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전망대

컬러풀 웨딩즈. 영화로 보는 리얼 비정상회담

반응형

지난 16일 개봉한 <컬러풀 웨딩즈>는 올해 여름 개봉하여 다양성 영화로 꾸준히 사랑받은 <마담 푸르스트의 비밀정원>과 여러모로 유사점이 많은 영화다. 





각 영화에서 프랑스의 기성세대로 대표되는 어른들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며, 기존의 프랑스 문화 범주 밖의 놓여진 것들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갖는다. 자연스레 이 보수 어르신들은 순수한 백인 혈통이 아닌 이민자들이 프랑스 주류 계층에 진입하는 것을 경계한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좀 다르다. 일찍이 외국 문물을 접하고 자란 프랑스 청년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가톨릭 중심으로 대변되는 기존 프랑스 세계관을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사고와 삶의 방식을 원한다. 자신과 마음이 맞다면 이민자 출신과 결혼하는 것도 아무런 꺼리낌이 없다. 





이 개방적인 4명의 딸을 둔 덕분에 <컬러풀 웨딩즈>의 노년 부부는 4명의 사위 모두 이민자로 받아들인다. 뼛속까지 프랑스, 가톨릭 제일주의인 이 어르신들이 일명 ‘베네통 패밀리’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유대인, 아랍인, 중국인 사위를 연이어 맞은 이후 부디 막내딸 로라(엘로디 퐁탕 분)만은 가톨릭 집안의 프랑스 백인 남자와 결혼하기를 간절히 바랐던 클로드 부부는 믿었던 로라마저 과거 프랑스 식민지었던 코티드부아르 출신 샤를을 예비 신랑감으로 데려오자 큰 충격에 빠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장면은 클로드 부부 뿐만 아니라, 이민자 출신인 클로드의 세 사위들 또한 예비 흑인 동서를 그리 탐탐치 않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사위로 들어옴에 따라 상심했던 장인, 장모를 위함이었다고 하나, 각각 다양한 인종, 국가로 얽혀있는 이들의 복잡한 관계 또한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활화산이다. 


각자 출신 지역의 문화적 차이가 뚜렷하여 도무지 접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던 클로드 부부와 네 명의 사위들의 관계는 가족, 그리고 프랑스인이라는 공통 분모로 결속화된다. 





출신 지역을 불문하고, 클로드의 사위들은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프랑스에서 정착하고 살아가는 프랑스 사람들이다. 프랑스에서도 각자의 고유 풍습을 되도록 지키고자 노력하지만, 자기와 다른 문화 정체성을 가진 가족들을 위해 그들은 자신의 문화만 고집하는 것이 아닌 다른 이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하고자 한다. 그렇게 하나가 된 클로드 가족들은 로라와 샤를의 결혼식에서 각국의 정상들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진정한 세계 평화를 이룬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빈번한 인종, 문화 갈등을 재치있게 꼬집어내고 지혜롭게 해결하는 즐거움이 흡사 요즘 장안의 화제를 모으는 JTBC <비정상회담>의 리얼판을 보는 것 같다. 10월 16일 개봉.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