인공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이일화는 <응답하라 1997>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손이 크시며, 성동일은 무뚝뚝하면서도 정많은 아버지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4>는 여주인공이 속칭 '빠순이' 외라는 것 외에 <응답하라 1997>과 많이 다른 이야기이다. 물론 2010년대를 살고있는 주인공들이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회상하고 TV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깨알같은 시대고증은 <응답하라 1997>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긴 하다. 


하지만 IMF 경제 위기를 맞기 직전 철없이 풋풋했던 고등학생이 주인공이었던 <응답하라 1997>에 비해, <응답하라 1994>의 아이들은 대학생이다. 그리고 드라마의 메인 공간인 하숙집에 거주하는 학생 대부분이 서울 토박이가 아닌 지방 출신들이라는 독특한 구성을 취한다. 


특이한 점은 지방에서 갓 올라온 학생들을 엄마처럼 보살펴주는 하숙집 이모님 또한 서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프로 야구 코치인 남편 성동일이 직장을 서울로 옮기면서, 딸 성나정(고아라 분)이 서울 연세대에 입학하면서 고향인 경남 마산(현재 창원)을 뒤로하고 낯선 서울 땅을 밟게된 이일화는 서울에 짐을 풀자마자 연세대 근처에 '신촌 하숙'을 운영하게 된다. 워낙 손이 크고 정이 많은 이일화 이모 밑에 집 떠나온 어린 시골 양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그 많고 많은 지방 출신 신촌 하숙집 생들 중에서도 유독 삼천포(김성균 분)이 눈에 밟힌다. 


경남 삼천포시에서 나름 귀하게 자란 삼천포는 서울에 갓 상경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서울이 너무나도 어색하고 어렵다. 서울 사람들에겐 일상인 지하철 환승도 어렵고, 우여곡절 끝에 지하철역에서 내려, 하숙집 찾는 것도 버겁다. 





거기에다가 서울 지리 모르는 촌놈이라고, 걸어서 10분이면 갈 거리를 서울 구경 시켜준다고, 서울 시내를 빙빙 돌아 그 당시 돈으로 2만원 채워서 내려주는 택시기사 아저씨도 있다. 


나홀로 서울로 올라온 첫 날. 한눈 팔면 코라도 베갈법한(?) 서울의 매서운 바람을 제대로 맞은 삼천포에게 그날은 평생 잊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그리고 과장된 측면도 없지 않지만, 삼천포의 눈물 겨운 상경기는, 서울이란 낯선 도시의 땅을 처음으로 밟아본 경험있는 이들 대다수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에피소드였다. 


<응답하라 1994> 전작 <응답하라 1997>이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깨알같은 디테일이었다. 그 시대에 유행했던 스타일, 소품 등을 완벽히 재현함은 기본, 그 당시 살았던 이들이 경험하고 공유했던 일상의 소소함의 정취까지  어우르는 <응답하라 1997>만의 섬세한 터치는 1997년을 살았던 이들은 물론, 1997년을 잘 모르는 21세기 아이들까지 매료 시켰다. 그리고 <응답하라 1997>의 남다른 감성은 <응답하라 1994>에서 하루 종일 서울 거리를 헤매는 삼천포, 야박한 서울 인심에 못내 서운해하는 이일화의 쓸쓸한 뒷모습을 고즈넉이 바라보는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고스란히 드러낸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4>는  서울시민이 되었지만, 여전히 서울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자칭하기엔 너무나도 어색하고, 서울의 쓰린 맛을 제대로 맛본 그들에게 '서울'이 그렇게 차가운 곳이 아니며, 그 곳 또한 마음 좋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며 따스하게 어루어만져 준다. 





첫 회부터 디테일한 서울 상경기와 푸근한 하숙집만으로도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놓는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7>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정겨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새롭게 나타난 이 드라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꼽은 <응답하라 1994> 흥미 포인트 다섯가지.


1. 아이구, 우리 이일화 어머니 손 큰 건 여전하시네요. 


2. 장국영 닮았다고 주장하는(?) 절대노안 삼천포. 알고 보니  <범죄와의 전쟁> 하정우 왼팔, <화이>의 여진구 넷째 아빠와 동일 인물? 


3. 성나정의 살 쪘다는 말에 발끈하는 문경은 SK 나이츠 감독...참고로 1994년에는 정말 날씬하셨다고 밑줄 강조.... (아 세월이여...) 


4. 서로만 보면 으르렁 거리는 쓰레기(정우 분)와 성나정. 그래 이게 진짜 남매지 ^^;; 


5. 각각 이상민, 서태지인 줄 알고 열심히 카메라 셔터 누른 성나정과 조윤진(도희 분)...하지만 현상한 사진 속 그 인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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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소녀 2013.10.19 10:37

    안녕하셨어요? 오랜만이네요 ^^
    리뷰 오랜만에 보는것같아요 ㅎㅎㅎ
    자주 뵈었으면 좋겠어요~~
    화제작이라 어제 저도 봤어요
    본론으로와서
    남매 으르렁 거리는거 완전 공감해요
    요즘 드라마에서 이상하게 남매묘사하는데 솔직히 구역질 날정도로 싫었는데
    좀 오바스러울정도로 묘사하긴 했어도 으르렁 거리는게 이게 남매죠
    삼천포가 첫 상경해서 사기꾼 택시기사 만나서 당하는장면
    울화통이 터져서 진짜 ㅋㅋㅋ
    보다보니 저때 저랬지 패션스탈 농구 보면서 혼자 웃게되네요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3.10.19 10:40 신고

      네 제가 학교 때문에 바빠서 자주 글을 못쓰게 되네요. 죄송합니다.

      <응답하라 1994>. 응칠이도 그랬지만, 꽤나 공감이 많이 되는 드라마 같아요. 저도 어릴 때 농구를 참 좋아하고, 지방에서 살아서 그런지, 그 당시 초등학생이었음에도 불구 응칠이만큼 응사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보헤미안 2013.10.19 11:12

    노돌양님 오랜만이에요☆
    전 외동이라 남매고 자매를 드라마로 봐서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서로를 증오하고...친구 남동생은 "난 불행해!! 누나떄문에!!"
    다른 친구 여동생은 " 언니 때문에 성적이 떨어져!!"
    이러는 걸보면..참 이상과 현실은 다르더라구요☆
    화목한 남매, 자매를 본적이 없어...

  • 익명 2013.10.19 21:20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3.10.19 23:51 신고

      아 삼천포가 맞았군요...전 사천포인지 삼천포인지 헷갈리다가...ㅋ 오타 수정했습니다. 전 1994년 당시 10살이었습니다. 당시 경남 창원에 살았다는 ㅋㅋㅋㅋㅋ 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하얀바나나 2013.10.19 23:53

    나도 지하철 못 타는데 백퍼 공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