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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고향길. 재난의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서고자하는 따뜻한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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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환경영화제에서 공개된 쿠보타 나오 감독 <고향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에 피폭당해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지만, 다시 고향에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마을을 떠난 지로(마츠야마 켄이치 분)는 방사능으로 뒤덮어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고향으로 되돌아 온다. 경찰의 만류에도 불구, 부모님이 일구던 논, 밭에서 농작물을 경작하던 지로. 동생이 고향에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형 소이치(우치노 세이요우 분)는 동생을 만류하기 위해, 고향으로 향하지만 고향을 지키겠다는 지로의 결심은 확고하다. 


2011년 동일본 일대에서 일어난 3.11 대지진은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논과 밭을 일구며 행복하게 살아온 후쿠시마 사람들의 모든 것을 잃게 하였다. 자연재해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그들은 원자력 누출 사고로 도망치듯이 정든 고향을 등지고 떠나야했다.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과 다름없이 농사를 짓고 싶었던 소이치는 국가와 도쿄 원전이 주는 보상금을 거부하고, 땅을 돌려달라는 힘겨운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 없는 힘든 싸움에 소이치의 몸과 마음은 서서히 지쳐가고, 점점 무기력해지는 소이치를 대신하여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아내(안도 사쿠라 분)의 몫이다. 





그러나 고교시절, 당시 형 소이치가 저지른 잘못을 대신하여 마을을 떠났던 지로는 아무도 없는 마을로 돌아온다. 그리고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과 다름없이 감자를 심고, 벼농사를 짓는다. 


동일본 대지진은 후쿠시마 일대 주민들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을 충격과 혼란에 빠트린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대지진이 일어난 뒤에도 일본의 수많은 사람들은 점점 높아져만 가는 방사능 수치에 위협을 느끼고, 끊임없는 공포와 불안에 시달린다. 방사능 피폭으로 고향과 모든 것을 잃어야했던 사람들에게 남은 것은 절망과 상실감뿐이다. 


하지만 고향에 돌아온 지로는 방사능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는 그 곳을 일구고 가꾼다 . 예전처럼 평화롭게 살 수 없는 모두가 버린 땅이지만, 그 곳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다는 지로의 다짐.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 때문에 생긴 참사에 모든 것을 잃어야했지만, 그럼에도 살아야하는 모든 이를 위한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제시한다. 


<아무도 모른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공동 기획한 작품으로, <데스노트> 시리즈로 친숙한 마츠야마 켄이치가 주인공 지로 역을 맡았다. 영화 <고향길>은 14일 오후 5시 씨네큐브에서 열리는 서울환경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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