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전망대

진짜사나이 담력훈련. 초심잃은 군 부대 체험기의 단적인 예

반응형

작년 화제를 모았던 케이블 예능 tvN <푸른거탑>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고하나, MBC <일밤-진짜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가 내세우는, 실제 군부대에서 군대체험을 한다는 상황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흔치 않은 볼거리였다. 





무엇보다도 군대는 대한민국 성인 남자 대다수가 의무상 거쳐가야하는 곳이기에 군필 시청자에게는 유독 공감대를 자극하는 요소가 많았다. 그리고 군대를 가지 않은 여성, 청소년들에게도 <진짜 사나이>는 예능적으로 어필하는 부분이 많은 재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군필자에게는 기억하고 싶진 않지만 문득 떠오르는 아련한 추억을, 미필자에게는 여타 리얼 예능 프로그램에서 느끼지 못했던 특별한 재미를 모두 갖춘 <진짜사나이>는 분명 2013년,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함께 그 한 해를 빛낸 최고의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현재 일부 출연진을 교체하여 시즌2 체제를 이어가는 <진짜 사나이>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물론 시청률은 10%대 내외로 그럭저럭 나오는 편이다. 그러나 주요 커뮤니티 기사 댓글마다 호평 일색이었던 작년 시청자 반응과 비교해보면, 현재 <진짜 사나이>를 둘러싼 반응은 미지근하다. 새로운 출연진 헨리의 엉뚱한 매력이 몇몇 여성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하나, 시즌1과 달리 예능적 요소만 잔뜩 강화된 진행은 군 부대 체험이 주목적인 <진짜 사나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한다. 





물론 몇몇 연예기사에 달린 댓글만으로 전체 시청자들의 반응으로 단정짓는 것은 곤란하다. 군 부대 체험을 내세웠지만, <진짜사나이>는 어디까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적재적소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하는 웃음이 나와야한다. 


그러나 <진짜사나이>는 웃겨서 뜬 프로그램이 아니다. 지난 시즌1에서 맹활약한 샘 해밍턴, 손진영으로 구성된 구멍 콤비, 완벽함 속에 의외로 허당기를 갖춘 장혁, 군대 전문가 류수영, 아기병사 박형식이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하긴 했지만, <진짜사나이>의 진짜 매력은 진지함 속에 피어나오는 자연스러운 웃음이다. 





실제 군 부대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진짜사나이>는 여타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서 엄숙하고도 경건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실제 군인들과 같은 훈련을 받기 때문에 당연히 다른 리얼 체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비해서 그 강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작년 <진짜사나이> 출연진들은 다른 일반 병사와 동등한 조건으로 유격, 혹한기 훈련을 받았다. 진짜 군인처럼 군사 훈련에 임하는 <진짜사나이> 출연진들의 진지한 모습은 군필자, 현역 군인들의 일정부분 공감을 얻음은 물론, 시청자들의 호감을 살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군대를 배경으로 한 <진짜사나이>가 주목받게 된 이유는 대한민국 남자들 대다수가 경험하는 군 생활 속에서 피어나는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웃음이다. 하지만 시즌2 체제를 맞은 <진짜사나이>는 일반 병사들이 군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보다 단순히 예능적 차원에서 접근한 의도적인 설정이 유독 눈에 띈다. 지난 9일 방영 이후 몇몇 연예기사를 통해 지적을 받은 '담력훈련'은 제작진의 의욕 과잉이 빚은 판단미스의 대표적인 예이다. 





지난 9일 놀이동산 귀신의 집을 연상시킨다는 '담력훈련'외에도, <진짜사나이>에는 소설가 이외수 통편집, 출연진 교체 등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심지어 해군 방송 이후에는 국방부 홍보 방송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었다. 


프로그램 초반까지만 해도 실제 군대를 소재로 재미와 공익 모두를 잡은 참신한 예능으로 각광받던 <진짜사나이>이었다. 하지만 지금 <진짜 사나이>를 둘러싼 반응은 예전만큼 따스하지 않다. 군대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군필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던 초반과 달리 실제 군대와는 괴리감있는 군대 체험을 보여주는 <진짜 사나이>. 다수의 공감보다 예능적 재미만 추구하는 <진짜사나이>의 변화가 아쉬운 이유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