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전망대

우리동네 예체능. 농구를 예능으로 승화하는 석주일의 똥개철학

반응형

지난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방영한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는 연말 자선경기 형식으로 기존 '예체능'팀과 '남의 동네 예체능-남체능' 팀으로 나뉘어 비교적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랜 시간 적지 않은 경기를 치루며, 끈끈한 팀워크를 다져온 '예체능'팀과,  멤버 각 개인기는 출중하다고하나, 이번 경기를 위해 급조한 '남체능'팀의 경기는 역시 예상대로 예체능팀의 우위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전 프로 농구선수 박광재, EXO 크리스 등을 앞세운 남체능팀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히 크리스는 현란한 개인기와 골 득점력으로 경기장을 가득채운 팬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였죠. 


그러나 선수들 간 팀워크가 중요한 농구에서 각 선수의 개인 능력으로만, 김혁, 줄리엔 강, 서지석, JYP 박진영 등 우수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 다량 포진에 탄탄한 조직력까지 자랑하는 예체능팀을 이길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래서 이번 자선 경기를 위해 특별히 남체능팀 지도를 맡은 석주일 코치는 남체능팀 선수들에게 '똥개'가 되라고 강조합니다. 





석주일 코치가 누구입니까. 한달 전에도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 예체능팀 선수들에게 자신만의 똥개철학을 설파해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한 그 분 아니십니까. 이번에도 역시 석주일 코치는 "똥개로 키우는게 아니라, (선수) 다 똥개가 되어야한다. 심지어 현재 인기 최절정의 아이돌 크리스마저 똥개가 되어야한다" 면서 예체능과 겨루는 아주 남다른 각오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실 예체능팀과 남체능팀으로 나눠 치루어진 경기는, 그동안 <우리동네 예체능> 팀이 승부를 겨눈 대결보다 훨씬 긴장감도 떨어지고 치열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 방영한 한일전이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명분 하에 선수들의 부상 투혼까지 불사하며, 손에 땀이 쥐도록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었던 명승부가 계속 이어졌다면, 이번 예체능과 남체능의 자선경기는 오직 재미를 위해 벌이는 친선 경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죠. 





하지만 지난주 한일전이 워낙 힘들었던 탓에, 한 주 쉬어가는 취지에서 또한 연말 자선경기로 펼쳐지는 경기라는 점에서 농구 경기 그 자체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가장 기본 덕목인 재미를 강조하는 것도 꽤나 의미있는 행보였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큰 웃음이 나오게하는 <우리동네 예체능> 뒤엔 개그맨보다 더 웃긴 농구 코치 석주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24일 방송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쪽은 역시 석주일 코치 포함 '남체능' 팀이었습니다. 예체능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연습량과 팀워크를 다소 더티한 반칙과 끊임없는 대화 유도로 예체능팀의 혼을 잠시 빼놓는 석주일 코치의 전략은 그야말로 기상천외했습니다. 만약 이 경기가 승부 그 자체가 중요하게 다가오는 대결이라면 석주일 코치와 남체능팀은 꽤나 눈총을 먹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경기는 어디까지나 재미를 위해 펼쳐진 게임이었잖아요. 때문에 간만에 등장한 석주일 코치와 그의 철학을 십분 받들여 진정한 똥개농구를 펼친 '남체능'팀은 간만에 부담없이 웃으며 볼 수 있는 예능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석주일 코치 농구 지도자로서도 실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분이시지만, 개그맨도 웃고갈 그의 구수하고도 재치있는 입담은 오직 농구 코치, 해설자로만 남기에는 좀 많이 아깝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생 농구 외길인생을 걸어온 석주일 코치가 말을 재미있게 잘한다는 이유로 갑자기 방송인으로 전업을 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농구 코치, 해설자로서 활동하시되, 아주 일시적이고 잠깐이긴 하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처럼 석 코치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좀 더 많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동네 예체능>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한 때 농구의 황태자라 불리던 우지원의 지도자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볼 수 있음과 동시에, 김혁이라는 새로운 예능 스포츠 스타 탄생. 게다가 김혁의 뒤를 잇는 크리스라는 새로운 에이스 등장. 





하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은 역시 석주일 코치 말대로, 석주일 코치가 나올 때가 가장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승패에 상관없이 프로 농구 못지 않은 짜릿한 명승부가 펼쳐지는 <우리동네 예체능>을 상당히 좋아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인 이상 큰 웃음도 필요한 법이니까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