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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10년 역사 그 자체였던 ‘무한도전-무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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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10주년을 맞아, MBC <무한도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행보를 선보인다. 갑작스런 무인도행. 10주년이라고 정장을 멋있게 차려입었던 출연진들은 까마득하게 모르던 일이었고, 시청자들은 더더욱 몰랐다. 





그래도 출연진들에게 사전에 무인도에 간다고 귀띔이라도 해주었으면, 외딴 섬에 생존에 필요한 이것저것을 챙겨갔을텐데, 영문도 모른 채 무인도에 끌려온(?) 출연진들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보다 더 <무한도전> 10년의 역사를 명확하게 압축하여 표현할 수 있을까. 지난 주에 이어, 지난 2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무인도>는 한 마디로 정의하여 ‘맨 땅에 헤딩’ 이었다. 무방비 상태로 무인도에 머무르게 된 출연진들의 유일한 희망의 끈은 제작진이었다. 





하지만 출연진이 원하는 대로 식량과 물품을 내줄 <무한도전> 제작진이 아니다. 음식 하나라도 제대로 주지 않는 제작진의 노림수에 의해 출연진들의 얼굴과 옷은 음식으로 뒤범벅되었고, 하루종일 쫄쫄 굶은 출연진들의 심신은 상당히 지쳐있었다. 


<무한도전> 10년의 역사를 기념하는 가장 뜻깊고, 영광스러운 날에 왜 굳이 <무한도전> 팀은 생고생을 자처하는 무인도를 찾아갔을까. 10주년 특집답게, 오프닝 때처럼 화려하게 장식한 스튜디오에서 앙케이트 형식으로 지난 10년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자화자찬으로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오늘날 자신들을 있게한 현장을 찾아가, ‘무’에서 ‘유’를 만드는 <무한도전>의 모토를 몸으로 재확인한다. 





단발성 기획과 슬랩스틱식 몸개그가 주를 이루었던 초창기와 달리,  블록버스터급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프로젝트도 선보일 정도로 역량이 확대된 <무한도전>이었다고 하나, 예나 지금이나 그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프로그램 타이틀 그대로 ‘무한도전’ 혹은 ‘끊임없는 도전’이다. 항상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매번 새로운 무언가에 출사표를 던지는 <무한도전>의 정신은 10년동안 시청자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이끈 원동력이고 자양분이다. 


필리핀의 한 외딴 섬에 머물렀던 7년 전의 풋풋한 모습과는 달리, <무한도전>과 함께 성장한 출연진들은 한층 더 노련해진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인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제는 그 어떤 도전이 주어진다고 해도, 능숙하게 해내는 <무한도전> 출연진들을 두고, 제작진은 다시 한번 프로그램 초창기 당시 구사했던 원초적이고 날 것의 상황을 요구한다.





출연진들에게 섬 안에 있는 스티로폼 몇 개를 가지고 거센 파도 위를 탈출하라는 지시는 그동안 <무한도전>이 10년동안 해왔던 ‘도전’들과 비교해봐도 최고난도에 속하는, 아예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성공 자체가 제로인 도전이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해내려는 출연진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김태호PD는 그제서야 출연진들에게 다가가, 프로그램 10주년 특집으로 무인도로 데려간 이유를 설명한다. 





여러분들의 무모한 도전이 다시 한번 보고 싶었다는 한 마디. 몸소 지난 날의 다사다난했던 고생을 떠오르며, 10년 전 처음 그 때의 마음을 되새기는 <무한도전-무인도>. 가히 <무한도전> 다웠던 10주년 특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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