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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사남일녀 김민종, 서장훈. 허당이 되어버린 90년대 오빠들의 유쾌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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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에 방영하는 MBC <사남일녀>는 tvN <응답하라 1994>의 성나정이 본다면 뒷목잡고 쓰러졌을 지도 모를 예능이다. 1994년 당시 최고의 청춘 스타였던 더블루의 김민종과 연세대 농구부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서장훈(물론 성나정이 좋아하는 선수는 가드 이상민이었지만..)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허당 오빠들로 등장한다. 





<사남일녀>는 김구라, 에이핑크 정은지 외에는 김민종, 김재원, 이하늬 등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이 대거 아들, 딸로 등장한다. 선수 은퇴 이후 2013년 <무한도전>에 게스트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던 서장훈은 이번 <사남일녀>가 본격적인 예능 출연인 셈이다. 


<사남일녀>에서 김민종과 서장훈은 철저히 망가진다. 더블루 포함 그동안 낸 앨범만 13장이요, 배우와 가수를 넘나들며 20년 이상 연예계 정상을 차지한 김민종도,  대한민국 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10,000 득점을 달성했다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도 <사남일녀> 안에서는 부모 일을 도와주려했다가 오히려 짐만 되는 무능한 아들들일 뿐이다.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는 김민종과 서장훈은 자연스레 뭐든지 다 척척 알아서 잘하는 김재원, 이하늬와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존의 김민종과 서장훈에게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어리숙한 모습이 지켜주고 싶고 응원하고픈 마음을 들게 한다. 그래서 김민종과 서장훈이 무언가를 해내면 마치 내 자식이 성공한 것처럼 들뜨게 한다. 


지난 7일 김구라와 함께 물메기 잡는 배에 올라탄 김민종은 평소 뱃멀미가 심했다는 증언에도 불구, 능숙하게 메기를 잡으며 ‘어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오히려 심한 멀미를 하는 쪽은 배를 잘 안다는 김구라였다. 거친 파도 속에서도 부모님의 고기잡이에 큰 힘이 되어준 김민종. 그동안의 몇 번의 실수를 만회한 한 방이었다. 





꽃미남 인기 배우 김재원에게 밀려, 남해 수산시장에서 축구선수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인지도 굴욕을 당한 서장훈의 시련 극복기도 인상적이다. 소녀들은 물론 시장 상인들까지 김재원에게 몰린 탓에, 굴 판매에 어려움을 겪던 서장훈은 직접 굴을 들고 다니는 적극성을 보인다. 시장 상인을 돕기 위해 발품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서장훈의 판매 본능은 결국 그가 호언장담한대로 완판을 이루게 되었다. 





연이은 실수로 부모님의 애간장을 종종 태우는 김민종과 서장훈. 20년 전에는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1994년만 해도 김민종과 서장훈은 등장 만으로도 수많은 소녀떼를 몰고다닌 인기 절정의 오빠들이었고 한 시대를 풍미한 우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불혹을 넘긴 90년대 최고의 오빠들은 과거 찬란했던 영광을 뒤로하고, 잘한다는 부모의 칭찬에 아이처럼 진심으로 기뻐하는 <사남일녀>의 순박한 둘째와 셋째로 다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처음 하는 일이기에 익숙지 않지만 그럼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김민종과 서장훈의 노력은 그들이 긴 시간동안 각 분야에서 정상을 지켜온 비결까지 엿보게 한다. 반짝반짝 빛났던 스타에서 허당기 넘치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사는 동네형들이 되어버린 김민종과 서장훈의 <사남일녀> 속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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