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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꽃보다 청춘. 윤상, 유희열, 이적. 최상의 조합이 만든 리얼 배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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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첫 방영한 tvN <꽃보다 청춘> 1회는 ‘배낭여행’이라는 기본 컨셉 외엔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와는 전혀 달랐다. 





일단 <꽃보다 청춘>에 합류한 윤상, 유희열, 이적에게는 여행의 필수품목 중 하나인 트렁크 가방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나는 급조 여행. 여행을 위한 사전미팅으로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했다가 바로 페루로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된 세 남자는 격렬한 멘붕에 빠진다. 세면도구는 물론이거니와 속옷 한 장 챙기지 못하고 급하게 공항으로 달려간 세 남자는 영문도 모른 채 페루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연로한 노배우들과 달리, 해외 거주 경험이 있고 영어에도 능통한 세 뮤지션에게 배낭여행은 그리 어려운 미션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배낭여행 아무런 준비없이 잘 알지도 못하는 낯선 땅으로 급히 떠나는 것은 한없이 당황스럽기만하다. 제작진 측에서 여행 경비를 넉넉하게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그 돈으로 페루 여행 내내 의식주를 전부 해결해야한다. 





다행히 이들은 여행에 익숙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는데 능숙한 편이다. 그래서  비록 택시 요금 흥정 과정에서 기사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기도 했지만,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 재빨리 페루 첫날 묶을 호텔을 예약할 수 있었고, 리마에 가면 꼭 먹어봐야한다는 세비체 요리도 맛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들의 조합이 좋다. 비록 윤상, 유희열, 이적은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단골 게스트라는 자신들을 일컬어 ‘반전없는 뻔한 구성’이라면서 신선하게 출연진을 섭외하지 못한 나영석PD의 진부함(?)을 타박했지만, 그 또한 서스럼없이 지내는 사람들끼리만 가능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잘 안다고 자부하던 이 세 남자의 여행은 마냥 순탄치 않았다. 단순히 여행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만은 아니다. 제 아무리 오랜 친구라고 한들, 제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이어온 중년 남자가 페루라는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환경에서 함께 지내는 과정은 적잖은 인내와 시행착오를 요한다. 


그래도 오랜 친구를 위해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고자 했던 세 남자는 결국 윤상의 뜻대로 어렵게 화장실이 딸린 숙소를 얻는 과정에서 폭발하고 만다. 유독 화장실에 예민한 윤상을 위해 다른 스케줄을 포기하고 숙소 구하는데만 매달렸지만, 시큰둥한 윤상의 반응에 맥이 풀려버린 이적은 이렇게 말한다. “사심없이 배려를 해야 하는데 생색의 마음이 있었다.”면서 말이다. 





꽤 오랫동안 서로를 보아왔다는 세 남자는 상대방을 향한 서운한 마음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굳이 윤상이 유희열과 이적에게 자신의 남모를 비밀을 토로하는 예고편이 나오지 않아도, 언제 그랬나는듯이 서로에게 잠시 품었던 서운함을 훌훌 털어버리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이 녹록지 않은 9박 10일의 여정을 잘 끝마치고 돌아올 것을 말이다. 마치 사소한 무언가에 감정이 상하더라도 다시 자연스레 풀어지면서 마음을 여는 우리들의 보편적인 관계처럼. 





서로를 잘 안다고 자부했지만, 아직도 서로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더 많았던 세 남자의 다사다난한 페루 여행기. 때로는 마음 상하는 일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면서 자신들의 삶에 있어서 특별한 의미를 되새길 이 남자들의 독특한 배낭여행이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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