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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장점만큼 한계 뚜렷한 복면가왕. 은둔의 실력자 지속적인 등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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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날 파일럿으로 편성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MBC <복면가왕>은 그 여세를 몰아, 일요일 오후 황금시간대로 정규편성까지 되는 기염을 토한다. 하지만 흥미로운 소재만큼, 정규 편성되기에는 한계도 뚜렸해보였던 포맷이였기에, 연휴 특집이 아닌, <일밤>의 한 코너로 자리잡은 <복면가왕>이 사뭇 궁금했다. 





지난 5일, 정규 편성 이후 재공개된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의 포맷은 대충 이러하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8명의 참가자가 토너먼트 형식으로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데, 각 라운드을 펼칠 때마다, 탈락자의 얼굴이 공개된다. 최종 우승자는 대결이 모두 끝난 후에나 알 수 있다. 


평소 음악에 일가견있는 사람들이 대결을 통해 자신의 뛰어난 노래솜씨를 뽐내는 것은 MBC <나는가수다>의 원류를 받은 경연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참가자의 정체를 철저히 가린 채, 오직 목소리로만 평가하게 하고, 또 참가자가 누군지 알아맞추고, 그들의 노래 실력을 평가하는 연예인 패널은 영락없이 JTBC <히든싱어>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기존의 노래 경연프로그램과 달리, <복면가왕>만의 차이점이 있다면, 경연자가 강균성과 같은 프로 가수들로 국한되지 않고, 김지우, 박광현, 정철규에서 볼 수 있듯이 배우, 개그맨 등 다양하게 분포되어있다는 점이다.  물론 가수와 그 가수의 목소리를 흉내낼 줄 아는 사람들이 모창 대결을 펼치는 <히든싱어> 같은 경우에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도 출연할 수 있지만, 왕중왕전을 제외하곤 한 회당 한 가수의 노래와 목소리만 들을 수 있는 <히든싱어>와 달리, <복면가왕>은 한 회에 다양한 장르와 음색을 들을 수 있다. 


지난 설날 연휴 파일럿으로 방영했을 때처럼, 정규 편성된 <복면가왕>은 무려 8명의 참가자가 등장한다. 하나의 경연에, 한 명의 우승자가 나올 때까지 8명의 참가자들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노래 대결을 펼치는 만큼, 시간 관계상 2회로 늘리는 수순을 택했다. 





하지만 한 경연을 2회로 늘린 터라, 편집이 느슨하고, 또 연예인 패널들의 잦은 개입이 오히려 프로그램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여타 다른 경연 프로그램과 달리, 목소리만 듣고 그 참가자가 누군지 알아맞추고, 가면을 벗고 얼굴이 공개되는 순간 느껴지는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복면가왕>의 핵심인만큼, 신선하고도 낯선 목소리를 가진 고수를 찾아내야한다는 점도 제기되는 주요 문제점 중 하나다. 노래 실력은 출중해도,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아맞출 수 있는 프로 가수의 출연은 아이러니하게도 목소리만 듣게해서 궁금증을 유발하게 해야하는 <복면가왕>의 재미를 반감시킬 소지가 높아보인다. 


또한 그간 노래 실력이 공개되지 않았다고해도 <복면가왕>에 나오는 순간, 그 정체와 목소리를 확실히 각인시킨다는 점에서, <복면가왕>에 출연할 수 있는 가수들의 폭을 제한시킨다. 지난 설날 특집 <복면가왕>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EXID의 솔지가 오프닝 무대만 장식할 뿐, 본 경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도 전회 우승자에 대한 일종의 예우라고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자꾸 아는 목소리가 들리면, 금방 정체가 드러나고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복면가왕>의 태생적 한계에 대한 제작진의 고심이 느껴진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을 신선한 목소리의 소유자를 성공적으로 모셔온다면,  <복면가왕>은 꽤 매력적인 예능으로 남을 소지가 높아보인다. 연예인 패널의 잦은 등장과 2회로 늘인 편집도 결국은 경연 참가자 섭외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비롯된 문제다. 한 경연에 무려 8명의 참가자. 그것도 목소리가 기존의 노출되지 않았던 인물만을 골라서 무대 위에 세운다는 것은 상당히 힘에 부쳐보이고,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로 <복면가왕>은 <히든싱어>와 마찬가지로, 시즌제 도입이 필요해보이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일 MBC 상암동 신사옥에서 있었던 <복면가왕> 제작발표회에서 “기획 당시 비연예인의 출연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민철기PD의 발언처럼, 가수 빰치게 노래 잘하는 일반인의 출연이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지속할 수 있는 자양분으로 다가올 수 있다. 





오직 목소리만 듣고 평가한다는 흥미로운 소재인만큼, 현실적인 제약에서 오는 한계도 분명히 뚜렷하다. 하지만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가진 이들에게 기존의 알려진 이미지에서 오는 편견을 잠시 접게하고, 노래 실력만으로 새로운 평가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복면가왕>은 그 존재의 이유가 충분하고, 그 쇼는 되도록 오래 지속되어야한다. 


섹시 아이돌 이미지로만 점철되던 EXID 솔지가 <복면가왕>의 출연으로 자신의 숨겨진 노래 실력을 마음껏 뽐낸 것처럼, 또 다른 은둔의 실력자가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 수 있을까. 그에 따라서 <복면가왕>의 운명도 결정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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