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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조난자들. 가슴을 졸이게 하는 스릴러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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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강원도 깊은 산속에 위치한 주인 없는 펜션을 찾아온 상진(전석호 분). 그런데 마을 입구 분위기부터 심상치 않다. 우연히 동네 청년 학수(오태경 분)과 동행을 하게된 상진은 서스럼없이 자신에게 이것저것 말을 거는 학수의 존재가 못내 불편하다. 게다가 펜션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위협적인 외모의 사냥꾼들과 다짜고짜 하룻밤만 묵게 해달라고 떼를 쓰고 무례하게 구는 손님들까지 등장. 상진을 더욱 힘들게 한다. 





그날 밤. 폭설로 인해 상진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펜션에 고립되고, 설상가상 손님 중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상진의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간다. 


<낮술> 노영석 감독의 두번째 작품 <조난자들>은 감독 스타일이 명확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독립 영화의 색채가 물씬 풍긴다.  <화엄경>, <올드보이>, 드라마 <육남매> 등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출신 오태경과 요즘 충무로에서 떠오르는 신스틸러로 각광받는 최무성을 제외하면 대부분 관객들에게 낯선 배우들로 채워져있다. 





하지만 <조난자들>은 대한민국 최대 투자, 배급사 CJ E&M의 신인 감독 발굴 프로그램 '버터플라이 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상업영화다. 탄탄한 자본력과 제작, 연출, 각본, 편집, 음악을 도맡아서 하는 신진 작가의 결합은 한국 저예산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상업 자본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조난자들>은 노영석 감독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영화다.  낯선 사람을 끊임없이 경계하는 상진의 모습을 통해 편견과 선입견의 이면을 파헤치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는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전형적인 3막 구조를 취하긴 했지만, 보는 이의 허를 찌르는 반전의 반전이 묘한 긴장감을 더한다. 


차곡차곡 주인공을 코너에 몰아넣는 일련의 과정에 비해, 다소 엉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결말이 심히 아쉽긴 하다. 그러나 99분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의 숨을 죽이게 하며,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가 구현하는 쾌감은 충분히 충족시켜준다. 3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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