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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파스타는 현실적인 신데렐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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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종영한 드라마 파스타의 여주인공 서유경은 고졸에 이제 막 프라이팬을 잡은 요리사입니다. 이태리 유학파가 즐비한 청담동 레스토랑 거리에서 서유경같은 고졸 출신 여자 요리사가 설 곳은 많지 않지요. 비단 요리계뿐만 아닙니다. 너도나도 대학을 나온터라 어디가나 고등학교 졸업장만 가진 사람이 버터내기에는 버거운 시절입니다. 뭐 대통령각하께서는 자꾸 대학은 왜 가나 고등학교만 나와도 잘먹고 잘살게 해주겠다 이런 달콤한 유혹을 건내시는데 과연 그 분 뜻대로 잘될지는요.


하지만 서유경은 특유의 깡과 우직함 그리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다 자기편으로 만드는 마법을 가지고 있는터라. 돈많은 훈남 사장님도 3년동안 서유경 해바라기로 만들었고, 기어코 내 주방에 여자는 안돼라고 외치던 오리지널 마초에 천상천하 유아독존 최현욱 셰프의 마음마저 녹아버리더군요. 또한 요리대회 사상 한번 일어날까 말까한 기적까지 일으키면서 후보선수로 뉴셰프대회에 참가하여 당당히 우승에 일조하여 꿈에도 그리던 이태리에 갈 기회까지 얻었으나, 까칠하고 말끝마다 틱틱거리긴하다만, 그래도 서유경에게는 사랑하는 임인 최현욱 셰프님의 곁에 남아있기로 결심합니다.


제가 요리사에 대해선 너무나도 문외한인터라 과연 이런 일이 있을까 잘은 모르겠다만, 분명 이뤄지기는 어려우나, 보통 사람들이 봤을 땐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는 생각됩니다. 뭐 이건 드라마니까하면서 스토리가 흘려가는대로 눈을 맡겨서 그런지 모르나, 어찌됐든 최현욱과 서유경은 같은 주방에서 일을 했고, 둘이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좀 많았나요. 그것도 다 연애 드라마라서 그런지 모르나.




어찌보면 파스타도 가진거라곤 불굴의 의지와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모습밖에 없는 초보 요리사 서유경의 성장 스토리이자 혹은 넓게보면 신데렐라 스토리도 될 수 있겠네요. 단지 그 상대가 우리가 그동안 다른 드라마에서 흔히 보아왔던 재벌남이나 실장님, 사업가는 아니다만 이태리에서 널리 유명세를 떨친 쉐프도 어떤 기준에 보면 그들에 못지 않으니까요.(아직 우리나라에는 요리사라는 직업이 서양에서만큼 크게 조명을 못받지만요) 만약 파스타가 평범한 신데렐라 스토리였다면, 서유경은 내세울거라곤 이태리 출신 셰프라는 직함밖에 없는 까칠남 최현욱이 아닌, 실장님 캐릭터를 연상시키는데다가, 3년동안 한결같이 서유경을 지켜본 김산 사장님과 연결됬어야하죠. 하지만 파스타는 김산이 아닌 최현욱을 서유경의 백마탄 왕자님(?)으로 선택하면서, 이 드라마를 단순한 고졸 요리사의 인생역전이 아닌, 셰프와 막내요리사가 아닌 동등한 남녀의 유쾌하고 상큼한 연애드라마로 만드는데 성공했죠.




물론 아직도 이시대 많은 여성들은 여주인공이 그녀보다 훨씬 더 좋은 남자를 만나서 티격태격하다가 그러다가 알콩달콩 사랑하는 모습을 원합니다. 그래서 요즘도 서운대 출신 백수녀와 서울대 출신 의사의 사랑이야기나, 집안 쫄딱망하고 어린동생 주렁주렁달린 여자와 까칠한 변호사의 사랑이야기가 브라운관 속에서는 진행되고 있고요. 어쩌면 아직 많은 여성들은 남녀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통해 자신의 못이룬 꿈(?)을 대리만족 하고있는지도 몰라요. 그러나 그런 건 드라마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에요. 물론 실제로도 그런 케이스가 없다고는 말 못하죠. 하지만 무턱대고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처럼 돈많고 잘생기고 성격까지 좋은 남자와의 연애를 기대하느리, 차라리 엄청 까칠하고 싸가지없어 보일지 몰라도 내실은 꽉찬 남자를 만나서 그 남자를 이시대 최고 남자로 만드는게 큰 정신적 고통은 따를지 몰라도, 더 빠르죠. 이제 많은 여자들은 그 사실을 알았어요.

이제 바야흐로 남자와 여자와 표면상으로는 동등하게 대접받는 시대에요. 물론 사회 내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고있다고하나, 그래도 적어도 연애에서만큼은 남녀관계가 수평관계가 이뤄질 수 있지요. 물론 파스타에서도 서로의 직업만 보면 남자가 몇 수 위죠. 하지만, 둘이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 셰프와 막내 요리사가 아닌 그냥 똑같은 남녀일 뿐이에요. 여전히 여자들이 조건 좋은 남자와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고하나, 그래도 무턱대고 자기보다 훨씬 잘난 남자가 아닌, 자기와 어느정도 맞고, 가끔 버럭하고 싸울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게 사랑할 수 있는 남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어쩜 이 드라마가 20대~30대 여성을 단박에 사로잡은 것도 그런 이유와 함께 보통 연인들의 사랑하는 모습을 리얼하게 잘그려내서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현실에서 이제 막 프라이팬을 잡은 고졸 요리사에게는 셰프는 그야말로 감히 넘볼 수 없는 하늘같은 존재아닐까요? 아무튼 한동안 너무나도 보기 사랑스러워서 보면서 제입을 헤벌레 쭉 찢어놨던 최현욱과 서유경 휴우증에 시달릴 것 같군요. 그나저나 저에게는 최현욱은 무리고 김산같은 남자는 어디 없는지ㅠㅠㅠㅠㅠ 그저 파스타같은 드라마가 많이 나와주길 바랄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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