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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진짜 사나이 2. 짠하게 웃기는 김영철이 돋보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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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특집2’를 방영한 이후, MBC <일밤-진짜사나이 >(이하 <진짜사나이>)는 시즌 2를 시작하면서, 기존의 출연진을 전원 교체하여, 기존보다 5-6명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택한다. 군대라는 공간 속에서 훈련하고 생활하는 틀은 변함이 없는데, 출연진만 늘였기에 시선이 분산되어 자칫 산만해지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진짜사나이 2>는 예상 외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순항 중이다. 그럼에도 11명의 출연진이 한꺼번에 등장하기 때문에, 지난 시즌에 비해서 산만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인원은 대폭 늘었다고 하나, 시청자들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출연자는 임원희, 김영철, 정겨운, 샘 오취리 정도다. 이 중에서 김영철이 발휘하는 존재감은 가히 그 혼자서 <진짜사나이2>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진짜사나이 2>가 방영되기 전만해도, 김영철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크게 주목받을 것이라고는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김영철 스스로가 얼마 전 있었던 MBC <무한도전-식스맨> 인터뷰에서 인정했듯이, 그는 호감 캐릭터와는 영 거리가 멀었다. 김영철 특유의 오버는 그만이 가진 독특한 장점이면서도, 동시에 보는 이들을 종종 질리게 하는 단점이었다. 





그런데 <진짜사나이 2>에서는 김영철이 가진 오버와 열정이 그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프로그램을 살리는 활력소가 된다. 틈만나면 나오는 오버 때문에 교관에게 지적받고, 힘든 내무반 생활을 이어나가긴 하지만, 현재 <진짜사나이 2>를 봤을 때는 김영철의 쇼맨십이 있고나서야 그제서야 예능적인 이야깃거리가 나오는 추세다. 


열심히 하는 출연진들은 많지만, 김영철과 허당 정겨운 외엔 웃기는 사람이 없고, 지난 시즌의 장혁, 류수영처럼 매사 완벽하고 반듯한 에이스도 없는 <진짜 사나이 2>. 이는 프로그램 자체가 의도하고자 하는 일종의 변화이기도 하다. 


실제 군 부대에서 일반 장병들과 함께 어울려 훈련하고 생활하는 리얼리티를 보여주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진짜사나이 2>는 국방부와 MBC, 제작진이 합작하여 만든 예능이고 판타지이다. 지금도 끊이지 않는 군 부대 내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은 아무리 진짜 군 부대에서 일반 장병들과 함께 있다고 한들, <진짜 사나이>의 군대를 진짜 군대와 동일시하여 바라보지 않는다. 이제 <진짜 사나이>는 군대를 다녀온 대다수 성인 남자들, 현 복무 중인 군인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프로그램이 아닌, 국방부가 전폭적으로 후원하는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일 뿐이다. 





진짜 군 생활을 현실감있게 담아낸다는 취지로 야심차게 진행되었지만, 군대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고와 그 은폐 시도 때문에 의도치 않게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조차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진짜 사나이>를 계속 이끌어나가고 싶었던 제작진은 초심과 진정성이라는 카드를 꺼낸다. 


그리고 지난 시즌과 달리 11명 출연진 모두 일반 장병처럼 짧게 머리를 자르게 하고, 신체 검사부터 시작하여 신병 교육대에서 받는 훈련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4박 5일 머물다가는 병영 캠프가 아닌, 진짜 군인들과 똑같이 훈련하고 생활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리얼리티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엄격하고도 기강잡힌 군 생활로 돌아가 프로그램의 본질을 회복하겠다는 제작진의 시도는 일단 성공적인듯하다. 





그 중에서도 종종 오버를 하긴 하지만, 화생방, 수류탄 훈련 등 결정적인 순간에는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는 김영철은 군 생활을 리얼하게 담아내야하면서도 동시에 예능적 재미도 놓칠 수 없는 <진짜 사나이 2>의 신의 한 수다. 정겨운과 브로맨스를 형성하여 깨알같은 관계 구축을 구사하는 것도 모두 김영철의 몫이다. 시청자들의 짠한 웃음을 자아내는 고문관을 자청하면서도, 할 땐 확실하게 해내는 이 남자. <진짜 사나이 2>가 배출한 특급 스타가 있다면, 그 자리는 단연 김영철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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