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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미생 12회. 부하직원 장그래 책임까지 짊어지는 진정한 상사, 오차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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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방영한 tvN <미생> 12회는 긴장감과 긴박함의 연속이었다. 영업3팀에 잠시 들어온 박과장(김희원 분)이 횡령사건으로 회사를 나간 이후, 장그래(임시완 분)은 박과장이 추진하던 요르단 사업건을 역발상하여 영업3팀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제안한다. 





천관웅(박해준 분) 과장, 김동식(김대명 분) 대리 등 팀내 반대가 만만치 않았지만, 오상식(이성민 분) 차장의 동의에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되던 찰나. 박과장 사건 이후 오차장을 더욱 못마땅하게 여기는 일부 임원들이 영업3팀이 요르단건을 재추진한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이걸 빌미로 영업3팀을 내칠 빌미로 잡고자 한다. 


동명 웹툰을 본 사람들은 결과까지 잘 알고 있는 에피소드다. 하지만 요르단 사업건 재추진으로 궁지에 몰린 영업3팀의 이야기는 보는 내내 자꾸만 손에 땀을 쥐게하고, 다음주 방영될 13회 이야기까지 몹시 궁금하게 한다. 





박과장의 횡령을 포착했다는 공로로 오상식은 드디어 차장자리에 올랐지만, 주변의 시선은 특히 따갑다. 특히 오차장과 과거 악연으로 얽힌 최전무(이경영 분)은 이번 박과장 사건을 계기로 오차장이 더욱 눈엣가시일듯. 평소 오차장과 시시각각 대립하던 자원팀 사람들 또한 오차장의 승진이 마냥 곱지가 않다. 이렇게 오차장의 사방에 적들이 사방을 둘러싸는 와중에 장그래가 요르단 사업건을 다시 내세우고자 한다. 역시 승냥이들은 눈에 보이는 먹잇감을 쉽게 놓치지 않는다. 


어찌되었던 오차장 반대세력(?)들이 이걸로 오차장의 목을 옭매이려고 단단히 벼르던 찰나. 보통의 사람같으면 살기 위해 부하직원의 잘못을 탓하며 슬그머니 빠져나올 법도 하지만, 오차장은 달랐다. “이건 네(장그래)가 하자고 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하자고 한 것이다.”라고. 그렇게 오차장은 오차장답게 책임지고 있었다. 





원작 웹툰을 봤을 때부터 느낀거지만, 영업3팀의 오차장과 김대리는 진짜 회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일종의 판타지적 인물이다. 물론 오차장처럼 부하 직원을 진심으로 아끼고, 부하 직원의 잘못까지 기꺼이 책임지고자하는 진정한 리더십을 가진 인간적인 상사들도 더러 있긴 하지만, 이상하게 보통 사원 입장에서는 오차장과 같은 상사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자원팀 하대리(전석호 분)처럼 대놓고 여자사원이라고 무시하거나, 성대리(태인호 분)처럼 부하직원을 부려먹기만 하고, 그의 공로까지 가로채려고 하는 소시오패스 상사만 만나지 않아도 감지덕지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입사원들이 회사에 처음 들어갈 때 자주 부닥치는 유형의 상사는 불행히도 후자다. 


동명 웹툰, 그리고 그 웹툰을 드라마화한 tvN <미생>까지. 여타 공중파 드라마와 달리 그 흔한 러브라인도 없고 재벌, 출생의 비밀도 등장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나날이 시청자들의 입에 회자되는 것은, 조직 생활을 실감나게 다루었다는 측면이 가장 크지만, 현실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울분을 오차장, 김대리처럼 속깊고 따뜻한 드라마 속 상사에게 위로받고 싶은 이유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짖궃은 상사에게 속절없이 당하는 안영이(강소라 분), 한석율(변요한 분)을 통해 힘들었던 신입사원 시절을 떠올리며, 그래도 지금까지 잘 버텨온 것을 위안삼는다. 





어려운 취업관문을 뚫고 대기업에 들어올 정도로 유능한 인재이지만, 상사를 잘못 만나 그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고 마음 고생 하는 안영이, 한석율에 비해 부하직원의 능력을 존중하는 상사들을 통해 원 인터내셔널에 부합하는 완전체가 되어가는 장그래는 진정한 행운아이다. 


천과장의 우려대로 장그래는 제 역량도 안되면서 일만 벌려놓은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입의 패기를 높게산 오차장은 장그래의 제안을 영업3팀의 변화라고 보았고, 혁신으로 간주하고 새로운 아이템으로 수용한다. 





오차장, 천과장 둘 중 누구의 판단이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누군가가 자신을 믿어준다는 것. 잘해보려고 시작한 일이었으나, 미숙하여 벌인 장그래의 판단미스와 실수까지 자신의 책임이라고 짊어지는 오차장이라는 든든한 상사를 모시는 장그래가 정말 부럽다. 오차장과 같은 진정한 상사, 리더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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