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전망대

유재석의 뜨거운 눈물, 박명수 곤장. 이것이 무한도전이다.

반응형

지난 19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스피드레이서>편은 KSF(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에 참여한 유재석, 정준하, 노홍철, 하하 모두 기체 결함, 사고 등으로 인한 중도 포기로 5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다.  





출연진 모두 완주를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공식 기록만 놓고 봤을 때는 분명 실패다. 그러나 불과 5개월 전만해도 자신들이 레이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출연진들이 프로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대결을 펼쳤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특히나 유재석과 정준하는 연습 당시, 현역 레이서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실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실전의 벽은 높고도 험했다. 그러나 결과를 떠나, KSF에 출전한 <무한도전> 출연진들은 모두 최선을 다했고, 그렇기 때문에 연이은 불운으로 달리고 싶어도 달리지 못하는 출연진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자신 뿐만 아니라, 정준하, 하하, 노홍철 모두 사고로 레이싱을 중도 포기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던 유재석은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 바쁜 스케줄 틈틈히 주행 연습을 할 만큼 레이싱에 남다른 열의를 보이기도 했지만, 출연진 각자가 후원하는 자선단체의 이름을 걸고 달린 특별한 레이싱이었기 때문에 잘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막중한 상태였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해 제일 아쉬운 이는 <무한도전> 선수들 본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 자신들의 레이싱 연습을 도와준 멘토, 동료, 시청자들, 후원단체에게 연신 "죄송하다." 면서 미안함을 표한다. 반드시 완주를 하겠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임한 경기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하고도, 완주를 하지 못한 유재석, 정준하, 하하, 노홍철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카메라의 시선은 자연스레 지난 12일 방영분에서 '태도 논란'에 휩싸인 박명수에게 향한다. 당시 <무한도전> 방영본에서 KSF에 참가하지 못하는 박명수는 역시 같은 처지의 정형돈과 함께 레이싱에 출전하는 출연진을 돕는 '서포터즈'로 활동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박명수는 KSF에 출전하는 출연진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북돋아주기보다, 틈만나면 잠을 자고, 녹화장에서 사라지는 장면이 더 많이 포착되었다. 방송보다 잠에 더 집중하여 '서포터즈'가 아닌 '슬리퍼즈'라는 불명예 별명을 얻은 박명수는, 레이싱에 출전하는 출연진들에게 특급 안마 서비스를 선보인 열혈 서포터즈 정형돈과 두드러지게 대비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태도 논란에 휩싸인 박명수는 '스피드 레이서' 특집이 끝난 이후 곧바로 '무한도전-위기안전 대책본부'에 소집되어 청문회 형식을 통해 자신의 연이은 태도 논란에 대해서 해명하고, 사죄하는 의미에서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 앞에서 시청자들에게 직접 곤장을 맞았다. 


자신의 태도 논란을 해명하는 박명수의 언변은 흡사 청문회에 나왔던 몇몇의 고위 공직자, 정치인들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박명수는 자신의 태도 논란에 정중하게 사과하고, 곤장 2호를 맞음으로써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깔끔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한도전> 출연진과 스태프가 곤장을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무한도전-선택 2014>에서 향후 <무한도전>을 이끌어나갈 차세대 리더로 선정된 유재석은 선거 결과가 나오기 직전 방영한 <홍철아, 장가가자>을 둘러싼 몇몇의 따가운 여론에 책임지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김태호PD와 함께 곤장 1호를 맞았다. 


시청자들의 비판적 여론이 뜨거울 때마다 해당 당사자가 곤장을 맞는 것은, '선택 2014'에 입후보한 당시 유재석 후보자의 주요 공약이었다. 그리고 선거를 통해 차세대 리더로 당선된 유재석은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본인 스스로는 물론, 가장 큰 형인 박명수도 곤장을 맞음으로써 시청자들과 약속한 공약을 철저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느덧 방영년차 10년에 가까운 장수 예능 <무한도전>이라고 하나, 매사 순탄한 행보를 보였던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정도의 적지 않은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기본이요, '무한도전 위기설'은 심심하면 연예 기사 메인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성공으로 기억된 도전도 많았지만, 이번 '스피드 레이서'처럼 아쉬움만 가득했던 도전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무한도전>은 언제나 초심으로 돌아가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단순히 "참고하겠다."는 말 한마디가 아닌, 쌍방향으로 소통하고자하는 모습. 돌이켜보면 매번 크고 작은 위기에 대처하는 <무한도전>은 매사 진지했고, 적극적이었다. <무한도전>이 평균 나이 40세에 육박하는 초보 레이서들과 함께 KSF와 같은 프로 레이싱에 참여한 것도, 다소 무모해보이는 도전도 끊임없이 달려드는 <무(모)한도전>의 초창기 정신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결과가 좋으면 더욱 좋겠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 때로는 발전을 위해 시청자들의 쓴약도 겸허히 수용하고자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그들. 그래서 <무한도전>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