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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만신. 나라무당 김금화 만신의 일대기를 넘은 치유의 씻김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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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경 감독이 연출한 <만신>은 나라무당 김금화 만신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만신’은 무당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배우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가 각각 김금화 만신의 유년기, 청년기, 장년기를 재연한다. 





김성현 성우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만신>은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가 재연하는 김금화 만신의 살아왔던 과정, 김금화 만신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 그리고 무속 신앙을 보여주는 회화, 애니메이션 등이 어울러지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김금화 만신의 삶을 다루긴 했지만, <만신>은 김금화 개인의 일대기만 조명하지 않는다. 무당이기 이전, 김금화 만신은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 서해안배연신굿, 대동굿 기능보유자로 지정된 인간문화재이다. 인간과 신을 연결하며 죽은 자의 혼령을 위로하는 신녀이자 보는 이들에게 유희를 선사하는 엔터테이너로서 종횡무진한 김금화 만신의 삶은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종군 위안부로 잡혀 들어가기 않기 위해 이른 나이에 일면식도 없는 남자와 혼인한 김금화 만신은 호된 시집살이 몇 년만에 친정으로 탈출하지만, 이내 무병에 걸려 그녀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이후 터진 한국 전쟁에 수차례 목숨을 잃을 뻔한 김금화 만신은 혈혈단신 남쪽으로 내려와 무속인으로서 활동을 계속하지만, 새마을 운동, 기독교 신자들의 반발로 여러 번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숱한 압박에도 무녀의 운명을 포기하지 않았던 김금화 만신은 1980년대 들어 최고의 무속인으로서 각광받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전쟁에서부터 삼풍 백화점 붕괴, 그리고 2002년 연평해전과 2010년 천안함 사건까지. 비극적인 사건, 사고로 억울하게 죽은 이들을 위로하는 장소에는 늘 김금화 만신이 있었다. 


김금화 만신의 일생을 소재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박찬경 감독은 김금화 만신이 지향하는 가치관처럼 뭇사람들의 고통과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씻김굿 같은 치유 드라마를 만들어내었다. 





각각 김금화 만신의 삶을 연기한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의 진정성 있는 열연이 장르와 경계를 뛰어넘어 독창적으로 김금화 만신과 무속 신앙을 조명하는 다큐 드라마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3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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