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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정도전 32회. 고개를 숙연하게 하는 최영의 장렬했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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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방영한 KBS <정도전> 32회에서는 최영(서인석 분)의 최후를 그려 눈길을 끌었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최영의 죽음은 이성계(훗날 조선 태조) 일파의 계략이 아닌, 명나라 사신으로 떠난 이색, 이방원(안재모 분, 훗날 조선 태종)의 안위를 위한 온건파 사대부들의 정치적 노림수로 그려졌다. 오히려 <정도전>에서 이성계는 최영의 처형을 만류하는 쪽으로 비춰진다. 


이 또한 이성계의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과도하게 부여하고자하는 시도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영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였던, 그의 최후를 바라보는 관료들과 고려 백성들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이다. 최영은 무너져가는 고려 말기 진짜 몇 안되는 충신 중의 충신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명언으로 유명한 최영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는 크게 두 갈래로 엇갈린다. 고려의 만고 불변의 충신. 하지만 지나치게 고려에 충성한 나머지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고 거부했던 사람. 그럼에도 불구,  고려 명문가의 자손으로 태어나 높은 관직까지 올랐음에도 불구, 자신의 안위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그의 충심은 오랜 세월이 지난 이후에도 뭇 사람들의 큰 귀감이 되었다. 


권세를 탐하였다는 죄명으로 처형을 당한 최영은 지금까지도 전해져 내려오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만약 자신이 한 번이라도 사사로운 욕심을 품었다면 무덤에 풀이 자랄 것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풀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렇게 평생 고려를 위해 싸운 최영은 그렇게 장렬하게 최후를 맞았다. 





타고난 용맹과 지략을 앞세워 홍건적과 왜구를 토벌한 최영의 기개와 충심은 수많은 고려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최영은 평생 재물과 여색을 멀리한 청백리였다. 그래서 무너져가는 고려를 바로 잡고 싶었던 정도전(조재현 분)이 먼저 찾아간 이는 이성계가 아닌 최영이었다. 하지만 정도전은 백성보다 나라를 앞세우는 최영에게 크게 실망하고 등을 돌린다. 


고려 개국 공신 후손인 최영에게, 고려는 자신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서 최영은 어떠한 수와 방법을 써서라도 고려를 지키고 싶었고, 주색잡기에 빠져 군왕으로 자격을 상실하고, 심지어 신돈의 아들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우왕(박진우 분)의 후견인을 자청하였다. 자신의 사위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폭군이라 한들, 우왕은 고려의 군주였기 때문이다. 





고려를 자신의 목숨보다도 사랑했던 최영은 결국 고려의 폐망이 얼마 남지 않은 1388년. 관료와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죽기 전에 이성계를 불러, 그에게 꼭 고려를 지켜달라고 신신당부했던 고려의 진정한 충신 최영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무인으로서는 외적의 침입으로 위기에 빠진 조국을 지킨 뛰어난 업적을 남겼으나 정치인으로서는 적잖은 실책을 일으켰다는 최영. 하지만 최영이 행한 실수들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나라의 녹을 먹는 관료로서 나라와 백성을 위해 자신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한 최영의 장엄한 마지막은 2014년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시청자들의 고개를 숙연하게 한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성향이 최영을 비운의 인물로 남기긴 했지만, 수많은 국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솔선수범 앞장서서 나라를 지킨 최영. 사사로운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오직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했던 관료. 우리는 지금 최영과 같은 정치인이 한없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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