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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위플래쉬. 폭군 선생과 미친 학생의 끝이 보이지 않는 대결이 유독 짜릿하고 통쾌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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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플래쉬> 주인공 앤드류(마일스 텔러 분)의 꿈은 최고의 드러머가 되는 것이다. 폭군으로 악명 높지만, 실력만큼은 출중한 음대 교수 테렌스 플렛처(J.K. 시몬스 분)의 눈에 띄어, 테렌스가 이끄는 밴드에 합류한다. 그 곳에서 플렛처의 온갖 모욕을 견디며 실력을 쌓아가던 앤드류는 제법 출중한 실력을 뽐내게 되지만, 매사 완벽한 템포를 강요하는 플렛처의 마음에 드는 건 쉽지 않다. 







드럼에 미친 연주자와 폭군 지휘자간의 끝이 보이지 않는 대결. 기존의 사제관계를 다룬 영화들의 레퍼토리에 따르면, 매사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던 스승과 제자는 막판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진심으로 화해하고 포옹해야한다. 


하지만 <위플래쉬>는 이와 같은 ‘적당한’ 타협이 보이지 않는다. 첫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선생과 제자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계속 싸운다. 다만, 일방적으로 플렛처 교수에게 당하기만 했던 앤드류가 결국은 완벽한 연주를 선사한다는 당당한 명분 하에플렛처와 동등한 위치에서 맞장을 뜬다는 것. 이것이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위플래쉬>만의 독특한 성취이고, 매력이다. 


입소문만으로 146만 관객(2015.04.06,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한 <위플래쉬>를 본 관객들은 크게 두가지에 놀란다. 첫번째로, 박진감 넘치는 재즈 밴드 연주와 그에 걸맞는 편집에서 오는 짜릿한 전율과 쾌감에 놀라고, 두번째로 학생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으며, 그 학생들을 최고의 재즈 밴드 연주가로 만들어내는 플렛처 교수의 교육법에 놀란다. 





악기를 다루는데 있어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한들, 자신이 원하는 템포가 아니라고 학생을 향해 의자를 집어던지고, 빰까지 때리는 플렛처의 행동은 가히 법정 구속감이다. 


그런데도 플렛처는 아주 당당하고 뻔뻔하다. 미국, 아니 전세계 최고의 재즈 밴드 연주가를 키워낸다는 자신감. 실제로 플렛처 밑에서 혹독하고 훈련을 받은 연주가들 대부분이 성공을 거두었고,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래서 현재 플렛처가 이끄는 학교 밴드 연주가들은 테렌스의 폭언과 학대를 고스란히 감수하고 참아낸다. 지금은 플렛처 때문에 괴롭고 힘들지만, 이 순간만 잘 참아내면 곧 연주가로서 성공이 눈 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19살 밖에 되지 않는 앤드류는 기존의 플렛처 교수가 가르쳤던 제자들과는 좀 많이 다르다. 앤드류 역시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 음악 대학에 입학했고, 플렛처의 눈에 들어 그가 이끄는 밴드에 들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정작 원하는 밴드에 들어가고 플렛처에게 거친 모욕을 당하는 순간 사람 자체가 돌변한다. 원래 드럼치는 것을 좋아했고, 밤낮으로 열심히 연습했지만, 플렛처에게 빰을 맞는 순간, 쉴틈도 없이 계속 드럼을 친다. 양손에 피가 흥건할 정도로 이를 악물고 드럼을 치는 앤드류는 반드시 플렛처가 흡족해하는 템포를 들려주겠다는 악다구와 깡만 남았다. 





그야말로 처절하게 드럼을 치는 앤드류. 그런데 앤드류가 안간힘을 쓰며 들려주는 템포는 아이러니하게도 듣는 이들의 심장 박동을 미친듯이 뛰게 한다. 흔히들 예술을 감성의 영역이라고 한다. 보통의 통념에 따르면, 예술가는 섬세하고도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여린 영혼이어야한다. 그런데 <위플래쉬>에서 이런 성향을 가진 예술가들의 역량을 더 끌어올리는 선생은 군대보다도 더 엄격한 통제와 억압으로 제자들을 조련한다. 


달콤한 당근과 거센 채찍질을 번갈아 하며 자신을 길들이는 플렛처 때문에 약이 오를대로 오른 앤드류는 어느덧 드럼에 제대로 미쳐있었다. 그렇다고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플렛처가 아니다. 앤드류를 끊임없이 코너에 몰게하고, 벼랑 끝에 밀어붙인다. 복종과 순종을 모르는 앤드류는 끝까지 부당한 상황에 맞서 싸우려고 하고, 결코 굴하지 않는다. 그렇게 자신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괴롭히는 선생앞에 당당히 드러머로서 연주하고 싶었던 제자는 그 선생보다 더 독한 놈이 되어 연주가로서 할 수 있는 최고로 통쾌한 복수를 감행한다. 





피나는 노력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선생마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최고의 경지에 올라선 앤드류의 혼신의 드럼 연주. 그리고 기존 극영화의 문법은 따르되, 내러티브를 최소화하고 박진감 넘치고, 감각적인 이미지와 사운드를 충돌시키며, 폭군 선생과 미친 학생의 대립을 더욱 극댁화함은 물론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을 창조할 줄 아는 다미엔 차젤레의 등장. 심장 박동보다 더 빠른 비트 못지 않게, <위플래쉬>가 유독 짜릿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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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5252-jh.tistory.com BlogIcon meditator 2015.04.08 11:53 신고

    글쎄요, 흥미진진한 내용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 험한 세상에 저 강팍한 교육을 보러 극장에 가야겠다는 엄두가 나지는 않으니..... 잘 모르겠어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04.16 19:34

    미국에서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교육현실 때문인지 머나먼 얘기가 아닌 뼈저린 현실로 다가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