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전망대

정도전 39회. 정몽주의 최후. 그리고 수면 위에 떠오른 이방원의 잔인한 야망

반응형

지난 24일 방영했던 KBS <정도전> 39회는 끝까지 고려의 충신이었던 포은 정몽주(임호 분)가 비참한 최후를 맞는 동시에 목적을 위해서라면 학살도 불사하지 않는 이방원(안재모 분)의 야망이 수면 위에 드러난 한 회였다. 이로서 <정도전>은 정도전(조재현 분)의 가장 절친한 벗이었으나 결국은 적으로 갈라선 정몽주를 보내고, 정도전의 새로운 정적 이방원과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되었다. 





<정도전>에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 이들의 관계는 오로지 자신의 위치와 입장에 맞는 이해타산이 앞선다. 한 때 정도전, 이성계(유동근 분)와 정치적 동지 관계였으나, 그들의 역성 혁명 계획을 눈치챈 정몽주는 즉시 정도전과 이성계의 탄핵을 주장하는 동시에 공양왕(남성진 분)에게 정도전을 처형할 것을 명한다. 정도전을 누구보다 믿고 따르던 정몽주였으나 친구보다 왕씨 고려와의 의리를 택한 정몽주는 정도전을 제거하기로 결심한다. 


드라마 <정도전>에서 자신들의 앞길에 방해되는 인물이라면 왕까지 죽임으로 몰고간 이성계와 정도전은 유독 정몽주만은 함께 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성계와 정도전의 온갖 회유와 압박에도 불구, 정몽주는 고려를 지키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정몽주 제거에 유독 망설이던 이성계, 정도전과 달리 이대로 아버지 이성계의 역성 혁명 계획이 물거품되는 꼴을 볼 수 없었던 이방원은 과감하게 정몽주를 제거한다. 이성계와 정도전이 지시한 것이 아닌, 오직 이방원 스스로의 판단과 의지에 의해서다. 


정몽주가 진짜 고려를 향한 일편단심 때문에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에게 맞섰는 지는 알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성계가 아닌 정몽주가 고려 말 주도권을 잡았다면 정몽주가 제3의 무장과 손을 잡고 새로운 정권이 탄생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되기도 한다. 





어떤 의도가 있었던지 간에 이성계가 아닌 고려를 택했던 정몽주는 결국 죽음을 맞는다. 이방원의 말마따라 이미 대세는 이성계와 새 왕조 건국으로 기울이고 있던 상황에서도 고려를 지키겠다는 정몽주의 선택은 어리석은 판단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정몽주는 적어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과 가치관을 끝까지 관철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정치인이었다. 그리고 조선 성리학자 후손들에 의해 만고의 충신으로 재평가된 정몽주는 그가 죽으면서 남긴 ‘단심가’와 함께 절개와 지조의 화신으로 추앙받는다. 반면 이성계와 함께 조선을 건국했던 정도전은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한 이후 꽤 오랜 시간이 되어서야 희대의 혁명가로 재평가 받는다. 





정몽주와 정도전의 엇갈린 운명. 우여곡절 끝에 정몽주 대신 살아남은 정도전은 이제 자신이 맞섰던 이인임, 이색, 정몽주보다 더 위협적인 인물 이방원과의 싸움만을 앞두고 있다. 아버지 이성계보다 왕이 되겠다는 야망이 더 큰 이방원과 재상 중심의 이상적인 왕도국가를 꿈꾸는 정도전의 대결이 어떻게 그려질까. 무엇보다도 그동안 우리가 역사책에서 알던 정몽주 그 이상을 보여준 배우 임호의 열연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