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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철새 정치인 빙의 박명수. 현실 풍자의 끝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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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무한도전> 10년을 이끌어나갈 차세대 리더를 선정하기 위한 투표 준비에 한창인 MBC <무한도전>이 요즘 심상치 않다. 





지난 17일 <무한도전-선택 2014> 최종 토론회 진행자로 참석한 정관용은 “프로그램 아이템 선정이나 회의할 때 무게가 실리게 되는 권한을 위해 이런 선거를 해야하나?”며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투표에 임하는 <무한도전> 출연진들은 마치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의원 선거에 임하는 것만큼 진지했다. 


심지어 <무한도전>은 지난 10일 방영분에서 프로그램 차세대 리더를 지망하는 이들을 검증하기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규정속도 위반에 관한 몰래 카메라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형돈 후보를 지지하는 아이돌 SNS 알바단, MBC 성골을 자처하는 박명수 후보의 겉과 속이 다른 면모가 가감없이 등장해 의미심장한 웃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무한도전> 리더를 선출하기 위한 최종 토론회가 열리던 17일 방송의 백미는 노홍철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한 정형돈, 하하, 정준하, 박명수 후보의 단일화, 고심 끝에 유재석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했지만 후보자 토론회 1부가 끝나자마자 정형돈 후보의 지지를 선언한 박명수였다. 


애초 유재석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출마했다는 박명수는 유재석 혹은 노홍철 후보에게 붙었을 시 얻는 각각의 이익에 대해서 저울질 하기 시작한다. 노홍철 후보의 사생활 공개 공약이 마음에 걸렸지만, 박명수는 자신에게만 해당하는 사생활 보호 특혜를 제시하며, 노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고자 한다. 





하지만 이미 박명수와 박명수 아내와 함께 진행하는 의학 버라이어티 아이템까지 구상 중이었던 노홍철 후보와 박명수 후보의 은밀한 협상은 결렬된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유재석 후보 지지에 나섰지만,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자신에게 돌아올 명분과 이익을 계산하던 박 후보는 끝내 유재석 후보의 지지를 철회한다. 


<무한도전-선택 2014> 특집에서 보여준 박명수의 행동은 선거할 때만 작업복을 입고 매스컴, 유권자들에게 일 잘하고 친근한 리더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일부 정치인들을 연상케 한다. 그리고 유재석을 지지했다가, 돌연 정형돈 지지를 선언한 박명수의 돌출 행동은 선거 때면 볼 수 있는 철새 정치인과 완벽한 빙의를 보여주었다. 





오늘 18일 사전투표와 22일 본 투표를 앞둔 <무한도전-선택 2014>는 정형돈, 유재석, 노홍철 세 후보의 삼파전으로 치뤄질 예정이다. <무한도전> 출연진들의 사생활을 공개하겠다는 자극적인 공약으로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노홍철과 남녀노소 골고루 지지를 받는 유재석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힘'을 강조한 정형돈의 만만치 않은 반격이 예상된 가운데, 이제 시청자들이 직접 <무한도전>의 미래를 선택하는 시간만 남았다. 


정관용 시사평론가의 말마따라, 예능 프로그램을 위해 꼭 이런 선거를 진행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따를 법도 하다. 하지만 <무한도전-선택 2014>를 바라보는 <무한도전> 오랜 시청자들은 진지하다. 


귀를 솔깃하게 하는 흥미로운 공약도 좋지만, 지난 10년처럼 변함없이 큰 웃음을 안겨주던 <무한도전>을 굳건히 이끌어나갈 수 있는 리더가 당선되었으면 하는 바람. 더 나아가 <무한도전-선택 2014>이 이끈 투표 열풍이 다가오는 6.4 지방선거에서 더 현명한 선택으로 이어나가게 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 무엇보다도 요즘 한동안 볼 수 없었던 <무한도전>만의 날카로운 현실 풍자가 그 어느 때보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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