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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아카데미 작품상 노예12년. 생존을 위한 아픈 몸부림. 가슴을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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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840년대 미국이 노예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자유주와 그렇지 않은 노예주로 나뉘어져 있던 시절. 자유주 뉴욕에서 엘리트 예술가로 가족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던 솔로몬 노섭(치에텔 에지오포 분)은 낯선 이들의 꼬임에 빠져 하루 아침에 루이지애나에 노예로 팔려가게 된다. 그리고 솔로몬은 솔로몬이 아닌 ‘플랫’이란 이름으로 무려 12년동안 혹독한 노예 생활을 이어나간다. 





전 세계에서 촉망받는 흑인 감독이 만드는 노예 이야기. <헝거>,  <셰임>으로 칸, 베니스 국제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를 휩쓴 스티브 맥퀸 감독은 그의 세번째 필모그래피로 <노예 12년>을 택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는 극 말미에 솔로몬의 탈출을 도와주는 캐나다 출신 인부 사무엘 베스(브래드 피트 분)의 말처럼 기막히다. 


1840년 당시 노예 수입이 금지되자, 여전히 흑인 노동력을 필요로 하던 노예주는 자유주에 거주하는 흑인들을 납치하여 노예로 삼았다고 한다. 영문도 모른 채 노예상에게 끌려간 솔로몬의 신분을 증명한 길은 없다. 노예가 아니라고 주장하면, 돌아오는 건 잔인한 채찍질이다. 그렇게 솔로몬은 플랫이라는 이름으로 노예로 살았다. 





주인에게 맞설까, 도망을 칠까 생각도 했지만, 솔로몬은 결국 ‘살아남음’을 택했다. 솔로몬에게 자기를 죽여달라고 요청한 팻시(루피타 피옹 분)의 바람처럼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기보다 차라리 죽는 게 더 나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솔로몬은 꿋꿋하게 살아나간다. 그리고 생존을 위한 솔로몬의 투쟁은 결국 그가 원하는 대로의 결과로 이어진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래드 피트. 영화에 힘을 실어주는 화려한 조연진 


극적인 삶을 살았던 솔로몬을 연기한 치에텔 에지오포의 강렬한 눈빛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지만, 주연 못지 않게 조연들의 캐스팅이 쟁쟁하다. 솔로몬의 첫번째 주인으로, 영국 BBC 드라마 <셜록> 시리즈의 주인공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등장하는데, 대농장 주인치곤 꽤 인간적인 선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솔로몬의 두번째 주인 에드윈 엡스로 분한 마이클 패스벤더는 스티브 맥퀸의 전작  <헝거>, <셰임>에 모두 출연하였다. <셰임>에서 지독한 고독함과 우울에 빠진 섹스중독자를 놀라울 정도로 실감나게 표현하며, 제68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마이클 패스벤더는 이번 <노예 12년>에서 노예들을 학대하는 악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영화에 큰 힘을 실어준다. 





마지막으로 <노예 12년>의 화려한 캐스팅에 정점을 찍은 인물은 영화의 제작자와 출연자로 참여한 브래드 피트다. 지난 1월 71회 골든글로브에서 <노예 12년>으로 작품상을 수상한 스티브 맥퀸 감독은 수상소감 중 “브래드 피트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만들어질 수 없었다.” 면서 공식적으로 브래드 피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눈길을 끌었다. 


<노예 12년>의 주요 소재인 ‘노예 제도’는 미국 역사 상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같은 인간에 대한 폭력과 학대로 얼룩진 노예의 역사를, 당대 최고 피해자의 후손이기도 한 스티브 맥퀸 감독은 덤덤하면서도 강렬하게 억울하게 노예로 살게된 한 남자의 일대기를 차분히 조명한다. 





모진 고난 속에서도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솔로몬은 그가 간절히 바라던 꿈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이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우뚝 서게된다는 전형적인 해피엔딩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 <노예12년>은 그 어떤 비극적인 엔딩보다 슬프고 아프다. 


솔로몬이 가까스로 자유의 몸이 된 이후에도, 1865년 남북전쟁으로 공식적으로 노예제가 폐지되기 전까지 노예주의 흑인들은 짐승만도 못한 학대를 받아야했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 ‘노예제도’가 법적으로 폐지되었다 한들, 그 이후에도 상식적이지 못한 판단 하에 자행되는 야만과 약탈의 역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바라볼 때, <노예12년>은 단순히 1800년대 미국 남부 백인들의 과오를 돌아보는 평범한 영화가 아니다.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며 희망을 쟁취할 수 있다는, 인간의 굳은 의지를 담아낸 의미있는 영화다. 오늘 3일 오전 (한국 시간) 열리는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포함 9개 부문에 후보에 오른 <노예12년>이, 영화제 최초 흑인 감독이 상을 받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월 27일 개봉. (+<노예12년>은 골든글로브에 이어 3일 오전 열린 6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얻었다. (작품상, 각색상, 여우조연상 3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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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rja49.tistory.com BlogIcon 온누리49 2014.03.03 07:42 신고

    가슴 찡한 애용일 듯 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3월 3일 삼겹살 데이랍니다
    저녁엔 삼겹살로 미세먼지에 힘들었던 목좀 푸시고요^^

  • Favicon of http://blog.daum.net/hunymam2 BlogIcon 시골아낙네 2014.03.03 09:13

    촌아줌마가 좋아하는 스타일 영화입니다~
    거기에 브래드피트와 셜록까지~^^
    이 영화 정말 꼭 챙겨보겠습니당~~
    3월에도 좋은일만 가득하셔유~너돌양님^^*

  • Favicon of https://5252-jh.tistory.com BlogIcon meditator 2014.03.03 10:08 신고

    미국의 배우들 중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브레드 피트처럼 진지하게 모색해 보는 배우들이 있어 더 멋진 거 같습니다. 이 영화는 주제 의식이 참 깊어 새롭게 보게 되는 영화인 듯 합니다. 아직도 노예 제도를 가지고 할 이야기가 있을까 싶은데, 결국 소재의 문제가 아니네요.

  • 보헤미안 2014.03.03 10:29

    참 보면서....기분이 다운되는 영화일 듯해요....
    더욱이 이건 실화 바탕이고 그 과거는 진실이니...더 안타까울 듯 합니다...
    가장 잔인한 동물은 사람이라는데......에휴...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4.03.03 11:12 신고

      네 저도 가슴이 아파 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꼭 봐야할 영화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주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s://doctorcall.tistory.com BlogIcon 닥터콜 2014.03.03 12:07 신고

    솔로몬 노섭은 구출되었지만 엔딩 크레딧 전 자막을 보면서 통쾌한 기분보다는 씁쓸한 뒷맛만 남더라구요. 21세기에도 여전히 노예 제도는 살아있습니다. 해피엔딩에도 불구 어떤 엔딩보다 슬프고 아프다는 말에 정말 공감합니다.

  • Favicon of http://blog.yes24.com/bohemian75 BlogIcon 은령써니 2014.03.11 18:38

    정말 감명깊고 임팩트 있게 본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